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특검법’ 거부권 건의하는 與…안팎서는 “일찍 사과했더라면” 한숨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4. 9. 20. 14: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민의힘 한 현역 의원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비롯한 법안들이 지난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통과된 것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일찍 사과하고 했으면 이렇게까지 크게 될 일은 아니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 야당 의원은 "우리 쪽에선 (사석에서)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이혼하면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할 거라는 우스갯소리도 종종 한다"며 "그래도 명색이 영부인인데, 여야를 떠나 이게 얼마나 격 떨어지고 국가적으로 참담한 일인가"라고 우려를 표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野 단독으로 김여사 특검법 통과
尹 재의 요구하면 곧바로 재표결
與 내부선 “우리만 고생” 불만도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 바츨라프 하벨 국제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 출처 = 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재의요구권 말고는 방법이 없잖아요. 어쨌든 우린 여당인데…”

국민의힘 한 현역 의원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비롯한 법안들이 지난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통과된 것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일찍 사과하고 했으면 이렇게까지 크게 될 일은 아니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의원은 이어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린, 그런 법적 판단 외에도 정치적 판단이라는 게 있지 않으냐”며 “대통령 임기 초에 해결했으면 될 걸 너무 오래 끌었다. 야당에 꼬리 잡힌 우리만 고생하는 셈”이라고 토로했다.

20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모두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방침이다. 세 법안은 전날 여당의 불참 속에 열린 본회의에서 야당만의 표결을 거쳐 통과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성 제1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애국가가 연주되자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 중 김 여사 특검법은 김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비롯해 김 여사의 인사 개입·공천 개입 의혹, 명품가방 수수 의혹, ‘임성근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등 8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한다.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면 야당은 곧바로 재표결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재의요구권 행사 시기에 따라 표결 시점도 달라지는데 이르면 오는 26일 본회의, 늦어도 내달 7일 국정감사 전에는 이뤄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재의요구권을 건의하기로 한 당의 공식 방침과 별개로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김 여사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이 감지된다. 추석 연휴 기간 김 여사가 공개 행보에 적극 나선 것을 두고 여권 중진들 사이에서 일침이 쏟아지기도 했다.

여권 잠룡으로 꼽히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경우 지난 16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답답하시더라도 지금은 나오실 때가 아니다. 직접 공개 활동을 한다는 것은 국민들을 더 힘들게 할 수도 있다”며 “지금 온갖 구설에 다 올라가 있다”고 비판했다.

친한(親한동훈계) 인사로 분류되는 김종혁 최고위원도 전날 SBS라디오에서 ‘김 여사가 대통령 지지율 하락하는 데에 어느 정도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언론의 평가, 민주당 쪽에서 이야기를 많이 한다’는 진행자의 물음에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답변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공식 방문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가 19일(현지시간) 프라하성의 성 이르지 성당을 파벨 체코 대통령의 부인 에바 파블로바 여사와 함께 방문해 체코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출처 = 공동취재단, 연합뉴스]
김 여사를 둘러싼 여러 논란이 장기화할수록 정부·여당에 불리하다는 게 정치권 전반의 판단이다. 이 때문에 야권에서는 연일 공세를 이어가고 있고, 지지율 하락 등을 우려하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 일각의 비판도 무릅쓰고 대통령실을 엄호하는 상황이다.

한 야당 의원은 “우리 쪽에선 (사석에서)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이혼하면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할 거라는 우스갯소리도 종종 한다”며 “그래도 명색이 영부인인데, 여야를 떠나 이게 얼마나 격 떨어지고 국가적으로 참담한 일인가”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애초에 여사께서도 부담을 느끼셨으니 (윤 대통령) 임기 초에 ‘영부인’ 대신 ‘대통령 배우자’라 표현해달라 하신 것 아닌가”라며 “대통령에 준하게 활발히 활동하실 시기는 적어도 지금은 아닌 것 같다”고 조언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전날 야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로 맞서지 않은 것에도 주목하고 있다. 김 여사 특검법 등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제22대 국회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법안 강행 처리에 맞서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은 것은 전날이 처음이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요구해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이 진행한 의사일정이다. 강력한 항의 표시로 아예 보이콧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