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하, 정말 40억년 뒤 소멸하나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은하가 언젠가 합체할 가능성은 있지만 충돌을 피할 확률도 꽤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천문학자들은 태양계가 속한 우리은하가 40억~45억 년 뒤에는 인접한 안드로메다은하와 충돌해 새로운 우주 공간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핀란드 헬싱키대학교 천체물리학자 틸 사왈라 박사 연구팀은 최근 국제 논문 저장소 아카이브(arXiv)에 낸 조사 보고서에서 과학자들이 우리은하가 안드로메다은하와 결합할 가능성이 100%인 것처럼 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많은 천문학자들은 지난 수십 년간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은하의 충돌을 예상해 왔다. 미 항공우주국(NASA)도 2013년 두 은하가 약 40억 년 뒤 결합하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했다. 2021년 NASA의 허블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안드로메다은하의 이미지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이 은하가 시속 40만㎞로 우리은하를 향하는 사실도 밝혀졌다.

학자들은 안드로메다은하와 우리은하가 점점 가까워져 약 40억 년 뒤에는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이런 연구가 거듭되면서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은하가 대략 40억 년 후 충돌하는 것은 거의 정설이 됐다. 최신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는 두 은하가 충돌한 뒤 완전히 융합해 타원은하로 재형성되기까지 20억~40억 년이 더 걸리며, 태양계는 은하의 중심과 전혀 다른 우주 영역까지 날아갈 것이 시사됐다.

연구팀은 과연 과학자들의 생각이 맞는지 의심했다. 유럽우주국(ESA)이 운용하는 가이아(Gaia) 우주망원경의 데이터와 허블우주망원경이 얻은 최신 관측 결과를 조사한 연구팀은 국부 은하군인 안드로메다은하, 우리은하, 삼각형자리은하, 대마젤란은하의 운동과 질량을 각각 분석해 향후 100억 년간 변화를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은하가 충돌해 결합할 가능성은 50% 미만으로 나타났다. 틸 사왈라 박사는 "두 은하가 한 덩어리가 될 가능성은 물론 있지만 우리은하의 소멸이 임박했다는 주장은 과장된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학자들이 250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은하가 우리은하에 접근, 정면충돌한다는 공포를 조장한 면이 없지 않다"며 "은하의 충돌은 실제로 벌어져 왔지만 우리은하의 충돌 가능성은 많이 부풀려졌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2025년까지 진행되는 가이아 프로젝트를 통해 얻을 새로운 관측 데이터를 통해 국부 은하군에 속하는 은하들의 운동 및 질량 변화의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다. 틸 사왈라 박사는 "향후 계속되는 관측과 분석을 통해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은하가 충돌할 가능성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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