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이라, 어색해서..여전한 '마스크 외출'
2년 넘게 의무 착용한 시민들
다수 ‘실외 벗기’와 거리 두기
기저질환자·미감염자들은
“감염 공포 여전” 우려 목소리
50인 이상 모이는 실외 집회·공연장·스포츠경기장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전면 해제)된 26일, 초·중·고 학생들은 마스크를 벗은 채 운동장을 누볐다. 집회 참가자들은 더 큰 목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그러나 아직은 “마스크를 벗으면 어색하다”며 마스크를 쓰는 사람도 많았다. 기저질환자나 코로나19 미감염자 등은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에 반대했다.
이날 오전 11시쯤, 김모군(15)은 서울 노원구의 한 중학교 야외 다목적구장에서 마스크를 벗은 채 달렸다. 김군은 “지난 5월 실외 마스크 (부분) 해제 이후부터 운동할 때는 마스크를 벗고 있다”며 “체육시간 경기가 끝나면 습관적으로 마스크를 다시 쓰게 된다”고 말했다.
김군과 함께 3교시 체육 수업을 듣기 위해 밖으로 나온 중학교 3학년 학생 21명 중 마스크를 벗은 인원은 6명이었다. 장동희군(15)도 “땀이 나면 마스크가 축축해져 답답하다”며 풋살 경기를 할 때는 마스크를 벗었다. 이들은 마스크를 손목에 걸치거나 주머니에 넣었다. 이들을 지도하던 체육교사 A씨도 이날 처음으로 마스크를 벗었다고 했다.
마스크를 벗지 않은 학생들도 있었다. B중학교 3학년 이모양(15)은 “2년 동안 써 오다 보니 밖에서 벗으면 부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체육교사 C씨는 “‘오늘부터 실외에서 마스크 벗어도 된다’고 알렸는데도 마스크를 다 벗지는 않았다”고 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각 학교에 야외 마스크 착용 해제 지침에 대해 별도로 공문을 보내지 않았고, 일선 학교와 선생님들 판단에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트윈데믹’(코로나19+겨울독감 유행)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특정 신체 부위에 심각한 고통을 느끼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질환을 가진 아들을 간호하는 김미자씨(55)는 정부가 ‘실외 마스크 착용 제한 전면 해지’를 발표했을 때 “공포를 느꼈다”고 했다. 김씨가 코로나19에 감염돼 격리되면 아들을 간호하고 병원에 데리고 오갈 사람도 없어진다.
양방한방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는 정모씨(56)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정씨는 “이전처럼 방역정책이 강화되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의 ‘거리 두기’ 정책은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독감과 겨울철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을 고려해 당분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하기로 했다.
정기석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이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다음 유행(7차 유행) 이후 일시에 해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윤기은·신주영·권정혁·김향미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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