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볼거리, 미식까지 갖춘 지역 한우거리
[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간혹 영하로 떨어지는 날씨로 몸이 움츠러들지만 푸른 하늘과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고 지는 풍경이 아름다운 가을의 늦자락은 여행을 떠나기에 안성맞춤인 계절이다. 형형색색 단풍이 있는 풍경과 그 지역에서 즐기기 좋은 음식을 함께 한다면 얼마나 좋을손가.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역사여행 전문가인 한우 명예홍보대사 박광일 작가와 함께 역사와 볼거리, 미식까지 삼박자를 두루 갖춘 늦가을 추천 여행지와 더불어 지역 한우 거리를 소개했다.
문화유산이 살아 숨 쉬는 경상북도 <영주&영주한우숯불거리>
[백두대간의 남쪽, 죽령을 지나면 만나는 첫 번째 고을이 영주이다. 그런 영주의 첫 고을이 인삼으로 유명한 풍기다. 그리고 그 풍기에서 가장 유명한 것을 꼽으라면 특산물로는 사과와 인견, 한우를 꼽겠지만 문화유산으로는 부석사와 소수서원이 될 것이다.
부석사는 봄과 가을에 많은 사람이 찾는다. 특히 가을이 되면 노랗게 빛을 내는 은행나무 덕분에 부석사 가는 길도 특별한 코스처럼 느껴진다. 그런 부석사는 산지가람, 곧 산에 있는 사찰의 모범으로 꼽힌다. 절의 입구를 알려주는 일주문에서 시작해 천왕문을 지나면 범종각, 그리고 안양루에 이르게 되는 길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뒤를 돌아보면 우리나라 자연의 경이로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이렇게 부석사로 부푼 마음을 조금 차분하게 만들고 싶다면 소수서원을 찾아가자.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 곧 나라에서 인정하고 지원한 최초의 서원인 소수서원도 유명한 곳이다. 누군가를 가르치고자 하는 사람, 무엇인가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소수서원을 가면 좋을 것이다.
볼거리를 다 즐겼다면 맛집을 찾으러 떠나보자. 영주에 방문한 사람들이 꼭 한 번씩 찾아간다는 장소. 바로 '영주한우숯불거리'다. 1967년부터 시작된 영주한우숯불거리는 한우 숯불구이 전문점이 하나, 둘 생기면서 저절로 생겨났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영주 한우를 판매하는 곳들이 줄을 서 있기 때문에 골목 안까지 구석구석 보고 마음에 드는 곳을 방문하면 된다.
아이와 함께 역사 따라 여행 떠나기 좋은 <안동&안동갈비골목>
안동은 문화재가 많은 곳이다. 안동은 독립운동가가 많이 배출된 고장으로 안동에서 독립운동과 관련해 가장 중심이 되는 곳을 꼽는다면 경북독립운동기념관을 들 수 있다. 안동 임하면 천전리에 위치한 경북독립운동기념관은 규모도 크고 다양한 독립운동 관련 이야기들이 소개되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 가기 좋은 역사 박물관이기도 하다. 아이들과 함께 가서 역사에 대해 알려준다면 좀 더 위인분들에 대해 쉽게 접근할 가능성도 커질 것이다.
이 밖에도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안동 하회마을, 퇴계 이황 선생의 가르침이 남아있는 도산서원과 그가 거닐던 예던길은 한적한 등산 코스로 좋다.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채워진 신세동 벽화마을과 환상적인 야경을 볼 수 있는 월영교도 빼놓을 수 없다.
또한 안동역 앞을 지나가면 안동갈비골목이 있다. 안동식 양념갈비는 생마늘과 과일즙을 갈아 넣은 간장양념으로 주문과 동시에 무쳐내기 때문에 좋은 갈비를 쓸 수밖에 없고, 그렇다 보니 당연히 신선하고 맛이 좋다. 한우갈비구이가 생각난다면 안동역 인근 한우갈비골목을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낮과 밤 24시간 아름다운 <경주&화산한우숯불단지>
경주에는 정말 먹을 곳이 많아서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현지인들이 정말 좋아하는 찐 맛집이 한 곳에 몰려있는 장소가 있는데, 바로 경주 천북에 위치한 화산한우숯불단지다. 경주의 대표적인 불고기 단지로 한우 화산리 일대에 형성된 음식 마을이다. 한우 축사와 한우 전문식당이 모여 있는 곳으로 유명하니 맛있는 한우를 한껏 즐기고 싶다면 경주 천북 화산한우숯불단지로 향해보자.
아울러 경주는 우리나라 도읍지를 대표하는 도시이다. <삼국사기> 기준으로 8년 모자라는 천년이나 신라의 도읍지 역할을 했던 곳이다. 옛 도읍지의 상징이기도 한 경주는 명성처럼 역사 유적이 가득하다. 요즘 경주는 저녁, 밤도 화려한 편이다. 낮에 보는 경주와 밤에 보는 경주는 다르다.
야간 답사의 첫 장소는 노동동, 노서동 고분군이 좋다. 두 고분군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노동동 고분군은 단일 무덤으로 경주에서 가장 큰 봉황대를 중심으로 네 개의 무덤이 있는 곳이다. 금령총, 식리총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길 건너에 있는 노서동 고분군은 14기의 무덤이 있는데 유명한 무덤으로 금관총, 서봉총, 호우총 등이 있다.
