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대표 오피스 소프트웨어 기업 한글과컴퓨터(한컴)가 20일 내세운 '非 오피스(Non-Office) 매출 50%' 달성의 핵심 전략은 인공지능(AI) 제품 공급 확대와 일본 시장 공략으로 요약된다.
한컴의 주력 캐시카우(현금창출원)는 주로 공공기관에게 제공하는 설치형 오피스 소프트웨어(SW)다. 공공기관들은 오피스 SW로 주로 한컴의 '한글'을 쓴다. 김연수 한컴 대표는 더이상 공공기관용 오피스 SW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제품 및 분야로 매출원을 확대해 기업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지속 강조했다. 김 대표의 한컴 체질 개선 전략의 실행 방안이 비오피스 부문의 매출 비중을 전체의 5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 전략의 배경에는 기업가치 재편 의도가 깔려 있다. 설치형 SW 기업은 통상 낮은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받지만 구독형 플랫폼 기업은 반복 매출의 예측 가능성을 인정받아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받는다. 반복 매출 비중을 높여 기업 가치를 더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인 방안 중 첫째는 AI다. 기존 오피스 SW 위에 AI·클라우드·구독형 서비스를 얹어 매출 무게 중심을 균등하게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한컴의 AI 제품군 공급이 본격화됐다. 대표 제품은 △한컴어시스턴트 △한컴데이터로더 △한컴피디아다. 한컴어시스턴트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문서 초안 작성·요약·편집·공문서 양식 제공 등을 지원하는 AI 기반 문서 작성 도구로, 한컴오피스는 물론 MS오피스 등 다양한 생산성 도구에 추가해 쓸 수 있다. 한컴데이터로더는 PDF·오피스 문서 등 다양한 형식의 파일에서 텍스트와 객체를 추출해 AI가 학습하기 쉬운 형태(JSON·CSV·TXT 등)로 변환해주는 문서 데이터 추출 도구(SDK)다. 한컴피디아는 기관이나 기업이 보유한 방대한 문서를 자동 구조화하고 임직원이 자연어로 질문하면 해당 문서를 근거로 정확한 답변을 돌려주는 검색증강생성(RAG) 기반 질의응답 AI 솔루션이다.
해외에서는 일본 시장이 올해 실적을 끌어올리는 주요 변수다. 한컴은 일본 금융기관과 공공 부문을 겨냥해 비대면 본인확인(eKYC) 서비스를 현지화하고 있다. eKYC(electronic Know Your Customer)란 신분증 사진 촬영이나 얼굴 인식 같은 생체인증 기술을 활용해 대면 없이 신원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비대면 금융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한컴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AI 오케스트레이터(AI Orchestrator)'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AI 오케스트레이터란 여러 종류의 AI 에이전트(각자 다른 업무를 처리하는 AI 프로그램들)를 하나의 체계 아래 연결·조율해 기업 업무 환경 전반을 자동화하는 플랫폼을 뜻한다.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여러 악기를 하나의 연주로 묶어내듯, AI들을 통합 관리하는 허브 역할을 한다.
김 대표는 "비 오피스 매출 50% 달성은 한컴이 더 이상 오피스 기업이 아니라는 강력한 신호가 될 것"이라며 "AI 오케스트레이터로의 빠른 전환을 통해 한컴의 미래 성장 가치를 제대로 재평가받는 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컴은 이날 공시를 통해 올해 별도 기준 매출 목표로 2100억원, 영업이익 600억원을 제시했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1753억원·영업이익 509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20%, 18%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30% 수준이다. 목표가 달성되면 한컴이 별도 기준으로 매출 2000억원을 넘기는 것은 창사 이후 처음이다.
박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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