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음주운전 방지 위한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예정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차량 실내에서 운전자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출시 예정들인 신차에 탑재할 예정이라 밝혔다. 탑재의 목적은 음주운전 방지이며 제조사들은 이 계획을 지지했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지만, 음주 운전은 중대한 범죄다. 하지만 처벌 수위가 낮다는 평가가 있을 만큼 한국을 포함해 다수의 국가에서 음주 운전에 대해서만큼은 묘하게 관대한 측면이 없지 않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음주 운전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물론 일부에서는 아예 차량 내에 음주 측정기를 부착해두고 음주 정도에 따라 시동을 걸지 못하게 하는 등의 아이디어도 고안했지만, 정착되지 못했다.

예를 들어 기차나 버스처럼 기업 단위로 운영되는 이동 수단의 경우 이런 방식이 충분히 효용성이 있으나 개인을 상대로 운전을 원천적으로 단속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 그래서 세계 각국의 정부 또는 교통관리 당국은 이 문제를 해결하고 음주 운전으로 인해 발생 가능한 위험들을 차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곳은 미국의 도로교통안전국(NHTSA)다.

이들은 2021년부터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신차에 의무적으로 장착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2027년을 목표로 하며 3년간의 유예를 두고 있지만 당장 내년에 본격적인 도입의 시작임에도 현재로서는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NHTSA에 따르면 현재까지 차량 내에서 혈중 알코올 농도를 정확히 측정할 기술이 개발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음주측정기를 부착하면 되지 않는가?라는 의문도 들지만 거추장스러울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시스템 오류가 아직 해결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따금 전혀 음주를 하지 않았음에도 음주 측정에 적발되었다는 이야기가 도시 괴담처럼 들리곤 하는데, 실제로 시스템 오류로 인해 아주 낮은 확률로 잘못 측정될 때가 있다.

만약 차량 내 의무적으로 설치된 음주 측정 시스템의 오류로 그날 하루 차를 사용할 수 없다면 그 또한 복잡하고 골치 아픈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음주 측정 장치가 아니라 카메라와 센서를 이용해 행동 패턴을 분석하는 방식도 거론되고 있다.

물론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바로 사생활 침해 문제다. 내 행동 패턴을 추적하는 스마트폰 트래킹 기능도 허용되기까지 상당한 진통을 겪었는데, 만약 실내에 설치된 카메라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내 상태와 패턴을 관찰하고 분석하는데 쓰인다면 달가워할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데이터화된 내 행동 패턴들이 어떤 경우 나에게 불리한 증거로 사용될 수 있어 이를 기쁘게 허용할 사람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미 최신 차량에는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이 보편화되어 있다.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눈동자나 얼굴의 움직임을 추적해 집중 여부를 분석하는 시스템 말이다. 이런 시스템이 허용되는 이유는 단순히 주의를 환기시키고 안전 운전을 권고하기 위한 폐쇄형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반면 음주 운전 방지를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은 이야기가 다르다. 데이터가 어디론가 전송되거나 공유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아직 음주운전 방지를 위한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의 의무 도입은 유예 상태로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지만큼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매년 전 세계에서 음주 운전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며, 재산상의 손실을 겪고 있다. 그래서 NHTSA뿐만 아니라 IIHS도 최근 음주운전 모니터링 시스템이 차량에 포함될 수 있도록 최고 안전 등급 (TSP+)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BMW, 포드, 토요타 등 다수의 제조사들도 NHTSA의 정책에 찬성한다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니까 제조사들도 음주 운전을 매우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시스템의 의무 도입은 분명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고질적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기술뿐만 아니라 윤리적인 측면에서 복잡한 딜레마를 안고 있다.

개인과 공공의 안전 VS 사생활 침해, 두 개의 중대한 사안 앞에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 것일까?

오토뷰 | 뉴스팀 (news@autoview.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