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물가 지표, 시장 불안이 줄고있다! f. IBK투자증권 박근형 부장

#시장 동향

코스피는 48.96pt 상승한 2482.21pt로 출발했습니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CPI)가 모처럼 헤드라인과 코어 모두 컨센서스를 하회하며 시장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게다가 미국 하원이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키며 11월 17일 이후 정부 셧다운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습니다. 15일 예정된 미-중간 정상회담 기대감도 긍정적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달러원 환율은 21.9원 하락한 1307원으로 출발했습니다. 외국인은 현물 매도와 선물 매수, 기관은 현물 매수와 선물 매도로 출발했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번 물가 지표가 긍정적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기저 효과가 약화되었음에도 둔화세가 지속됐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전 흐름대로라면 상승세가 이어져야 하지만 다시 둔화됐다는 점이 의미있다는 설명입니다. 또 중동 리스크 영향이 제한적인 점도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사태가 유가로 전이되지는 않으면서 에너지 물가가 10월 들어 하락 반전했습니다. 주거 물가는 7개월 연속 꾸준히 상승폭을 줄여 나가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주택가격이 반등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여전히 편안한 궤도에 올라왔다고 안심하기는 이르지만 불안한 요소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맞기 때문에 이번 물가지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연준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여겨지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10월 고용 지표와 인플레 지표는 지난 7월이 마지막 금리인상이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다음 연준 회의에서는 성명서를 어떻게 수정할 것인지에 대해 논쟁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신영증권은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론이 부상할 가능성에 대해 분석했습니다. 아직 의구심이 많은 상태지만 재미있는 현상이 발생했다면서 그 동안 꼼짝도 않던 미국채 초단기물 T-bill 6개월물 금리가 소폭이지만 내려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6개월물T-bill 금리가 5.4%대로 내려온 것은 6월 이후 처음일 뿐만 아니라 6개월물 T-bill이란 향후 6개월간의 기준금리 기대값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반기 인하론‘이 슬슬 고개를 들고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부분의 업종이 상승 출발한 가운데 보험, 도시가스, 편의점 등은 하락 출발했습니다. HBM 관련 소부장, OLED 및 장비, 2차전지 양극재, 셀, 장비, AI 로봇, 석유화학, 인터넷, 의료AI, 신재생에너지, 건설기계 등이 수익률 상위권에 위치했습니다. 특히 소비자물가가 안정되면서 내년 상반기 금리인하론 대두되며 신재생에너지 섹터가 급등했습니다. 중국이 부동산 경기 부양 위해 180조원을 투입 소식도 철강, 화학 업종에 긍정적이었습니다.

갭 상승 출발 이후 조정받던 주가지수선물은 9시 15분을 지나며 재차 상방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외국인도 현물 매수세로 전환하며 10시 30분 기준 코스피 외국인은 1600억, 기관은 5500억 현물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11시를 지나며 중국의 10월 소비와 생산 지표는 예상치를 상회하는 서프라이즈를 발표했습니다. 3개월째 서프라이즈로 시장의 신뢰감을 높였습니다.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의미있는 현물 순매수세(외국인 5,400억, 기관 1조 1천억)에 2.2% 상승했고 홍콩 항셍지수와 일본 닛케이지수도 2%대 상승했습니다.

외국인은 코스피 전기전자를 대규모 순매수한 반면 철강, 보험, 음식료, 보험은 매도했습니다. 코스닥에서는 2차전지를 매도한 것을 제외하면 그 외는 매수했습니다. 특히 양시장 모두 반도체 업종에 대한 매수가 많았습니다. 기관은 금융투자를 중심으로 매수했고 코스닥에서는 반도체, 일부와 2차전지, 통신장비를 매수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달러가 한 단계 내려가고 위안화가 강세를 보였으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증시에 대한 순매수세를 확대하며 급락했고 1300원을 하회하기도 했습니다.

