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솥밥 먹었던 김현수도 분노…'오재원 사태'에 "반인륜적 행위"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39)이 마약 투약에 이어 후배들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강요한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김현수 회장(36·LG 트윈스)이 선수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24일 OSEN에 따르면 김현수는 이날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으로서 한국프로야구선수단 전원에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수면제 대리 처방 사건과 관련한 안내문을 발송했다.
앞서 지난 22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두산 구단의 자체 조사 결과, 오재원의 수면제를 대리 처방해 준 선수가 다수 나왔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오재원 사건에 연루된 두산 소속 선수는 8명으로, 이들은 대부분 2군 선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 베어스 출신으로 김현수와 한솥밥을 먹기도 했던 오재원은 지난 17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오재원은 2022년 11월부터 약 1년간 총 11회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와 지난해 4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오재원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89회에 걸쳐 지인 9명으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 2242정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에 두산 선수 8명이 관련된 것이다. 오재원은 지인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매수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이번 사건이 더 안타깝고 화가 나는 것은 선배의 강압에 의해 후배들이 옳지 않은 일을 했다는 것"이라며 "아직도 위계질서라는 말 아래 선배가 후배를 존중하지 않고 선을 넘어서는 요구를 하는 사례들이 곳곳에서 일어난다. 우리는 그러한 문화가 없어지도록 더 많이 변해야 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후배 간의 관계와 팀의 분위기를 위해 어느 정도의 질서가 필요할 때도 있다"면서도 "이번에 일어난 사건과 같이, 받아들일 수 없는 비상식적인 요구는 해서도, 받아줘서도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배의 비상식적인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한 요구를 받았다면 명백하게 선배의 잘못이다.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 거절하기 힘들다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라"고 당부했다.
김현수는 "선수협회는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직이다. 협회가 우선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2022년부터 도입해 운영 중인 선수 고충 처리 시스템을 소개했다. 신고한 선수 본인과 협회의 사무총장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볼 수 없는 비공개 프로그램이라며, 고문변호사를 통해 법적으로도 해결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수협회장 임기 동안 위계가 확실한 선수단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피해를 받고 있는 선수가 비상식적이고 불합리한 상황에 맞설 수 있는 시스템을 활성화 하겠다"고 했다.
이어 "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선 선배들이 변해야 하고, 후배들도 적극적으로 시스템을 이용해야 한다. 그래야 근절할 수 있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또한 김현수는 프로 야구선수들이 약물 등 불법적인 유혹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을 짚으며 "유혹에 노출됐다면 부디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을 떠올려 주면 좋겠다. 한순간에 자신이 쌓은 커리어가, 자신의 꿈이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혼자서 뿌리치기 어렵다면 고민하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적극적으로 요청해라. 선수협회가 최선을 다해 도움을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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