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연세대 논술장서 휴대폰 얼마든지 볼 수 있었다

전수한 기자 2024. 10. 1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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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논술시험 '문제 유출사태'가 해당 고사장 감독관이 다른 감독관과 달리 휴대전화를 제대로 회수하지 않으면서 발생했다는 응시생들의 증언이 나왔다.

16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감독관 실수로 문제지가 미리 배포된 연세대 논술시험 고사장에서는 감독관이 응시생들의 휴대전화를 응시생들과 분리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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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들 시험관리 부실 파장
수험생 “가방 손 닿는 곳에 있어”
문제지 ‘인증샷’ 유출의 원인돼
가톨릭대선 시험규정과 다르게
감독관 독단 “볼펜만 사용” 지시

연세대 논술시험 ‘문제 유출사태’가 해당 고사장 감독관이 다른 감독관과 달리 휴대전화를 제대로 회수하지 않으면서 발생했다는 응시생들의 증언이 나왔다. 가톨릭대 논술시험에서도 일부 감독관이 정해진 감독 규정을 따르지 않아 응시생들이 “불공정하다”고 항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매년 수십억 원의 수시 전형료를 거두는 대학들이 정작 ‘감독관 교육’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16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감독관 실수로 문제지가 미리 배포된 연세대 논술시험 고사장에서는 감독관이 응시생들의 휴대전화를 응시생들과 분리하지 않았다고 한다. 통상 시험에 앞서 응시생들은 휴대전화의 전원을 꺼 가방에 넣은 뒤, 부정행위 이중방지 차원에서 가방을 고사장 한쪽에 몰아두도록 안내하는데 해당 고사장에서는 이 과정이 생략됐다는 것이다. 이는 문제지 ‘인증샷’이 유출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당시 2명의 감독관이 들어갔는데, 대학원생 조교와 계약직 직원이었다. 이 고사장에서 시험을 봤다는 수험생 A 씨는 “바로 옆에 가방이 있는 탓에 언제든 휴대전화에 손이 닿을 수 있었다”면서 “다른 고사장은 고사장 뒤쪽으로 모든 가방을 모으도록 관리했다는데, 시험 운영이 엉망이었다”고 호소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가방을 어디에 둘 것인지는 고사장 상황에 맞게 감독관 재량으로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학생들과 감독관의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인데, 경찰 조사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는 전날 사과문을 통해 “개별 감독위원의 실수가 예방될 수 있도록 보다 철저한 교육을 진행하겠다”며 뒤늦게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6일 가톨릭대 성심교정에서 진행된 국제학부 인문계열 논술시험에서는 특정 고사장에서만 필기구 사용에 제한을 둬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고사장에서 시험을 친 다수의 수험생은 감독관이 학생들에게 “흑색 볼펜으로만 답안지를 작성하고 샤프나 연필, 수정 테이프는 사용하지 마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학생들이 답안 수정에 부담을 받는 환경에 놓인 것이다. 그러나 ‘가톨릭대학교 2025 논술가이드북’엔 “수험생은 최종 답안을 작성할 때 볼펜과 연필 모두 사용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결국 해당 감독관이 관련 규정을 숙지하지 못한 것이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고사장별로 다른 환경에서 시험을 치는 건 학생들을 각각 진흙 바닥과 운동장에서 100m 달리기를 시키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고사장에서 시험을 본 B(19) 양은 “글을 자주 고치는 편이어서 일부러 연필 사용이 가능한 대학을 전략적으로 선택했는데, 너무 억울하다”고 했다. 또 다른 수험생 C(19) 양도 “입시도 힘든데 ‘좋은’ 감독관을 만나기 위해 기도까지 해야 하나”라고 토로했다. 가톨릭대 측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감독관에 따라 최악의 경우 입시 결과가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그동안 ‘대학별 자율’에만 맡겨온 시험 관리·감독에 대한 통일된 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만기 유웨이 평가연구소장은 “대학별 고사도 수능에 준하는 감독 규정을 만들어야 수험생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수한·노지운·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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