업종별로는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현대차 등 조선과 자동차주 강세에 운수장비가 상승했고 두산로보틱스, 두산에너빌리티 등 두산그룹주가 강세를 보이며 기계 업종도 상승했습니다. 채권금리 하락에 카카오, NAVER 등 인터넷주가 부각되며 서비스업이 상승했습니다. 시총 상위단에서는 반도체, 배터리 셀업체가 강세를 보이며 전기전자가 상승한 반면 보험, 음식료품은 하락했습니다.

코스닥도 외국인을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되며 상승했습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IT하드웨어 등 기술 업종이 강세였고 전날에 이어 2차전지 밸류체인 기업들이 연이어 반등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다만 장 후반 2차전지 양극재 주가가 밀렸고 상승폭을 반납하며 마감했습니다.


#업종 동향

1. 美 태양광 관련주 급등… 신재생에너지 상승

지난밤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둔화되자 연준의 금리 인상이 마무리됐다는 인식이 커지며 태양광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며 미국 증시에서 퍼스트솔라(+11.43%), 솔라에지 테크놀로지스(+10.79%), 인페이즈에너지(+16.35%) 등 태양광 관련주가 급등했습니다. 국내 시장도 동조화됐습니다. 한화솔루션, 주성엔지니어링, DGP, 엘오티베큠, HD현대에너지솔루션 등 태양광에너지 테마가 상승했고 대표적인 신재생 에너지 관련주인 씨에스윈드, 씨에스베어링, 태웅 등 풍력에너지 테마도 투자 심리가 개선되며 동반 상승했습니다.

유진투자증권은 금리가 이들 업종 주가의 주된 하락 요인이었다면서 금리가 의미 있게 하락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분석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시장 성장이 본격화된 2004년 이후 금리 때문에 관련주들의 주가가 급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리먼 사태 이후에도 재생에너지 주가 하락이 컸지만 이 당시에는 업체들의 공급과잉이 주원인이었습니다. 또 IRA와 REPowerEU 등 미국과 유럽의 정책지원이 10년간 확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올해 재생에너지주 급락의 주원인은 고금리라고 지적했습니다. 금리가 기조적인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단언할 수는 없지만 10년물 미국 국채기준 5%가 고점이라는 확신만 있어도 재생에너지주에 대한 투자심리는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2. 올해 1~10월 자동차 수출 580억 달러 달성… 지난해 연간 수출 실적 돌파

언론에 따르면 올해 1∼10월 자동차 수출액이 580억달러에 육박해 지난해 전체 수출액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전날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10월 자동차산업 동향'에서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자동차 수출 금액은 총 580억 달러(약 75조 7,422억원)를 기록했고 이는 연최고 기록을 세웠던 작년 실적(541억 달러)을 돌파한 수치입니다. 앞서 지난 5월 '자동차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미래차 전환 및 수출 지원대책'에서 밝힌 바 있는 올해 수출 목표인 570억 달러(74조 4,477억원) 역시 상회하는 실적입니다.

물량 기준으로 1∼10월 자동차 수출은 총 2275만대로 전년동기대비 22% 증가했으며 이는 지난해 전체 수출량(2312만대)에는 다소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이미 수출액이 작년 수준을 넘어섰지만 수출 물량은 작년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비싼 차'를 많이 수출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한국자동차 산업에는 고무적인 통계로 평가됩니다. 특히 국산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프리미엄 차량 등 고부가가치 차량의 수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K자동차 산업의 체질이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전날 현대차증권은 2024년 자동차 산업은 경기 둔화, 수요 위축 우려에도 견조한 볼륨, 원재료비 하락으로 수익성을 방어할 것이고 금리인하시 탄력적인 반등이 기대된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긍정적인 수출 실적과 증권가의 분석에 현대차, 기아, 한온시스템, 에스엘, 서진오토모티브, 성창오토텍, 화신 등 자동차 대표주와 부품 테마가 상승했습니다.

