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으로 달려간 이재용…‘전자산업의 쌀’ 이 부품 때문이라는데
전기차·자율주행차 급부상
고성능 전장용 MLCC 각광
미래 신사업으로 육성 나서
이 회장은 지난 6일 필리핀 칼람바에 있는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찾아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공장을 직접 둘러봤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함께 방문해 미래 사업전략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인공지능(AI)과 로봇,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 선점을 당부했다. 현재 삼성전기는 △전장(Mobility industry) △로봇(Robot) △AI·서버(AI·Server) △에너지(Energy)의 앞 글자를 딴 ‘Mi–RAE(미래)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 산업 구조 전환을 꾀하고 있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하는 핵심 부품이다.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최근에는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 발달에 힘입어 전장사업의 핵심부품으로 떠올랐다.
스마트폰용 MLCC는 폰 1대에 1000여개 정도가 들어가지만, 전기차에는 1만8000~2만개가 필요하다. 전장용 MLCC는 고온과 외부충격에도 강해야해서 가격이 정보기술(IT)용 MLCC보다 3배 이상 높다. 업계에서 ‘블루오션’으로 여기는 이유다.
전장사업을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이 회장은 지난해 3월 중국 톈진 사업장을 찾은 데 이어 올 6월에는 수원 사업장을 방문해 “신사업 개발에 성공하라”고 격려했다. 2020년과 2022년에는 삼성전기 부산 사업장을 찾아 MLCC 생산현장을 점검하고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며 미래시장 선점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이 회장 지시에 따라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전기차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시장 성장에 발맞춰 전장용 MLCC 매출 1조원 달성 목표도 세웠다. 앞으로 부산을 MLCC용 핵심소재 연구개발과 생산을 주도하는 첨단 MLCC 특화지역으로 육성하고, 중국과 필리핀을 IT·전장용 MLCC의 글로벌 핵심 공급 거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MLCC 시장이 지난해 4조원에서 2028년 9조5000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 회장은 일찌감치 전장사업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벌여왔다. 부회장 시절인 2016년 디지털콕핏(디지털 계기판)과 카오디오 분야 세계시장 1위 기업인 하만을 인수합병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은 하만과 삼성전기 외에도 삼성전자 DS부문, 삼성디스플레이까지 이르는 전자부품 계열사 역량을 총 집결해 전기차 부품 가치사슬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이 회장은 네트워크 강화를 통한 전장사업 경쟁력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그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올리버 집세 BMW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업계 경영자들과 연이어 만나 포괄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편 이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필리핀·싱가포르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동행해 비즈니스 포럼 등에 참석하며 경제협력 확대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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