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TECTURE CORNER

건축주의 가족이 집을 짓고자 고른 땅은 대지 내는 물론 인접 대지와의 고저 차가 심했다. 대지의 형상 또한 반듯하지 않았고 진입도로의 경사는 높은 곳과 낮은 곳의 차이가 2m 정도였다. 이처럼 만만치 않은 여건을 두루 갖춘 땅은 고민거리를 많이 주지만 잘 활용하고 풀어내면 오히려 반듯한 평지보다 더 좋은 설계안이 나오곤 한다.
진행 남두진 기자│자료 에스유피건축사사무소│사진 유근종 작가
DATA
위치 대전 유성구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486㎡(147.02평)
건축면적 212.96㎡(64.42평)
연면적 298.84㎡(90.40평)
부모님동 1층 103.43㎡(31.29평)
가족동
지하 58.57㎡(17.27평)
1층 89.16㎡(26.97평)
2층 47.68㎡(14.42평)
건폐율 43.82%
용적률 61.49%
설계기간 2023년 1월 ~ 9월
시공기간 2023년 9월 ~ 2024년 1월
설계 ㈜에스유피건축사사무소
044-863-5842 www.suparch.com
시공 ㈜다온종합건설
044-868-6087 www.daondnc.com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리얼징크
외벽 - 롱브릭타일, 합성목재(뉴테크우드)
데크 - 합성목재(뉴테크우드)
내부마감
천장 - 실크벽지
내벽 - 실크벽지, 템파보드
바닥 - 강마루, 타일(해성세라믹/세종 소재)
단열
지붕 - T200 비드법보온판 가등급
외벽 - THK135 비드법보온판 가등급
준불연재
계단
디딤판 - 고무나무 집성재
난간 - 강화유리 난간
도어
현관 - 알루미늄 도어(AEVO)
내부 - 영림도어
창호 PVC 시스템창호(에스알펜스터)
주방가구 우노가구
위생기구 대림
난방기구 경동나비엔


땅 하나, 집 두 개
건축주는 대지 한 곳에 두 채를 지어 마당을 공유하며 부모님(2인)과 가족(4인)이 함께 사는 집을 바랐다.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면서도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위해서는 부정형의 대지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 대지를 알뜰하게 활용해 공유 마당을 만들고 시야적으로, 동선적으로 프라이버시를 확보할 수 있는 위치에 두 개의 동을 배치하기 위한 계획이 필요했다.

북서측 대지에 인접하게 가족동과 부모님동, 두 채를 대지 형상을 따라 부채꼴로 벌려 배치하고, 각 채의 현관은 두 채의 중심에 둬 진입부를 공유하도록 했다. 데크로 마감한 진입부 가운데에는 나무 한 그루를 심어 포인트를 줬다.


현관이 가까운 만큼 부모님과 가족은 서로의 집에 오가기 쉽고 동선 결절점을 통해 떨어져 있지만 함께 사는 유대를 느낄 수 있다. 위에서 봤을 때 연속된 곡선을 그리는 현관 앞 포치도 유대를 드러내는 재미있는 디자인이다.


현관 진입부를 공유하기에 마당에서 진입 동선으로 낭비되는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공유 마당을 향한 각 채의 창문은 서로의 시야에 간섭이 없도록 계획적으로 배치했다. 프라이버시가 확보되면서 창문으로 바라본 공유 마당은 마치 개인 마당처럼 보이기도 한다.



집이 연출하는 시나리오
대지 북측의 인접 대지에는 대지 경계선의 가까이에 지어진 2층 규모의 이웃집이 있다. 채광을 배려하기 위해 가족동의 지붕을 채광 방향으로 경사를 주고 단층의 부모님동을 이웃집과 면하게 배치했다.


특히, 가족동의 경사지붕이 단층인 부모님동의 지붕선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도록 디자인했고, 일부 벽면을 곡면으로 처리해 외부공간이 자연스럽게 흐르는 듯하게 유도했다. 직선 담장에 변화도 줘 지루하지 않고 친근한 분위기를 전하고자 했다. 입면의 곡선은 경사지붕의 형태와 매스가 어우러지도록 디자인을 통일한 것이기도 하다.


또한, 롱브릭을 세로 메지로 설치해 변화감을 부여했고 일부에 합성목재 패널을 설치해 따뜻한 포인트를 줬다. 실내도 마찬가지로 직선과 곡선이 한데 어울리는 외관의 모던한 분위기와 이질감이 생기지 않도록 계획했다.

한편, 대지의 고저 차, 도로의 경사 등을 활용해 옥내 주차장을 지하 1층에 계획하고 마당을 확보하기 위해 옹벽을 대지 경계선 쪽으로 살짝 뒤로 물려 설치했다. 주택 진입 전에 전이공간으로서 가벽을 고려했는데 이는 도로에서 볼 때 위압적이지 않은 부드러운 인상으로 비친다.

마당으로 올라가는 진입 계단에 연결되는 헛보(가설보)를 따라 떨어지는 그림자가 오가는 동안 빛의 리듬을 주고 노출콘크리트 벽체 사이의 하늘로 열린 시야를 따라 계단으로 오르면 두 채가 비로소 한 번에 보이는 시나리오식 공간 연출을 의도했다.


능동적이고 가변적인 공간 계획
부모님동에는 단차를 없앤 매립 욕조를 계획해 편의와 안전을 고려했고 마당이 바라보이는 부분에 툇마루를 마련했다.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야외에도 간이주방을 설치했으며 예산을 고려해 좁은 다용도실은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닫혔을 때는 벽면처럼 보일 수 있도록 연출했다. 게스트룸은 딸 가족의 방문을 고려해 슬라이딩 도어로 계획해 필요에 따라 능동적으로 개폐할 수 있는 가변적인 공간으로 계획했다.


가족동은 도로 소음을 차단하고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고자 마당 쪽으로 창문을 계획했다.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보이드 구조로 처리해 공간에 개방감을 주고 자유 곡선의 우물천장으로 디자인해 외부의 벽면 곡선이 자연스럽게 연장된 듯하게 연출했다.


자녀들과의 소통을 위해 주방은 아일랜드 조리대를 더한 대면형으로 계획하고 서재는 슬라이딩 도어로 설치해 가족실 겸 게스트룸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2층 끝에 위치한 테라스는 가족동만의 독립적인 마당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2층 화장실에는 매립형 대형 욕조를 설치해 자녀와의 물놀이 목욕공간으로 조성했다.
건축가는 건축주의 꿈과 바람을 깊이 공유하며 함께 만들어 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건축물을 공간의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모더니스트이며 이용자의 행복을 위한 실용적 가치의 중요성과 지구 환경을 위한 저에너지 건축물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이를 동시에 추구하는 디자인을 지향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