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눈에 세정제 넣어 실명”…시각장애인 되고 싶었다는 女, 왜?

정은지 2026. 4. 2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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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으로 태어났어야 한다고 인식해 실제 실명...신체통합정체성장애 앓고 있는 여성의 사연
오랫동안 시력을 잃어 시각장애인이 되고 싶다고 느껴온 한 여성이 실제로 스스로 눈에 배수관 세정제를 넣어 실명했다고 주장한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바크로프트 미디어

어린 시절부터 시각장애인이 되고 싶다고 느껴온 한 여성이 스스로 눈에 배수관 세정제를 넣어 실명했다고 주장한 사연이 전해졌다. 그는 자신의 상태를 신체통합정체성장애의 한 사례로 설명하며, 비슷한 고통을 겪는 이들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영국 디지털미디어 바크로프트미디어의 보도를 인용한 더선에 따르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사는 주얼 슈핑은 어린 시절부터 시각 장애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여섯 살 무렵 햇빛을 보면 눈이 손상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일부러 태양을 오래 바라보기도 했다. 시각장애인처럼 생활하기 위해 청소년기에는 검은 선글라스를 착용했고, 18세에는 흰 지팡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에는 점자를 익혀 시각장애인의 생활 방식을 따라 했다.

지속적으로 시각 장애를 원했던 그는 2006년 심리학자의 도움을 받아 실명을 시도했다. 눈에 마취 성분이 포함된 점안제를 넣고, 눈에 배수관 세정제를 떨어뜨렸다. 슈핑은 당시 통증이 너무 심했고 눈이 타는 듯한 느낌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세정제가 얼굴 피부까지 자극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곧 시력을 잃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안도감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진다. 슈핑의 실명을 도운 해당 심리학자가 법적 처벌을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의료진은 병원으로 이송된 주얼 슈핑에 시력을 보존하려 했지만 이미 눈 손상이 진행된 상태여서 쉽지 않았다. 왼쪽 눈에는 각막 용해가 나타났다. 각막 용해는 효소 불균형에 의해 각막이 빠르게 얇아지고 구조가 무너지는 상태로, 병변이 진행되면 각막에 구멍이 생기고 시력 소실로 이어질 수 있다. 오른쪽 눈에서는 녹내장과 백내장, 광범위한 흉터 형성이 확인됐다. 그렇게 시력이 완전히 사라지기까지 약 6개월이 걸렸다.

슈핑은 현재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으로 시각 장애인의 자립을 돕는 활동을 하고 싶다는 그는 자신이 원래부터 시각 장애로 태어났어야 한다고 느낀다고 설명했다. 같은 경험을 가진 사람이 주변에 없어 혼란을 겪기도 했지만, 그는 자신의 증상을 질환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슈핑은 신체통합정체성장애(Body Integrity Identity Disorder, BIID)를 앓고 있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 BIID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유사한 고민을 겪는 사람들이 전문가 상담을 받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장애를 가진 상태가 본모습이라 인식해…팔다리 절단하거나 마비 상태 되기 원하기도

슈핑이 앓고 있는 신체통합정체성장애(BIID)는 자신의 신체가 정상임에도 특정 신체 부위나 감각이 '자신의 일부가 아니다'라고 느끼는 질환이다. 장애를 가진 상태가 본래의 모습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특징이다.

BIID 환자는 지속적으로 건강한 팔다리를 절단하거나 마비 상태가 되기를 원하거나, 시력을 잃고 싶다는 강한 욕구를 경험한다고 보고된다. 이러한 인식은 단순한 생각 수준을 넘어 일상 기능과 사회생활에 영향을 주며, 일부는 스스로 신체를 손상시키는 자해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BIID는 매우 드문 질환으로, 일부 연구에 따르면 유병률은 약 0.005~0.02% 범위, 평균 약 0.01% 수준으로 추정된다. 1만 명 중 1명꼴이다. 발병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최근에는 단순한 정신질환을 넘어 뇌의 신체 인식 체계 이상과 관련된 신경학적 요인이 관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부 연구에서는 두정엽 등 신체 소유감을 담당하는 영역의 기능 이상이 관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발병 시기는 대체로 어린 시절 또는 청소년기 초반으로 보고되며, 환자들은 오랜 기간 동일한 신체 부위에 대해 일관된 불일치 감각을 호소하는 특징을 보인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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