천마총과 황남대총이 있는 대릉원 정문 쪽으로 나가서 길을 하나 건너면 유명한 첨성대로 갈 수 있다. 워낙 유명해서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유적이지만 가능하면 가까이 가서 보면 좋다. 선덕여왕 때 만들었다고 하니 1,400여 년의 시간이 지난 유적으로 그러한 시간의 무게를 느낄 수 있다.
도심과 자연이 어우러져 많은 볼거리를 품고 있는 강원도 <원주&원주한우골목>
서울과 가깝고 도심과 자연이 잘 어우러져 있는 원주는 강원도의 중심인 감영이 위치한 곳으로, 도심 밖에도 많은 볼거리가 있다. 그 가운데 원주의 자연과 어울리는 전시와 건축물로 유명한 박물관 겸 미술관 ‘뮤지엄 산(SAN)’이 있다. 미술관은 마치 주변의 산을 끌어들일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진분홍의 패랭이꽃과 하얀 줄기의 자작나무 숲을 지나면 성곽과 같은 미술관 건물이 연못과 함께 드러난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이 미술관은 빛과 그림자를 활용한 건축가의 명성을 느낄 수 있다. 더불어 백남준, 헨리 무어와 같은 유명 미술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원주의 자랑인 한지의 다양한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페이퍼갤러리’는 자녀들과 함께 방문하기 좋다.
볼거리를 즐겼다면 미식 여행을 할 차례다. 원주에서 유명한 한우 모둠구이를 착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원주한우골목’에 가보자.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숨은 명소로 아롱사태, 치맛살, 제비추리 등 한우 특수부위를 숯불에 구워 먹을 수 있는 고깃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골목을 지켜온 곳곳의 오랜 식당들은 제각기 품어온 세월만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어디를 가도 한우 특수 부위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이곳만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산과 숲, 호수를 모두 느낄 수 있는 힐링 여행지 강원도 <횡성&횡성한우마을>
한적하고 조용한 여행지를 원한다면 횡성에 가보자. 강원도 남쪽의 횡성은 서울에서 기차로 1시간 이내 진입할 수 있는 가까운 여행지로 산과 숲이 많다. 그러나 바위산이 많지 않고 숲이 많아서 편안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산이 많은 횡성에서 유명한 곳은 뜻밖에도 ‘호수 길’이다. 한강의 지류인 섬강의 물줄기를 막은 횡성댐으로 생긴 횡성호에 생긴 길이다. 전체 길이는 31km이며 모두 6개 코스로 이뤄졌다. 가을 호수와 단풍이 들어가는 숲의 어울림은 생각만 해도 환상적이다.
가을 풍경,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기기에 어린 자녀가 있다면 횡성의 자연, 곧 높은 지형을 최대한 활용한 루지를 타는 것도 좋다. 동계 올림픽에서 자주 보았던 루지는 얼음 위에서 타는 썰매라면 여기에 있는 루지는 바퀴가 달린 썰매로 도로를 달리게 된다. 높은 곳에서 경사를 이용해 타고 내려오는 루지는 제법 속도가 난다. 한우의 고장답게 루지를 탈 때 쓰는 헬멧에도 한우가 그려져 있다.
횡성은 농사짓고 나는 건초를 구하기 쉬한 환경이라 소를 기르기 좋아 일찍부터 우시장이 발달했다. 푸른 자연을 즐김과 동시에 맛 좋은 한우를 먹고 싶다면, 횡성한우마을에 가보자. 합리적인 가격으로 품질 좋은 한우를 맛볼 수 있고, 한우구이, 갈비탕, 한우 내장 해장국, 불고기 전골, 육회 냉면 등 다양한 한우 요리로 즐길 수 있다.
역사가 살아 숨쉬는 단풍 관광지 전라북도 <정읍&산외한우마을>
전라북도 정읍은 우리나라 제1의 단풍 관광지로 뽑힌 내장산을 품고 있는 가을 대표 여행지다. 또 한쪽에는 옥정호가 있어서 제법 멋진 풍광을 자랑하지만 대체로 너른 들녘과 평안해 보이는 마을이 인상적인 곳이다. 그래서 가을에 정읍을 방문한다면 산의 단풍과는 다른 벼가 익어가는 풍요로운 황금물결을 만날 수 있다
정읍의 황토현에 가면 탐관오리에 대항한 농민들의 ‘동학농민혁명’을 기념하는 기념관이 있어 생생한 현장 역사 수업으로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기도 좋다. 정읍에는 신라 때 유학자인 최치원의 위패를 모신 무성서원도 있다. 이후에도 무성서원은 조선 시대 여러 유학자를 모시며 호남을 대표하는 서원 가운데 한곳이 되었다. 최익현 선생, 임병찬 선생이 의병을 일으킨 곳 또한 바로 무성서원이다.
역사와 함께한 하루 여정을 마치고 여행객들이 다음 코스처럼 찾는다는 한우마을이 있다. 바로 정읍 산외한우마을인데, 예부터 한우를 많이 키워 자연스레 한우 먹거리촌이 형성됐다. 소문이 나며 한우정육점과 한우식당이 한 집 걸러 생겨나 결국에는 대로는 물론 골목까지도 한우특화거리가 되었다. 정읍 산외한우마을에서는 다양한 특수부위로 구성된 신선한 한우 모둠구이를 착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
<ansonny@reviewtimes.co.kr>
<저작권자 ⓒ리뷰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리뷰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