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주식 헐값에 팔아 회사에 손해"...MBK, 고려아연 경영진에 손배 소송

"피해 규모 1000억원 넘어…경영권 분쟁서 한화 측 지지 얻으려는 의도 의심"

사모펀드 운영사 MBK파트너스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박기덕 대표이사 등 고려아연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시작했다.

MBK 김병주 회장(왼쪽)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 각 사

12일 MBK파트너스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최대 주주인 MBK의 특수목적법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이날 최 회장과 박 대표를 상대로 이런 내용의 주주대표소송(손해배상)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MBK는 최 회장과 박 대표 등이 작년 11월 이사회 결의도 없이 회사 소유의 한화 주식 543만6380주(지분율 7.25%)를 저가로 팔아 고려아연에 손해를 입혔다는 입장이다.

MBK에 따르면 한국투자홀딩스는 한 달여 전 고려아연 감사위원회에 한화 주식의 저가 처분 경위를 조사해 손해 배상 청구를 할 것을 요구했으나, 아무런 조처나 답변이 없어 대주주로서 직접 법적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MBK 측은 "마땅히 프리미엄(웃돈)을 받아야 할 한화 주식을 헐값에 처분해 고려아연과 주주에 큰 재산 손해를 입혔다. 최 회장이 경영권 박탈 위기에 몰리자 주요 주주인 한화 계열사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자사 주주 전체의 이익에 반한 결정을 내린 것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주식은 2022년 고려아연이 한화와 사업 제휴를 위해 주당 2만8850원에 취득한 상호주다. 취득 당시 처분제한 기간은 3년으로 설정된 상태였다.

MBK측은 작년 11월6일 처분 제한 기간이 1년 남았지만, 최 회장 측이 이 지분을 한화 그룹 계열사인 한화에너지에 주당 2만7950원에 매도해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MBK 측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한화 주식을 팔아 투자금액보다 약 50억원이 적은 돈을 받았다.

MBK 측은 지난 9일 기준 한화의 주가는 고려아연이 처분할 당시의 주가보다 86% 높은 5만2000원으로, 지금까지 계속 보유한 상황을 가정했을 경우 해당 매각으로 인한 손해액이 1307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MBK 측은 한화에너지가 작년 11월 주당 3만원에 한화 주식 600만주에 대해 공개 매수를 했지만, 최 회장 측은 이에 응하지 않아 그 배경도 석연치 않다고 덧붙였다.

MBK 측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상호주로 서로 취득한 주식을 고려아연만 팔고, 한화는 그대로 가진 상태가 됐는데 만약 고려아연이 한화 주식을 지금껏 보유했다면 1000억원이 넘는 평가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며 "처분제한 기간에도 무리한 결정을 강행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투자홀딩스는 고소장에서 한화에너지가 작년 공개매수 때 적용했던 할증률 12.92%를 고려한 차액인 196억원을 우선 손해배상의 최소 청구 액수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