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갇혔다” 日서 10년 머문 BBC 기자의 ‘돌직구 진단’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rightside@mk.co.kr) 2023. 1. 25.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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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소속 루퍼트 윙필드-헤이즈 기자가 작성한 일본 관련 기사. [사진 출처 = BBC SNS 캡처]
영국 BBC 소속 기자 루퍼트 윙필드-헤이즈가 10년 동안 일본 도쿄 특파원으로 활동한 후 일본을 “과거에 갇혀있다”고 평가해 화제다.

25일 BBC에 따르면 헤이즈는 최근 작성한 회고 형식의 기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과 유럽이 오늘날 중국의 경제 성장을 두려워하듯 한때 일본을 두려워했지만, 세계가 예상한 일본은 오지 않았다”며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의 폐허에서 벗어나 세계 제조업을 정복했고, 1993년 처음 일본에 도착했을 때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1991 버블경제 붕괴로 인한 부동산 절벽이 회복되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심각한 고령화, 비효율적인 관료주의, 폐쇄적인 문화 등으로 인해 일본의 성장이 막혔다고 진단했다.

헤이즈는 “일본 인구의 3분의 1이 60세 이상이며 그 어느 때보다 출생률이 적다”며 “2050년이 되면 현재 인구의 5분의 1이 줄어들 수 있다”고 미래 생산 인구 감소가 염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관료주의는 끔찍할 정도인데 엄청난 양의 공적 자금이 의심스러운 활동에 사용된다”며 1924년 일본의 한 마을에서 코끼리 화석이 발견된 후 마을의 모든 맨홀 뚜껑을 코끼리가 새겨진 것으로 바꾸기 위해 거금이 쓰인 일을 예로 들었다.

헤이즈는 자바현의 한 마을에서 노인과 나눈 대화에서 외국인에 대한 경계심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당시 한 노인이 “우리가 떠나면 누가 우리의 묘를 돌보냐”고 한탄해 “내가 가족과 함께 오면 어떻냐”고 답하자 노인이 당황하며 “이곳의 삶을 배워야 할 텐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이즈는 이 경험담을 두고 “마을이 소멸 위기에 처했는데도 ‘외부인’에게 침략 당하는 걸 더 걱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헤이즈는 이런 면모에도 불구하고 일본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새롭게 번영하기 위해서는 변화를 수용해야 한다”면서도 “일본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들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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