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TECTURE CORNER

개인은 나이가 들며 다양한 경험을 겪고 원숙해지며 그에 따라 삶의 목표도, 정서도 바뀐다. 또 생애주기를 거치며 가족 구성이 바뀌기도 한다. 함께 사는 가족이라 할지라도 세대에 따라 다른 삶의 태도와 방식을 추구하기도 한다. 인생의 이런 변화들을 품어내고 한자리에서 그 집만의 이야기를 쌓는 일은 매우 가치 있다. 그렇기에 주택은 삶의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내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다.
정리 남두진 기자│자료 ㈜목금토건축사사무소│사진 김재윤 작가
DATA
위치 충남 금산군 추부면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1,620㎡(490.05평)
건축면적 320.35(96.90평)
연면적 562.71㎡(170.22평)
지하 101.67㎡(30.75평)
1층 256.81㎡(77.68평)
2층 204.23㎡(61.78평)
건폐율 26.32%
용적률 37.88%
설계기간 2021년 6월 ~ 2022년 2월
시공기간 2022년 3월 ~ 2023년 8월
설계 ㈜목금토건축사사무소
031-698-2224
www.mokgemto.co.kr
인스타그램 @mgt_architects
시공 ㈜선이인터내셔날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쇄설깔기
외벽 - 석재, 벽돌타일
데크 - 점토바닥벽돌
내부마감
천장 - 친환경페인트
내벽 - 친환경페인트
바닥 - 원목마루, 포세린타일
단열
지붕 - 압출법보온판 특호
외벽 - EZ블록
도어
현관 - ㈜엔썸
내부 - 제작
창호 ㈜엔썸. 이건창호
주방가구 리바트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대림바스

금산 주택은 3세대를 위한, 3개의 정원을 가진, 3개의 시간(과거, 현재, 미래)을 담아내도록 계획한 집이다. 대지는 북동측으로 산을 등지고 좌우로 작은 동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남동측 멀리 노령산맥이 지나고 있어 기운찬 산 풍경이 눈에 가득 담기는 대지이다. 정원을 사랑하고 가꾸는 것이 공통된 취미인 3세대 식구가 이곳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



두 동으로 나눠 구성한 3세대의 라이프스타일
3세대가 살아갈 공간은 두 개동의 건물로 나눠 프로그램을 담았다. 건물을 남동향으로 나란히 병렬 배치하되 앞동이 뒷동의 조망을 방해하지 않도록 대지 경사를 이용해 뒷동의 1층을 조금 더 높게 위치시켰다. 두 건물이 나란히 배치됐지만 남동측으로 향한 시야를 방해하지 않도록 창문 위치와 외부 공간을 계획적으로 배치했다.
앞동은 가족 공동체를 위한 공간으로 1층은 공동 거실 및 주방이 위치하고 2층은 작업실과 운동실로 사용할 수 있다. 향후 1층은 카페, 2층은 갤러리로 쓰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뒷동은 각 세대의 프라이빗한 침실로 부모세대는 1층을 사용하며 자녀세대는 2층을 사용한다. 이 밖에도 뒷동 2층의 자녀세대가 별도로 출입할 수 있도록 뒷마당과 연결했다. 구름다리를 통한 이 출입구는 대지와 건물을 관통하는 순환 동선이 되기도 한다.





삶의 형태에 대응하고 자연에 집중시키는 정원
금산 주택에는 크기도 성격도 다른 3개의 마당이 존재한다. 먼저 남동측에 아름다운 정원이 있다. 과거 이 터에서 살던 누군가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소유했던 이들의 대단한 정성이 느껴졌다. 현재의 건축주는 이 가치를 보존하고자 정원 훼손을 최소화할 것을 요청했다.
정원의 연못, 나무, 돌은 무척 아름다웠지만 신축을 하는 입장에서는 하나하나가 장애물이었다. 그러나 이를 반영해 건축공간을 더욱 풍요롭게 해줄 요소들로 만들기로 했다. 기존에 있던 정원수나 연못 등을 실측하고 설계에 반영해 이 오브제들을 더 빛나게 하거나 집이 어우러져 특별한 공간이 되도록 했다.
두 번째 마당은 ‘고요의 정원’이라는 콘셉트로 두 동 사이에 중정과 2층 작업실 앞에 위치한다. 이 마당들은 물과 화강석으로 디자인하고 빈 공간으로 남겨두어 고요함이 담기도록 했다. 벽으로 위요된 공간은 시야를 적절히 차단해 풀냄새, 꽃향기, 새소리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만들었다. 세 번째 마당은 북동측의 텃밭과 건물 뒤 후정이다. 건축주가 직접 기른 채소와 허브들이 식탁에 오르며 더운 여름철을 나기 위한 여름 정원이기도 하다.






집이 보다 풍요로워질 건축가의 몇 가지 장치
주택에서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유머러스한 몇 가지 장치를 만들어 줬다. 2층 작업실에는 천창을 설치해 시간에 따라 해그림자가 움직이는 풍경을 만들었다. 우수 드레인을 별도로 디자인하여 비가 오는날 수공간으로 작은 폭포처럼 빗물이 떨어지도록 지붕 물매를 한쪽으로 계획했다. 비 오는 날 벌어지는 재미난 풍경이다. 거실 앞에는 필로티 공간으로 건물을 열고 여기에 작은 수공간을 만들었다. 이 수공간은 때로는 아이의 놀이터가 되기도 하고 오후에는 햇살을 받아 천장에 자연스럽게 물그림자를 그린다.
초기 계획 단계부터 상상했던 노령산맥의 풍광을 집안에 가득 차게 들이는 것, 세대의 모든 공간에서 마주한 자연을 고스란히 누리는 것. 이처럼 금산 주택은 공간마다 다채로운 성격을 경험할 수 있는 집이다. 자연을 사랑하고 정성으로 가꾸는 공통의 취향과 방향성을 가진 가족의 감성이 금산 주택과 함께 더욱 풍요로워지기를 기대한다. 또한, 3세대와 함께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며 사랑받기를 바란다.
2007년 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한 후 오피스, 학교, 공장, 마을 커뮤니티 시설, 패시브 주택, 도시재생, 목조건축 등의 건축 작업을 진행했다. 제천 주택 ‘산수간’, 패시브하우스 ‘은평주택’, 운중동 ‘늘해랑’으로 현대주택의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결을 제시하며 2019년 한국문화대상 우수상, 2020년 한국문화대상 우수상, 2022년 경기도건축문화대상 금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