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가린 중국인들, 오늘밤 홍대 앞에서 ‘자유의 백지’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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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장 우루무치 화재 사고를 추모하고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에 반대하는 '백지시위'가 30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앞에서도 열린다.
한국에 체류하는 익명의 중국인들은 이날 저녁 7시부터 홍대입구역 8번 출구 어울마당로 광장 무대에서 백지시위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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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SNS로만 대화…서로 이름·나이·성별도 몰라
주위 중국인들이 “너희는 애국자가 아냐” 하기도
“그러나 한국 친구들이 ‘너희는 용감해’ 응원해와”
“분노한 민중의 노래. 다시는 노예처럼 살 수 없다!”
중국 신장 우루무치 화재 사고를 추모하고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에 반대하는 ‘백지시위’가 30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앞에서도 열린다. 타이완 등 중화권과 미국, 영국에 이어 한국에서 열리는 첫 백지시위다.
한국에 체류하는 익명의 중국인들은 이날 저녁 7시부터 홍대입구역 8번 출구 어울마당로 광장 무대에서 백지시위를 열 예정이다. 주최 쪽은 40∼50명의 중국인들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유명 합창곡 ‘민중의 노래(Do You Hear the People Sing)’와 중국 인디밴드의 노래 등을 부를 예정이다.
홍대 백지시위 주최자 8명 중 한명인 ㄱ씨는 직접 경찰에 집회신고를 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한겨레>와 전화 및 텔레그램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최근 중국에서도 백지시위를 하고 있고, 세계 각지에서도 중국인들이 움직이고 있다. 어제(29일)도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시위 현장에서 폭력사건도 생겼다고 한다. 우리도 가만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서 계획하게 됐다”고 집회 취지를 설명했다.
7만명의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중국 민주화 지지 인스타그램 계정인 ‘공민일보’(@citizensdailycn)에 누군가 집회를 열고 싶다는 뜻을 밝히면서, 이에 동의한 국내 거주 중국인들이 텔레그램 등 메신저를 통해 모였다고 ㄱ씨는 전했다. 현재 홍대 백지시위에 뜻을 함께하고 있는 이가 카카오톡에 360명, 텔레그램에 100명가량 모였다고 한다.
이들은 모두 익명의 계정으로 대화하며 서로의 성별·나이·직업을 묻지 않는다. ㄱ씨는 “혹시나 중국 정부에서 지켜보고 있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30일 열리는 홍대 백지시위에도 모두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권고했다. 실제로 지난달 영국 맨체스터에 있는 중국 영사관 앞에서 반중 시위를 하던 30대 남성이 영사관 안으로 끌려가 폭행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래서 애초 서울 중구에 있는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하려던 시위를 홍대에서 열게 됐다. 일부 중국인 단체에서 “너희는 애국자가 아니다”라고 이야기를 전해오기도 하고, 주변 중국인들이 “너희 시위하다가 끌려갈 수도 있다”며 경고하기도 했다고 ㄱ씨는 전했다.
ㄱ씨는 한국인들의 응원을 많이 받고 있다고도 말했다. ㄱ씨는 “텔레그램방에 모인 중국인들이 모두 주위 한국 친구들이 ‘너희는 정말 용감하다’고 응원해줬다고 말한다”며 “한국의 친구들, 직장 선배, 학교 교수, 신문사 기자, 독립언론사 기자, 인권 보호 조직에서도 모두 연락을 줘 응원해줬다”고 말했다.
이날 홍대 백지시위 참가자들은 △집회의 자유 △잔혹한 봉쇄 중단 △집회 참가자 석방 △인권보호 등을 주장할 예정이다. ㄱ씨는 “공산당 반대, 시진핑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현재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이라고 판단해 요구를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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