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철이 되면 와이퍼를 하늘로 향해 꼿꼿이 세워둔 차량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와이퍼 고무(블레이드)가 유리창에 얼어붙어 찢어지거나 모터가 과부하되는 것을 막기 위한 운전자들의 오랜 상식이었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 전문가들은 이러한 습관이 오히려 와이퍼 암의 핵심 부품을 영구적으로 손상시키고, 자칫 앞 유리를 파손시키는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안전을 위한 선의의 행동이 예상치 못한 고가의 수리비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와이퍼를 장시간 세워두었을 때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와이퍼 암 내부에 위치한 '텐션 스프링'의 변형이다.
특히 영하의 혹한기에는 금속의 탄성이 떨어지기 쉬워 스프링이 원래의 장력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영구 변형'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스프링의 힘이 약해지면 주행 중 와이퍼가 유리에 제대로 밀착되지 않아 빗물이나 눈이 깨끗하게 닦이지 않는 등 시야 확보에 심각한 지장을 주게 된다.

와이퍼를 세워두는 행동은 차량의 전면 유리를 물리적인 타격으로부터 무방비 상태로 만든다. 겨울철 강풍이나 쌓인 눈의 하중으로 세워진 와이퍼가 갑자기 유리창 쪽으로 쓰러질 경우 그 충격은 생각 이상이다.
와이퍼 암은 강력한 스프링 힘에 의해 유리를 타격하게 되는데, 기온이 낮아져 평소보다 취약해진 유리는 이 충격만으로도 금이 가거나 완전히 파손될 수 있다.
단순한 와이퍼 고무 교체 비용을 아끼려다 수십만 원에 달하는 앞 유리 교체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와이퍼가 유리창에 얼어붙는 것이 걱정된다면 무리하게 세우기보다 다른 대안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가장 권장되는 방법은 '와이퍼 전용 커버'나 전면 유리 전체를 덮는 '성에 방지 커버'를 사용하는 것이다.
커버가 없다면 와이퍼를 눕힌 채로 그 사이에 신문지나 비닐봉투를 끼워두는 것만으로도 직접적인 결빙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만약 미처 준비하지 못해 와이퍼가 유리에 붙어버렸다면 억지로 떼어내지 말고, 시동을 건 뒤 히터의 송풍 방향을 앞 유리(Defrost)로 설정해 얼음을 자연스럽게 녹이는 것이 와이퍼와 유리를 동시에 보호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와이퍼를 세워두면 평소 가려져 있던 와이퍼 암의 힌지와 고무 날의 측면이 차가운 공기와 눈에 직접 노출된다. 이는 고무의 경화를 촉진하고 플라스틱 부품을 더욱 부서지기 쉽게 만들어 전체적인 소모품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겨울철에는 주행 전 와이퍼 노즐 주변의 눈을 미리 제거해 워셔액 분사가 원활하게 되도록 관리하고, 결빙 방지 성분이 포함된 겨울용 워셔액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와이퍼 세우기는 과거의 임시방편일 뿐"이라며, 최근 차량들은 공조 시스템의 성능이 우수하므로 히터와 커버를 활용한 관리가 정석이라고 조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