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추석 극장가를 장악할 대형 신작의 등장.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어이가 없네" 등 각종 명대사와 명장면을 탄생시키며 범죄 오락 장르 최고작에 오른 <베테랑>의 두 번째 이야기가 관객을 찾는다. 한층 성숙해진 베테랑 형사 서도철(황정민)을 중심으로 9년 전 뽐낸 완벽한 호흡을 그대로 선보일 강력 범죄 수사대 형사들, 이번 작품을 통해 <베테랑> 세계관에 발을 디딜 뉴페이스 캐릭터까지. 제77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프리미어 상영 이후 10분간의 기립 박수를 받고, 제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돼 해외 평단의 높은 관심을 인정받은 <베테랑2>를 예습하는 시간. 개봉 전 미리 알고 보면 좋을 사실들을 정리해 봤다.
- 감독
- 출연
- 신승환,오달수,오대환,김시후,안보현,이원재,류승완
- 평점
류승완 표 액션 오락 장르의 완성, <베테랑>


한 번 꽂힌 건 무조건 끝을 보는 행동파 형사 서도철. <베테랑>은 우연한 자리에서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를 마주한 서도철을 비추며 막을 연다. 세상 무서울 것 없는 안하무인의 재벌 3세가 영 수상했던 찰나, 자신이 쫓고 있는 사건의 배후에 조태오가 있음을 직감한 서도철. 그의 곁을 지키는 오른팔 최상무(유해진)는 여러 세력을 이용해 수사를 막아보려 하지만, 그럴수록 서도철의 집념은 점점 강해진다.
재력과 권력을 활용해 유유히 포위망을 빠져나가던 조태오. 자본주의 사회의 꼭대기에 서 있던 그를 시원하게 바닥으로 내동댕이치며 속이 뻥 뚫리는 통쾌함을 전했던 <베테랑>은 무려 1341만 명의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2015년 여름 극장가의 승자가 됐다. 대기업 재벌들의 부조리함을 고발한 비판 의식이 담긴 메시지와 장르물로서의 쾌감을 충분히 만족시킨 액션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명쾌하게 잡아낸 <베테랑>은 여러 요소가 완벽한 균형을 이룬 류승완 표 액션 오락 영화의 완성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전편보다 어둡고 묵직해진 <베테랑2>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준 영화 <베테랑>. 관객은 서도철 형사의 또 다른 이야기를 궁금해했다. 제작진은 1편의 성공 이후 바로 후속편의 제작을 논의했다. 그로부터 9년 뒤. 서도철 형사와 강력 범죄 수사대 형사들, 류승완 감독이 그대로 컴백했다. "판 뒤집혔다"라는 예고편 속 서도철 형사의 반가운 대사가 전편의 추억을 소환하는 가운데, 류승완 감독의 장기인 강렬한 액션 시퀀스,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탄탄한 케미스트리가 다시 한번 관객을 만족시킬 예정. 연쇄살인사건을 중심에 둔 이번 작품은 전편보다 어둡고 묵직한 액션 스릴러로 진화했다는 평이다. 칸영화제 상영 이후 <베테랑2>는 해외 평론으로부터 "오락적인 액션, 예리한 심리적-사회적 탐구가 결합된 연출력", "<존 윅 4> 이후 가장 완벽한,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놀라운 액션" 등의 극찬을 받았다.
정의와 정의가 충돌하는 이야기


유아독존 재벌 3세와 그의 범행을 쫓는 베테랑 광역 수사대의 이야기를 통해 명확한 선과 악의 대결 구도를 선보였던 <베테랑>. 성공의 영광을 안았던 전편의 구조를 그대로 답습하지 않았다는 점 역시 <베테랑2>의 관전 포인트다. 선과 악의 개념 대신 각자의 정의와 정의를 충돌시킬 예정. 그 중심에 주인공 서도철, 그와 대립할 연쇄살인마 해치가 있다. 해치는 명백한 죄를 지은 범죄자들을 죽음으로 심판하는 연쇄살인범이다. "사람 죽이는 데 좋은 살인 있고 나쁜 살인 있냐"라 외치는 서도철 형사가 그를 바짝 뒤쫓지만, 해치는 그를 비웃기라도 하듯 다음 살인 대상을 지목하는 영상을 업로드한다.
일부 시민들에게 영웅으로 취급받는 해치 위로 다양한 작품이 겹쳐 보인다. 법망을 피한 범죄자들을 직접 심판하는 다크 히어로 서사를 담은 <비질란테>나 <모범택시>, 어쩌면 연속된 우연으로 최악의 범죄자들을 살해한 살인자의 이야기를 다룬 <살인자ㅇ난감>이 해치와 같은 성격을 지닌 작품이 될 수 있을 터. 범죄자에게 제대로 된 처벌을 내리지 않아 대중의 분노를 부르곤 하는 사법 시스템의 허점, 인터넷을 통해 쉽게 퍼지는 자극적인 가짜 뉴스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대중까지. <베테랑2>는 저만의 방식대로 정의를 실현하는 연쇄 살인마와 그를 다루는 미디어, 사법 체계, 대중을 조명하며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 그를 구분 짓는 가치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전편의 맥을 계승해 현 사회의 민낯을 그대로 투영하며 생각할 거리를 안기되, 장르적인 재미도 놓치지 않는 류승완 감독의 내공이 관객의 몰입감을 높일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뉴페이스의 합류


<베테랑2>의 제작 소식과 함께 화제에 올랐던 배우. <베테랑2>의 뉴페이스 정해인이다. 그는 서도철 형사의 눈에 띄어 강력 범죄 수사대에 합류한 신입 형사 박선우를 연기한다. "저 선배님이 조태오 잡는 거 보고 경찰 된 건데요"라는 박선우의 대사를 통해 두 캐릭터의 선후배 케미를 기대해 볼 수밖에 없는 바. 베테랑의 연륜이 돋보일 서도철과 신입의 열정이 앞설 박선우 사이 어떤 사연이 펼쳐질지 눈여겨봐도 좋겠다.

그와 함께 주목받은 뉴페이스가 한 명 더 있었으니, 민강훈 역의 안보현이다. 예고편엔 서도철, 박선우와 빗속 결투를 벌이는 그의 모습이 삽입됐다. 예비 관객 사이에서 민강훈은 연쇄살인범이란 의심을 받고 형사들의 추격을 받는 인물로 추측되는 중. 해치 역을 맡은 배우 역시 뉴페이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공식적으로 어떤 배우가 캐스팅되었는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 개봉 후 색다른 재미를 전할 영화의 스포일러 포인트일지 기대해 보자.
<베테랑2> 음악 감독은 장기하

류승완 감독과 연달아 작업을 함께한 이의 이름도 돋보인다. <밀수>를 통해 처음으로 영화 음악 감독에 도전하며 제44회 청룡영화상의 음악상을 품에 안았던 뮤지션 장기하. <밀수>에 이어 <베테랑2>의 음악 역시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생전 처음 일렉트로닉 장르를 공부하며 작업했다는 후기를 밝혔던 바. <밀수>의 음악을 통해 관객을 단번에 1970년대 중반에 데려다 놓았던 그가 이번엔 어떤 실력을 발휘해 몰입감을 더할지 궁금해진다.
나우무비 유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