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노태우 비자금' 지적…"이완용 후손 재산 환수 소송 같다"

/사진=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캡처

홍준표 대구시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관장이 이혼소송에서 꺼내든 '노태우 비자금'과 관련해 일침을 날렸다.

홍 시장은 지난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인의 불법자금이 기업에 유입돼 30여년 후에 1조원 이상 불어났다고 해서 그 돈이 국가에 환수되지 않고 후손에게 귀속되는 게 정의에 맞는가"라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구체적 지적 대상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이 발언은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노 관장이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을 밝히며 1조4000억원의 재산분할을 받아낸 상황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 관장은 앞서 이혼 소송에서 모친 김옥숙 여사의 '선경 300억'이라고 적힌 메모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를 통해 재산분할에서는 유리한 고지를 점했지만, 역풍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 노태우 일가의 비자금을 추가 조사해 환수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홍 시장도 “마치 이완용 후손의 재산환수 소송을 보는 듯하다”며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홍 시장은 과거 검사시절 '6공 황태자'로 불렸던 박철언 전 장관의 구속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박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 여사의 고종사촌 동생이다. 홍 시장이 6공화국 권력을 상대한 이야기는 드라마 '모래시계'로 방영돼 큰 관심을 받았다.

한편 홍 시장은 29일에도 "6공 시절 황태자로 불리던 박 특보는 월계수회를 이끌고 득세했던 순간이 있었지만, 노 대통령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서 급격히 몰락하기 시작했고 결국 정계에서 퇴출됐다"며 "노태우의 아우라로 큰 사람이 그걸 본인의 것으로 착각했으며, 권력의 뒷받침으로 큰 박 특보의 권력은 모래성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윤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