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추가' 신형 텔루라이드·셀토스, 기아 관세 위기 벗어날까

위장막을 씌운 기아 신형 텔루라이드. 올해 하반기 신형으로 출시되는 텔루라이드에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더해진다. /사진=조재환 기자

신형 텔루라이드와 셀토스 등 기아가 하반기에 출시하는 핵심 차종들이 위장막이 씌워진 채 28일 국내 도로와 주차장 등에서 잇달아 발견됐다. 이들 차량은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추가될 예정으로 최근 미국 관세정책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기아의 희망과도 같다.

기아 미국법인의 올해 상반기 판매자료에 따르면 북미 전용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텔루라이드는 전년 대비 15.0% 늘어난 6만1502대가 팔렸다. 또 스포티지(8만7172대)와 쏘렌토(5만919대) 등도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기아의 미국 내 상반기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41만6511대를 기록했다. 이 덕분에 기아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6.5% 늘어난 29조3496억원에 달했지만 미국 관세정책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24.1% 감소한 2조7648억원에 그쳤다.

텔루라이드 판매 증가에도 관세장벽에 부딪친 기아는 올 하반기 신형 텔루라이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텔루라이드에는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처럼 2.5ℓ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이 장착될 가능성이 높으며 V2L(vehicle-to-load) 기능도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텔루라이드는 아직까지 북미 전용 대형 SUV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시장에 출시될 계획은 없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셀토스는 2019년 하반기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국내 시장에서 24만3199대가 누적 판매돼 비교 차종인 현대차 코나보다 약 2배 넘는 판매기록을 세웠다. 전체 누적 판매 대수 중 86.0%가 자가용으로 활용될 정도로 개인 고객의 선택을 받았다. 특히 셀토스는 올 상반기 기아 글로벌 판매현황에서 스포티지(28만3512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5만1049대가 팔리는 등 5년 넘게 기아의 대표 차종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위장막에 가려진 기아의 신형 셀토스가 일반도로주행 테스트에 나섰다. /사진 제공=독자

기아는 2019년 셀토스 출시 초기 1.6가솔린터보엔진과 1.6디젤엔진 등 총 2종류의 파워트레인을 적용했으나 2021년 9월 디젤 단종을 결정했다. 이는 전동화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기아 자체 전략인 ‘플랜에스(Plan S)’의 일환으로 분석됐. 이후 기아는 4년 넘게 기존 셀토스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추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아는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완전변경 셀토스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적용한다고 공식화했다. 셀토스와 텔루라이드 등 신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추가하고 목적기반형차량(PBV)과 대중형 전기차 등을 투입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특히 셀토스의 상반기 미국 시장 판매량이 전년 대비 23.9% 감소한 2만4939대에 그친 만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장착된 완전변경 모델의 성공 여부가 향후 기아의 수익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기아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유연생산 운영을 통해 시장 수요 및 규제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기아가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서 신형 하이브리드 차량을 생산할 예정인 가운데 첫 차량이 텔루라이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조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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