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VS 해리스 ‘밈 전쟁’…대선 격전장 된 SNS
테일러 스위프트 ‘해리스 지지’, 좋아요 1000만개
첫 TV토론을 벌인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과 표정을 두고 각종 밈(온라인 유행 콘텐츠)이 확산하고 있다. 양측 지지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밈 대결을 벌이면서 대선 전장이 온라인으로도 옮겨간 분위기다.
지난 10일 첫 TV토론 이후 SNS에서 나타난 온갖 밈 중 가장 관심이 집중된 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티 이민자들에 대해 거짓 발언한 장면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로 온 아이티 이민자들이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는 근거 없는 음모론을 반복했다.
한 누리꾼은 “‘그들이 개를 먹고 있다’고 외치는 것으로 토론에서 이겨본 적 있으신 분?”이라고 조롱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개를 먹는다”는 트럼프 발언과 함께 놀란 표정을 짓는 강아지 영상을 함께 올리기도 했다.
현실 세계 사건을 예측하는 듯한 에피소드로 유명한 미국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도 소환됐다. 심슨 가족 중에서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근거 없는 소문에 한 고양이와 개가 눈알을 굴리며 눈치 보는 장면이 인기를 끌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동물을 보호하는 듯한 이미지를 AI로 만들어내 공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아지와 고양이를 들고 뛰어가는 모습, 고양이가 ‘제가 먹히지 않게 트럼프에게 투표하세요’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모습 등이 SNS에서 퍼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확인되지 않은 발언을 이어갈 때마다 어이없다는 듯 표정을 짓고, 신기해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본 해리스 부통령의 표정도 화제가 됐다. 한 누리꾼은 “새로운 밈의 등장”이라며 해리스 부통령 표정을 모아서 올렸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해리스는 연민과 혐오하는 표정을 마스터했다”며 “모든 여성은 이게 가장 중요한 조합인 것을 안다”고 적었다. 미국의 정치 평론가 겸 방송인 웬디 오세포는 이 장면을 캡처한 이미지와 함께 “내가 이 사진을 보내면 나는 당신이 거짓말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는 의미”라고 적기도 했다.
해리스 캠프 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서 바이럴(입소문) 영상이 될만한 말을 하도록 부추기는 토론 전략을 짰는데, 실제로 이런 전략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직후에도 틱톡을 비롯한 SNS에서 젊은 세대가 보여준 지지를 동력삼아 상승세를 탔다.
당시 미국의 Z세대들은 SNS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관련한 ‘코코넛’과 ‘브랫(악동)’ 밈을 만들어 유행시켰다. 이를 두고 ‘카멀라 돌풍’의 진원지라는 분석이 나왔다. 해당 밈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해 5월 백악관 연설에서 코코넛 나무를 언급한 것과 그의 웃음소리를 바탕으로 창작된 숏폼 콘텐츠였다.
미국의 정치 전략가들은 SNS가 올해 선거에서 과거보다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콘텐츠 제작자와 인플루언서를 섭외해 당의 정책과 후보자 홍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표적 사례로 전 세계에서 영향력이 큰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는 TV토론이 끝난 후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혀 선거판에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해당 게시물은 하루 만에 1000만개가 넘는 ‘좋아요’를 불러모았다. 미국 연방 조달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2시 기준 33만7826명이 스위프트가 만들고 공유한 URL을 통해 유권자 등록 페이지로 이동한 것으로 집계됐다.
케이스 마이어스 버지니아공대 커뮤니케이션 학과 교수는 미 정치매체 더힐에 “스위프트 팬들은 전통적 미디어보다는 소셜미디어에서 많은 정보를 얻는다”며 “따라서 스위프트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치적 사안을 언급하면 팬들은 잠재적으로 그를 통해 뉴스를 접한다”고 설명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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