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만에 타이거즈 설욕한다!' 삼성, LG 3승1패 꺾고 KS 진출…강민호 기적의 결승포·레예스 인생투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LG 트윈스의 시리즈 업셋은 없었다.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
삼성은 1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LG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0으로 신승했다. 삼성은 1차전 10-4, 2차전 10-5 완승 이후 3차전에서 0-1로 영패하면서 기세가 잠시 꺾이는 듯했지만, 4차전을 다시 잡으면서 시리즈 3승1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2015년 이후 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이다.
삼성은 21일 광주에서 정규시즌 1위 KIA 타이거즈와 대망의 한국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전통의 강호가 맞붙는다. 삼성과 KIA가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만나는 것은 1993년 이후 31년 만이다. 그해는 삼성이 KIA(당시 해태)에 2승1무4패로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다. 삼성은 1986년과 1987년까지 KIA와 모두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트로피를 두고 다퉜다. 1986년과 1987년 모두 삼성이 1위로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각각 1승4패, 4패로 타이거즈에 무릎을 꿇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4번째 맞대결에서는 삼성이 타이거즈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은 김지찬(중견수)-이성규(우익수)-르윈 디아즈(1루수)-박병호(지명타자)-김헌곤(좌익수)-김영웅(3루수)-강민호(포수)-전병우(2루수)-이재현(유격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데니 레예스다.
LG는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오스틴 딘(1루수)-좌익수(김현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박해민(중견수)-문성주(지명타자)로 맞섰다. 선발투수는 디트릭 엔스였다.
강민호가 8회 귀중한 솔로포를 터트리며 결승타를 장식했다. 아직 한번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경험하지 못한 강민호는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끄는 홈런포를 날리면서 "한국시리즈 냄새라도 맡고 싶다"는 본인의 소원을 이뤘다.
외국인 에이스 맞대결은 무승부였으나 레예스가 판정승을 거뒀다. 레예스는 7이닝 110구 3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직구(39개), 커터(23개), 체인지업(22개), 슬라이더(19개), 투심패스트볼(6개), 커브(1개)를 섞어 던지며 LG 타선을 요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9㎞까지 나왔다. 레예스는 지난 13일 열린 1차전에서 6⅔이닝 3실점(1자책점) 호투를 펼친 데 이어 2경기 연속 팀 승리를 이끌며 1선발의 임무를 다했다. 레예스가 내려간 뒤로는 임창민(1이닝)-김재윤(1이닝)이 무실점으로 이어 던지며 승리를 지켰다.
엔스는 6이닝 103구 1피안타 2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6회까지 0-0 팽팽한 균형을 유지해 줬다. 그러나 2번째 투수로 나선 손주영이 강민호에게 통한의 결승포를 허용하면서 1⅔이닝 1실점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LG는 앞서 나갈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다. 1회말 선두타자 홍창기가 사구로 출루한 게 시작이었다. 경기 시작부터 득점하며 삼성을 압박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무사 1루 신민재 타석 때 홍창기가 2루를 훔치다 아웃됐다. 최초 판정은 세이프였으나 비디오판독 결과 아웃으로 번복됐다. 신민재가 2루수 땅볼 포구 실책으로 출루한 것을 고려하면 홍창기의 도루자는 더더욱 뼈아팠다. 1사 1루에서 오스틴이 유격수 병살타에 그치면서 LG는 삼성을 더 몰아붙일 기회를 놓쳤다.
LG는 2회말 레예스를 한번 더 흔들었다. 1사 후 오지환이 우전 안타로 출루한 것. 그러나 다음 문보경 타석에서 2루를 훔치던 오지환이 또 실패하면서 2사 주자 없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문보경이 좌전 안타로 출루한 것을 고려하면 오지환이 도루에 실패한 게 더 뼈아프게 다가왔다.
6회말 LG는 한번 더 득점 기회를 잡는 듯했다. 한계 투구수에 임박한 레예스를 몰아붙일 절호의 찬스였다. 1사 후 문성주가 중전 안타를 친 뒤 대주자 김대원과 교체됐고, 김대원은 2루 도루에 성공하면서 모처럼 벤치의 작전을 성공시켰다. 이어 홍창기가 사구를 얻어 1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는 신민재가 섰다. 신민재는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타율 0.364(11타수 4안타)로 문성주(6타수 3안타, 0.500) 다음으로 가장 뜨거운 타자였다. 벤치는 신민재에게 기대를 걸었으나 2루수 병살타에 그치면서 벼랑 끝에 놓였던 레예스를 살려주는 꼴이 됐다. 레예스의 투심패스트볼에 맥없이 방망이를 댔다.
삼성이 이렇다 할 공격 기회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레예스는 7회까지 마운드에 오르는 투혼을 펼쳤다. 레예스는 오스틴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김현수와 오지환을 나란히 외야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LG의 반격 흐름을 완전히 끊어놨다.
잠잠하던 삼성 타선을 깨운 건 38살 베테랑 강민호였다. LG는 7회부터 좌완 손주영을 2번째 투수로 기용하면서 3차전에 2번째 투수로 나섰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처럼 가능한 길게 끌고 가는 전략으로 맞섰다. 손주영은 7회 박병호-김헌곤-김영웅을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염경엽 LG 감독의 전략이 2경기 연속 통하는 듯 보이게 했다.
강민호가 8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손주영에게 일격을 날렸다. 볼카운트 3-1에서 손주영이 시속 147㎞짜리 직구를 치기 좋은 높이로 던졌고, 강민호는 좌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강민호의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3호포였다.
삼성은 끝까지 1점 리드를 지키지 않고 버텼다. 9회초 절호의 득점 기회를 놓쳐 아쉬움이 컸다. 2사 후 박병호가 사구로 출루한 뒤 김헌곤이 좌익수 왼쪽 2루타를 쳐 2, 3루 기회로 연결했고, 김영웅이 볼넷을 얻어 만루가 됐다. LG는 김진성에서 유영찬으로 급히 마운드를 교체했는데, 강민호가 3루수 땅볼에 그치면서 추가점 획득에 실패했다. 9회말 김재윤의 어깨가 무거울 법했는데, 홍창기-신민재-오스틴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우면서 경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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