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드디어 해상 야망의 다음 단계로 넘어갔습니다.
중국 해군의 대표 전력인 항공모함 2척이 일본 동쪽 끝, 미국 괌과 가까운 서태평양 깊숙한 곳까지 진출해 훈련을 벌인 것이죠.
이는 중국 항공모함이 처음으로 소위 '제2도련선'이라 불리는 지역에서 작전을 펼친 것으로, 미·중 간 태평양 패권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줍니다.
중국 항모 2척, 일본 동쪽 끝에서 사상 첫 훈련
지난 6월 7일과 8일, 일본 해상자위대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중국의 주력 항공모함인 랴오닝함과 산둥함이 일본 최동단 미나미토리시마 주변 해역에서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지역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부로, 일본 오가사와라제도부터 미국령 괌까지 이어지는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중국 항공모함이 이렇게 먼 바다까지 나와서 훈련하는 모습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연례 계획에 따른 정기훈련으로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타이밍이 절묘합니다.
대만해협과 중동 정세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이번 훈련은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죠.
도련선이 뭐길래? 중국의 태평양 진출 로드맵
도련선(島鏈線)은 중국이 태평양으로 뻗어나가기 위해 설정한 단계별 목표선입니다.
1982년 중국 해군사령관 류화칭 제독이 만든 개념으로, 태평양의 섬들이 사슬처럼 연결된 지역을 3단계로 나눈 것이죠.

제1도련선은 중국 코앞 근해입니다.
일본 규슈부터 대만, 필리핀 서부까지 이어지는 지역으로, 중국이 이미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곳이죠.
남중국해 분쟁이 바로 이 제1도련선 내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제2도련선이 바로 이번에 중국 항모가 처음 진출한 곳입니다.
일본 오가사와라제도에서 괌, 사이판, 파푸아뉴기니까지 이어지는 광활한 해역이죠. 여기서부터는 정말 태평양 한가운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3도련선은 더욱 야심찬 목표입니다. 알래스카 알류샨열도부터 하와이를 거쳐 뉴질랜드까지, 거의 태평양 전체를 아우르는 범위죠.
중국이 궁극적으로 꿈꾸는 "글로벌 해군력"의 완성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격렬한 반응, "태평양은 우리 마당"
중국의 제2도련선 진출에 미국이 발끈했습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미 의회에서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은 주요 위협"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만합니다. 그동안 태평양은 사실상 미군이 주도하는 바다였으니까요.
특히 제2도련선 지역은 괌의 미군기지와 직결되는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중국 항모가 이 지역에서 자유롭게 훈련한다는 것은 미군의 태평양 지배력에 균열이 생겼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죠.
헤그세스 장관이 "동맹국들과 대중 억제력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런 위기감의 반영입니다.
실제로 미국은 B-1B 전략폭격기를 일본에 전진 배치하는 등 제1도련선 지역에 전략자산 배치를 늘리고 있습니다.
2040년까지 제3도련선 장악? 중국의 원대한 계획
전문가들은 중국의 도련선 정책이 단계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미국 뉴스위크지에 따르면, 중국은 2000년대에 제1도련선을, 2020년대에 제2도련선을 장악하고, 2040년대에는 제3도련선까지 손에 넣겠다는 장기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제2도련선 진출이 바로 그 계획의 실행 단계인 셈이죠.
중국이 2000년대부터 꾸준히 항공모함을 건조하고 해군력을 증강해온 것도 이런 큰 그림의 일부였습니다.
일본 지지통신은 "중국이 유사시 미군 접근을 저지하는 방위선으로 제2도련선을 보고 있다"며 "먼바다에서의 항공모함 운용 능력을 키우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대만 유사시를 가정하면, 제2도련선은 미군이 서태평양으로 접근하는 것을 막는 핵심 방어선 역할을 할 수 있죠.
동아시아 군비경쟁 가속화, 한국도 예외 아냐
중국의 제2도련선 진출은 동아시아 전체의 군사 균형을 바꿀 수 있습니다.
대만해협 문제가 이제 서태평양 전체의 문제로 확산되면서, 역내 국가들의 군비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일본은 이미 방위비를 GDP의 2%까지 늘리기로 결정했고, 장거리 미사일 도입을 추진하고 있죠.
트럼프 대통령 취임후 조금 흔들리고 있지만, 호주도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위해 미국, 영국과 AUKUS 동맹을 체결했습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중국 항모가 제2도련선까지 진출한다는 것은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도 중국 해군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는 의미죠.
특히 북한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의 행보를 고려하면, 우리 해군력 증강도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새로운 냉전의 서막? 태평양 패권 경쟁 본격화
중국의 제2도련선 진출은 단순한 해군 훈련을 넘어서는 의미를 가집니다.
미국과 중국이 태평양에서 벌이는 패권 경쟁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신호죠.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 지원을 축소해서라도 중국 봉쇄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은 "항행의 자유"를 내세우며 태평양 진출을 계속 확대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앞으로 몇 년간 태평양은 미·중 간 치열한 각축장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역내 국가들은 이런 강대국 경쟁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겠죠.
태평양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대화와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