달 주위 한 바퀴만 도는 아르테미스2... 정교하게 계산된 이유 있었다
연료 없이도 중력으로 지구로 돌아와
NASA 로켓 중 가장 강력... 중국 맹추격
기술보다 실행력이 미중 달 경쟁 관건될 듯

아폴로 17호 임무 이후 54년 만에 재개된 유인 달 탐사 임무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아르테미스 2'에서 우주선이 달을 선회하는 건 단 한 차례다. 미국 당국이 단순 궤도를 선택한 데는 달을 넘어 화성으로 진출한다는 장기적 계산이 깔렸다.
2일 나사에 따르면, 이날 발사된 아르테미스 2의 우주선 '오리온'은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우고 10일간 숫자 '8' 을 닮은 궤도로 달을 선회 비행한다. 달의 뒷면(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반구 부분)에서 최대 6,513㎞ 거리까지 가깝게 접근하는 비행 궤도가 특징이다.
아르테미스 2는 미국의 최초 달 탐사 프로젝트 '아폴로'의 8호 임무와 비견된다. 나사는 1968년 유인 우주선 아폴로 8호를 달에 보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 궤도에 진입한 아폴로 8호는 달 표면을 10회 선회했다.
이번 오리온의 비행 횟수가 적은 건 비행 목표가 다르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폴로 8호는 후속 임무인 달 착륙(1969년 아폴로 11호)을 위한 사전 준비 비행이었다면, 아르테미스 2 임무는 우주선 생명 유지 장치 점검이다. 2028년 달 착륙, 나아가 2029년 화성 유인 탐사 거점으로 삼을 달 기지의 안정적 구축을 위한 포석이다. 오리온에 생명 및 항법 관측을 위한 센서 1,200개가 달린 이유다.

우주비행사들이 복귀를 못 하면 실패하는 미션인 만큼 나사는 추진 시스템이 고장나도 귀환이 가능한 '자유 귀환 궤도'를 택했다. 달까지 갔다가 달의 중력에 의해 자연스럽게 궤도가 휘어지면서 지구로 돌아오도록 짜인 경로다. 오리온은 달을 지난 뒤 연료를 쓰지 않고도 중력을 이용해 방향과 속도를 바꾸는 '슬링샷 기동'으로 지구 귀환 궤도로 돌아오게 된다.
새 궤도는 2022년 아르테미스 1 귀환 당시 열차폐재 파손 경험을 감안해 우주선 손상을 줄이도록 지구 재진입 각도도 조정했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우주공공팀장은 "아르테미스2는 단계적으로 위험을 줄이며 장기 탐사 인프라를 구축하는, 지속 가능성에 무게를 둔 프로그램의 일부"라며 "이번 임무의 단순함은 도리어 가장 정교한 공학적 선택"이라고 봤다.
나사, 가장 강력한 로켓 썼지만... 중국, 바짝 추격
아르테미스 2 발사에 쓰인 우주발사시스템(SLS)의 추력(물체를 운동 방향으로 밀어내는 힘)은 약 4,000톤으로 나사가 발사한 역대 로켓 중 가장 강력하다. 추력만 치면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스타십이 7,590톤으로 더 강력하지만, 중간 연료 보충 없이 달 전이궤도에 진출할 수 있는 로켓은 현재 SLS가 유일하다. 중국이 미국의 로켓 및 우주선 기술을 바짝 쫓고 있다.
중국이 개발 중인 로켓 창정-10호는 SLS와 성능이 유사한 데다 로켓 1단이 재사용되도록 설계됐다. SLS는 강한 추력을 위해 일회용으로 제작됐지만 중국이 차별화를 노리는 것이다. 중국은 내년 창정-10호로 달 착륙선 '란웨'의 무인 시험비행을 한뒤 2030년까지 우주비행사 2명을 달에 보낼 계획이다.
미국이 먼저 출발선을 넘었지만, 중국이 달에 먼저 깃발을 꽂을 수 있다는 전망도 최근 나온다. 미국은 '달 경제' 구축 및 비용 절감을 위해 민간 우주기업과 협업하는데, 그 제작 일정이 미뤄지고 기술적 결함이 반복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중국은 국가 주도로 일관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결국 기술력보다 실행력이 달 탐사 경쟁의 관건이 될 수도 있다. 마이클 그리핀 전 나사 국장은 지난해 12월 미국 하원에 출석해 "이미 많은 시간을 보내버렸고 중국이 달에 착륙하기 전에 우리가 다시 달에 갈 수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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