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소용돌이에 번개 '번쩍'.. 100년만의 허리케인에 미국 초긴장
카리브해에서 쿠바를 거쳐 북상 중인 허리케인 ‘이언’이 미국 플로리다 탬파 지역을 직격할 것으로 예상됐다.
27일(현지 시각)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최대 풍속 195㎞의 3급 허리케인 이언이 플로리다를 향해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NHC는 이언이 플로리다 남서부와 탬파만에 접근하는 동안 위력이 강해져 시속 225㎞의 강풍을 동반한 4급으로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도 했다. 허리케인 등급은 위력에 따라 1∼5등급으로 나뉘고, 숫자가 클수록 위력도 크다.
콜로라도 주립대 허리케인 센터의 필 크로츠바크 연구원은 “해수 온도가 기후변화로 인해 평균보다 1도 높아진 탓에 카리브해를 통과하던 이언이 급팽창했다”며 “따뜻한 수온으로 허리케인이 급속도로 힘을 받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콜로라도 주립대와 국립해양대기청의 대기협동조합연구소(CIRA) 홈페이지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번개와 소용돌이를 동반한 이언은 파도를 일으키며 빠르게 멕시코만을 가로지르고 있다.
이언은 28일 오후 플로리다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탬파가 허리케인의 직접 영향권에 든 건 1921년 이후 약 100년만이다. 탬파는 플로리다의 경제 중심지로, 320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거대 도시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부동산 정보업체 코어로직은 3등급 허리케인이 탬파 지역을 직격할 경우 30만 가구가 파손되고, 복구 비용이 690억달러(약 98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만일 이언이 4급으로 커진다면 피해 규모와 복구 비용은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주 정부와 시에서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탬파시는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주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방재 활동을 위해 5000명 규모의 주 방위군을 동원했다. 이언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인근 주에도 비상이 걸렸다. 플로리다와 접한 조지아주의 브라이언 켐프 지사도 전날 이번 허리케인 때문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플로리다주 시장들에게 피해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이언의 영향권에 들었던 쿠바 서부 지역에선 강풍과 홍수로 상당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붕이 뜯기고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도로가 침수됐다. 정전 피해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라자로 게라 쿠바 전력청 기술국장은 “이언이 쿠바를 통과하면서 전역이 정전 상태에 빠졌다”며 “국가전력체계의 장애 때문에 관련 인프라가 영향을 받고 있다. 이튿날 오전까지 전력 공급을 복구할 수 있도록 밤샘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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