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맥주 보다 더 팔린 위스키, 주류 시장 트렌드 바뀐다

우지수 2023. 11. 2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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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올해 판매 주류 중 13% 위스키…구매자 40% 2·30대
홈술·하이볼 등 유행 영향…다양한 가격대로 소비자 공략

올해 대형마트 위스키 매출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유통업계는 판매 위스키 종류를 다양하게 늘려 고객 수요를 챙기고 있다. /우지수 기자

[더팩트|우지수 기자] 국내 주류시장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아저씨 술' 이미지로 수요가 한정적이던 위스키는 전 세대에게 사랑받는 주류 품목으로 발돋움했다. 한때 판매 비중 2위를 기록하던 수입맥주는 소비자 손길이 줄면서 위스키에게 매출을 따라 잡히기도 했다.

국내 위스키 시장은 팬데믹을 거치면서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 문화와 함께 성장했다. 이어 위스키에 탄산수를 섞어 마시는 '하이볼'이 젊은 층에서 유행하면서 수요가 늘었다. 유통업계는 다양한 가격대의 위스키를 매대에 올리면서 소비자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 주류 매출에서 위스키가 차지하는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이마트가 발표한 올해 1~10월 주류 매출 분석에 따르면, 전체 주류 매출에서 위스키가 차지하는 비중이 13%로 집계됐다. 수입맥주의 경우 12.9%로 위스키보다 적게 팔렸다. 위스키는 국산 맥주와 소주, 레드 와인에 이은 매출 4위에 올랐다.

특히 이마트에서 위스키를 구매한 고객 중 40%가 30대 이하로 구성되면서 구매층이 대중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위스키가 가졌던 일명 '아저씨 술' 이미지를 탈피한 셈이다. 2019년 이마트의 위스키는 40대 이상 고객층이 주로 구매했고, 판매 비중은 4.5%로 6위였다.

롯데마트의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위스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 늘었다. 연말을 앞두고 판매량이 늘고 있는 추세다. 롯데마트는 4만 원대 위스키와 10만 원대 위스키가 함께 인기를 끌면서 넓은 고객 범주에서 위스키를 판매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올해 3~8월 위스키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 늘었고, 9~11월엔 21% 성장했다. 연간 실적은 지난해 매출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홈플러스는 고객들의 위스키 접근성 확보에 힘을 실었고, 1~3만 원대 위스키가 매출 1~5위를 차지했다.

위스키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 소비자 수요에 맞춰 위스키에 힘을 주고 있고, 그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점점 다양한 종류의 위스키가 소매 시장에 들어오고 있다"며 "대형마트 채널 특성상 소비자 수요가 큰 제품을 적극적으로 내세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에서 수입맥주의 판매량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국산맥주의 마케팅 강화, 수입맥주의 경쟁력 약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우지수 기자

◆ 국산맥주 아성 노리던 수입맥주 성장세 '주춤'…가격·다양성 등 경쟁력 감소

국내 맥주 시장에 다양성을 가져온 수입맥주 품목은 대형마트에서 주춤하는 분위기다.

2019년 이마트 주류 매출에서 수입맥주는 20%의 비중을 차지하며 2위에 올랐던 인기 품목이다. 하지만 2020년 정부가 맥주 품목에 종량세(물량을 기준으로 책정하는 세금)를 부과하면서 캔맥주 가격이 오른 후부터는 더딘 성장세를 보였다. 이마트의 올해 1~10월 주류 매출 중 수입맥주의 비중은 12.9%로 5위를 기록했다.

올해 수입맥주 매출이 부진한 이유로 국산맥주의 강세가 꼽힌다. 지난 4월 하이트진로는 신제품 맥주 '켈리'를 출시했다. 켈리는 출시 후 7개월 간 판매량 2억 병을 돌파하며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수입맥주의 장점 중 하나인 '다양성'도 국내 제품군이 넓어지면서 경쟁력이 줄었다. 다양한 맛과 향, 제조 방식으로 수입맥주가 소비자의 인기를 끌었지만 국산 수제맥주 등 수입맥주를 대체할 제품군이 잇따라 출시됐다. 맥주 세금이 종량세로 전환하며 국산맥주 가격은 떨어지고, 수입맥주는 오르면서 가격 경쟁력도 감소했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주류업체가 마케팅에 힘을 주면 특정 제품을 매대 전면에 내세울 수 있다. 올해 처음 출시됐던 켈리가 공격적으로 마케팅했고, 경쟁사들도 그에 맞춰 국산맥주 광고비에 자본을 투자했다"며 "맥주업체들의 경쟁이 국산맥주 매출이 늘어나는 데 일조했고, 이에 따라 수입맥주가 덜 팔린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업계는 위스키 품목 강화 전략을 유지하고, 수입맥주에 대해선 큰 조치를 취하지 않을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위스키 소비층이 넓어졌다. 고객이 선호하는 상품도 다양해지고 있으니 인기 있는 상품을 중심으로 새로운 상품을 발굴해나가고 있다"면서 "최근 수입맥주 중 칭따오에서 이슈가 불거진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상황을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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