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운행하는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주유등이 켜지기 전에 기름을 넣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자주 오간다. 반대로 연료를 최대한 사용한 뒤 주유하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실제 차량 관리 측면에서는 어떤 습관이 더 바람직할까.

자동차 전문가들은 연료탱크를 지나치게 비운 상태로 장기간 운행하는 습관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그 이유는 연료펌프 때문이다.
연료펌프는 연료탱크 내부에 위치해 엔진으로 연료를 공급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 과정에서 연료 자체가 펌프를 냉각하고 윤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즉, 연료는 단순히 엔진을 움직이는 에너지원이 아니라 연료펌프를 보호하는 냉각제 역할도 함께 하는 셈이다.

만약 연료가 부족한 상태가 지속되면 연료펌프가 충분한 냉각 효과를 받지 못하게 된다. 특히 여름철 고온 환경에서는 펌프 내부 온도가 더 높아질 수 있어 마모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장기간 반복될 경우 연료펌프 수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문제는 연료탱크 바닥에 남아 있는 침전물이다. 최신 차량은 연료필터 성능이 우수하지만, 연료가 지나치게 적은 상태에서 반복 주행할 경우 침전물이 연료계통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물론 주유등이 한 번 켜졌다고 해서 즉시 차량이 고장 나는 것은 아니다. 제조사들은 주유등이 점등된 이후에도 일정 거리를 주행할 수 있도록 여유 연료를 남겨두고 설계한다. 하지만 이를 반복적으로 방치하는 것은 차량 관리 측면에서 권장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연료가 절반 이하로 내려가기 전에 주유하는 습관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조언한다. 이렇게 하면 연료펌프 냉각 효과를 유지할 수 있고, 장거리 이동이나 예상치 못한 교통 정체 상황에서도 여유 있게 대응할 수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연료를 가득 채우느냐, 주유등이 들어온 뒤 주유하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지나치게 낮은 연료 상태를 장기간 유지하지 않는 것”이라며 “연료펌프 보호와 안정적인 차량 관리를 위해서는 최소 절반 수준의 연료를 유지하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연비를 위해 기름을 조금씩 넣는 것보다 차량 주요 부품의 수명과 안정성을 고려한 주유 습관이 장기적으로는 더 큰 경제성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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