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유증→반발→축소’⋯ 제2의 한화에어로 될까
두 차례 정정 요구 넘을지가 1차 관문…자금 사용 계획·주주 부담 여전히 변수
한화에어로는 정정 끝 유증 성사…태양광·석화 부진 속 설득 난도 커져

한화솔루션이 유상증자 규모를 또다시 줄였다. 당초 2조4000억원 규모로 추진했던 유상증자는 금융감독원의 잇단 정정 요구와 주주 반발을 거치며 1조7000억원까지 낮아졌다. 시장의 시선은 지난해 유사한 진통을 겪은 뒤 유상증자를 마무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례가 한화솔루션에서도 재연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전날 유상증자 규모를 1조8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으로 낮추는 자진 정정안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당초 2조4000억원 규모로 추진했던 유증은 주주 반발과 당국의 정정 요구에 부딪혀 7000억원 가량 줄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행보와 ‘닮은꼴’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3조6000억원의 대규모 증자 카드를 먼저 꺼내 든 뒤, 최종 2조9000억원으로 규모를 축소했다.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 이후 시장 반발과 규모 조정이 이어졌다는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한화솔루션 역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비슷한 시험대에 올랐다고 본다.
다만, 양 사가 처한 여건은 다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방산 수요 확대와 수주 증가 기대를 바탕으로 유증 부담을 성장 투자 논리로 흡수할 수 있었다. 실제 유상증자 발표 직후 주가가 흔들렸지만, 이후 방산 호황과 실적 개선 기대가 맞물리며 시장에 안착했다.
하지만 한화솔루션은 태양광과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란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글로벌 태양광 공급과잉과 미국 정책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고, 케미칼 부문은 중국발 공급 부담과 수요 둔화에서 자유롭지 않다.
게다가 지난해 글로벌 태양광·석유화학 업황 둔화의 직격탄을 맞으며 353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최근 2년간 1조6000억원 규모의 자산 매각과 영구채 발행 등 자구책에도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막지 못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대규모 유증에 나선 기업들을 상대로 주주가치 훼손 여부와 자금 조달 필요성을 보수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만큼, 시장은 이번 정정안이 추가 보완 요구 없이 효력을 발생할 수 있을지를 최대 변수로 보고 있다. 일정이 다시 지연될 경우 신용등급 하락 압박은 물론, 한화솔루션의 자금 조달 계획 전반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설사 정정안이 금감원 문턱을 넘더라도 소액주주 집단행동이 변수로 남아 있어, 유증 규모 축소만으로 주주 불만이 잦아들지도 미지수다. 주주행동주의 플랫폼 액트(ACT)에 따르면 한화솔루션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한화임팩트와 북미 법인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6.88%의 시장가치가 약 1조9600억원에 달한다며, 유상증자 대신 해당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솔루션 입장에서는 이번 정정안으로 당국을 설득해 유증 절차를 정상 궤도에 올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이 첫 단추를 꿰지 못해 유증이 장기 표류하거나 무산될 경우 시장 불신은 물론 그룹 전반의 자금 조달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봤다.
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