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파괴" vs "생존권 위협"…불붙은 '창고형 약국' 전쟁

박선강 기자 2026. 1. 1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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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구 흑석동에 16일 세번째 오픈
롯데마트 맥스 상무점 내 입점 가능성
서구 “아직 공식 신고 없으나 예의주시”
광주시약사회 “동네 약국 줄폐업 우려”
창고형 약국. 연합뉴스

고물가 시대의 새로운 풍경으로 자리 잡은 '창고형 약국'이 광주광역시에서 수개월 만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16일에는 광산구 흑석동에 세 번째 대형 약국이 문을 여는 가운데, 대형 유통 공룡인 롯데마트 내 입점 추진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약사회가 거세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벌써 3호점…동네 약국 위협하는 '공룡 약국'의 습격
'창고형 약국'은 단순한 틈새시장을 넘어 본격적인 확산 국면에 접어들었다.

기존 운영 중인 곳은 두 곳이다. 광산구 수완동에 위치한 창고형 약국은 544.3㎡(약 165평)의 압도적인 규모로 지난해 10월부터 운영을 시작해 이른바 '지역 내 성지'로 자리 잡았다. 서구 쌍촌동에도 이미 지난해 9월 창고형 약국이 입점·운영중이다.

16일에는 광산구 흑석동에 면적 475㎡(약 144평) 규모의 창고형 약국이 신규 오픈한다. 지난해 12월 행정 승인을 마친 이 약국이 운영을 개시하면, 광주 지역 내 초대형 창고형 약국은 총 3곳으로 늘어난다. 최근 4개월새 대규모 매장이 연이어 들어서는 셈이다.

창고형 약국은 일반 약국과는 외형부터 다르다. 대형 마트를 연상케 하는 넓은 매장에 카트를 끌고 다니며 영양제, 파스, 상비약 등 일반의약품을 저렴하고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이들의 공세는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롯데마트 상무점 입점 추진... 약사회, 반발
단순히 개별 약국의 대형화를 넘어, 갈등의 불씨를 키운 것은 대기업 유통망과의 결합 시도다. 현재 롯데마트 맥스 상무점 내에 창고형 약국 입점이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약사회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15일 서구청에 따르면 롯데마트 맥스 상무점의 공식적인 약국 개설 등록 신청은 현재까지 접수되지 않은 상태다.

서구청 관계자는 "입점과 관련해 추진 단계에 있는 것은 파악하고 있으나, 아직 정식 서류가 들어오지는 않았다"며 "광주시약사회의 반발로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광주시약사회는 창고형 약국의 확산이 구조적으로 의약품 오·남용과 약물 부작용, 고령자·만성질환자의 건강 위해 가능성을 크게 증폭시킨다고 지적한다.

또한 대형 자본을 앞세운 마트 내 약국이 들어설 경우, 인근의 소규모 동네 약국들은 가격 경쟁에서 도태돼 줄폐업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광주시약사회는 롯데쇼핑이 광주 서구 상무지구 소재 롯데마트 상무점 내 추진 중인 창고형약국 입점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공식 간담회 개최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오는 23일까지 회신을 요청했다.

광주시약사회는 "의약품은 일반 소비재와 달리 전문적인 복약지도와 지속적 안전관리가 필수적인 공공재"라며 "특히 대형 유통시설 내에서 대량·저가·무제한 선택 방식으로 의약품이 판매되는 '창고형약국' 모델은 구조적으로 의약품 오·남용과 약물 부작용, 고령자 및 만성질환자의 건강 위해 가능성을 크게 증폭시킨다"고 주장했다.

반면, 소비자들의 여론은 '환영'하고 있다. 약사회의 반발을 집단 이기주의로 바라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롯데마트 맥스 입점 여부는 향후 지역 약업계 판도를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서구청의 최종 허가 여부와 이에 맞선 약사회의 실력 행사 가능성까지 맞물리며, 지역 내 긴장감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