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부품 규제 늦춰달라"…현대차·토요타·GM, 미 정부에 요청

미국 상무부 '커넥티드카' 관련 중국산 부품 규제 발표…
자동차 업계 대변하는 AAI "최소 1년 연기해달라" 의견

커넥티드 자동차는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주변과 정보를 주고 받으며 자율주행이나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 기능을 제공하는 일종의 '스마트카'다. 내비게이션이나 무선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차량이 모두 이 범주에 속한다. /AFPBBNews=뉴스1

현대차·토요타·GM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미국 정부에 커넥티드 차량 관련 중국산 부품 규제 시행 시기를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인접국이자 최근 자동차 기업들의 생산 투자가 활발한 멕시코도 미 정부의 중국 규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주요 업체들을 대변하는 자동차혁신연합(AAI)은 자율주행·통신 기능에 중국·러시아산 부품을 사용하는 자동차 판매를 단계적으로 금지하도록 한 미국 정부의 규제를 최소 1년 연기해달라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했다.

커넥티드 자동차는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주변과 정보를 주고 받으며 자율주행이나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 기능을 제공하는 일종의 '스마트카'다. 내비게이션이나 무선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차량이 모두 이 범주에 속한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23일 중국이나 러시아산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사용한 커넥티드 차량의 자국 내 판매·수입을 금지하는 행정예고를 발표했다. 소프트웨어는 2027년식, 하드웨어는 2030년식 모델부터 사용이 금지된다. 모델 연식이 없는 커넥티드 차량의 경우 2029년 1월 생산 물량부터 중국·러시아산 하드웨어를 미국 내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중국이 커넥티드카 시스템을 통해 미국인들의 목적지·운전패턴·대화내용 등 데이터를 확보할 것을 우려한 조치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23일 중국이나 러시아산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사용한 커넥티드 차량의 자국 내 판매·수입을 금지하는 행정예고를 발표했다. 사진은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AFPBBNews=뉴스1

AAI는 자동차 업계를 대변해 미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활동하는 단체로 현대차·토요타·GM·폭스바겐 등 미국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완성차 제조사들이 가입돼 있다. 존 보젤라 AAI 회장은 성명을 통해 "최근 상무부가 공표한 중국산 부품 금지 규정과 관련해 일부 제조사는 전환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상당수 업체에는 너무 짧은 기간일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멕시코 정부는 미 상무부의 중국산 부품 규제 발표와 관련 "멕시코 자동차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별도의 의견을 제출했다. 잠재적인 무역 장벽, 공급망 중단, 생산비용 증가, 직·간접적 고용감소 등 미 정부 규제로 자국이 입게 될 피해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전달했다.

또 자동차 업계와 관련 기술기업들이 규제 시행 전 세부사항에 대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시간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의 역내 자유무역협정(USMCA)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멕시코 정부가 미 정부 결정에 반기를 든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멕시코 투자가 급증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다. 멕시코 경제부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비야디(BYD)를 필두로 광저우자동차그룹, 창청, 지리, 장화이자동차그룹, 체리, MG 등 다수의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멕시코에 신규 진출하거나 인프라 확충 계획을 발표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