삼성증권은 자동차 기업이 고금리 피해주에서 탈출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도 인공지능 주식보다 고금리의 가장 큰 피해주였던 자동차 업종이 더 크게 상승했습니다. 2023년 9월 기준 미국의 60개월 할부금융 금리는 7.51%, 60일 이상 연체율이 6.1%로 30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그동안 자동차 업종에는 고금리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가 집중됐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하락할 경우 둔화된 수요가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테슬라는 최근 IR미팅에서 과거 고성장을 견인한 모델들의 후속 라인업이 확정되기 전까지 성장 속도 낮아질 것이며 2만달러대의 저가 모델의 출시가 이루어져야 고성장 추세로 다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독일과 멕시코 두 공장의 저가 모델 생산은 빨라도 2025년 4분기 또는 2026년 상반기로 예상됩니다.


3. 美 국채금리 급락,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급등… HBM, 인터넷, IT대표주 상승

지난밤 미국의 소비자물가 둔화로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보다 19.2bp 급락한 4.443%에 거래됐습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보다 22.4bp 급락한 4.821%를 기록했습니다. 30년물 국채금리도 전거래일보다 12.5bp 급락한 4.619%를 기록했습니다.

또 최근 엔비디아가 최신 AI 가속기 H200을 공개했습니다. 여기에는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가 대거 적용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HBM 특수’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추가로 들여옵니다. 계약상 비밀유지조항이 있어 자세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5년간 총 50대를 공급받을 것이라는 설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만약 사실이라면 금액 규모는 약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칩스앤미디어, 티에스이, 유니테스트, 덕산하이메탈, 유진테크 등 반도체 관련주가 상승했고 제우스, 피에스케이, 케이씨텍, 주성엔지니어링, 한미반도체, 하나마이크론 등HBM 테마도 상승했습니다.

미국의 국채금리가 급락하자 그 동안 고금리 피해주로 분류된 기술 성장 기업인 카카오, NAVER 뿐만아니라 삼성SDI, 삼성에스디에스 등 인터넷, IT대표주도 상승했습니다.

장 막판 에코프로 그룹주가 밀리기도 했습니다. 에코프로머트리얼즈가 상장을 앞두고 3분기 실적이 적자를 기록했다고 공개했습니다. 상장시 변동성을 우려한 매물이 막판에 나온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날 BK테크 인사이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내일, 모레 개최되는 개발자 대회에서 자체 AI 반도체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날 OpenAI의 샘 알트먼이 OpenAI 개발자 행사 이후 사용자가 급증해 ChatGPT Plus의 가입을 잠시 중단한다고 트윗했습니다. 최근 OpenAI 개발자 대회에서 더 강하고 더 싸고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는 GPT 발표로 다시 AI와 OpenAI GPT의 인기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반면 ChatGPT Plus의 가입 중단은 결국 OpenAI와 Microsoft가 가지고 있는 AI 서버가 크게 부족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처럼 AI 반도체 부족과 높은 GPU 가격 속에서 Microsoft가 내일이나 모레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 Athena를 발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설명입니다. 내부적으로는 H100 수준을 목표로 했고 가성비를 장점으로 꼽고 있지만 자세한 것은 실제 발표 내용을 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내일이나 모레 과연 마이크로소프트가 AI 반도체를 소문처럼 발표할지, 발표한다면 어떤 수준일지, 그에 따라 팹리스들은 어떤 영향을 받을지, 메모리는 어떻게 더 빠른 수혜를 받을지 많은 것들을 이번주에 체크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서 매월 실시하는 Asia fund manager 대상 서베이의 11월 결과를 보면 향후 반도체 사이클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답변이 73%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10월 기록은은 52%였습니다. 이처럼 기대감이 많지만 월가에서는 기술 기업들이 2000년대 초반 IT버블 때의 비중을 넘어선 점에 대한 경고도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