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케팅 테크 기업 어센트코리아의 검색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리스닝마인드'가 데이터 분석 툴에서 인공지능(AI)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리스닝마인드는 특정 검색어의 검색 경로와 연관 검색어, 검색량 추이 등의 상세 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다. 주로 기업의 상품기획이나 마케팅 담당자들이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마케팅 전략을 세우기 위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활용한다.
리스닝마인드는 특정 검색어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의 '의도(Intent)'와 '맥락'을 읽어낸다. 단순한 키워드 검색량 분석을 넘어 △사용자의 실제 검색 경로 △연관 키워드 간 네트워크 △검색 트렌드 변화 등을 시각화한다. 이를 통해 마케터와 기획자는 소비자의 복잡한 의사결정 흐름을 정밀하게 파악하고, 새로운 타깃 세그먼트를 발굴하거나 경쟁 환경 속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얻기 위해 활용한다.
기존의 리스닝마인드는 검색경로를 분석해 얻은 고객의 특정 페르소나에 맞는 광고 문구와 웹페이지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페르소나는 광고업계에서 주로 쓰이는 용어로, 각 영역을 대표하는 소비자 유형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간 리스닝마인드를 이용하는 일부 고객은 어떤 검색어를 입력해야 할지, 검색 결과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등에 대해 어려움을 겪었다. 어센트코리아는 이러한 고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리스닝마인드를 이용하며 인사이트를 얻도록 하기 위해 AI를 보다 깊이 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어센트코리아 사무실에서 박세용 대표를 만나 회사의 AI 전략에 대해 들었다.
누구나 쉽게 리스닝마인드 데이터 가져다 쓴다
기존 웹 서비스로 제공되던 리스닝마인드의 제너레이션 명이 '허블'이었다면, AI 서비스로 진화 중인 리스닝마인드 제너레이션 명은 '튜링'이다. AI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앨런 튜링에서 그 이름을 따온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리스닝마인드의 AI 전략은 △리스닝마인드 공식 MCP 서버 공개 △챗지피티 기반의 사용 MCP서비스 공개 △웹 채팅 기반의 AI서비스 공개 △미국 검색 데이터 기반의 Listeningmind.ai서비스와 같이 모두 AI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리스닝마인드 공식 MCP 서버는 기업들이 그간 축적된 방대한 검색 데이터를 필요에 따라 가져다 쓰면서 기존 서비스나 데이터와 연결해 새로운 인사이트 혹은 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MCP는 'Model Context Protocol'의 약어다. AI 모델에게 '문맥(context)'을 더 잘 이해시키기 위해 설계된 일종의 통신 규칙이다. AI 모델이 대화나 작업 중 더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외부 정보나 사용자의 상태 등을 체계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제공한다. MCP를 통해 AI 모델은 보다 지속적이고 맥락 있는 대화나 작업을 할 수 있다.
또 어센트코리아는 자신들이 공개할 리스닝마인드 공식 MCP를 주요 대규모언어모델(LLM)인 오픈AI의 챗GPT에 적용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작업이 완료되는 7월말부터는 리스닝마인드에 등록 후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키를 얻어 리스닝마인드에 쌓여있는 각종 검색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 분석과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박 대표는 "리스닝마인드의 핵심 경쟁력인 데이터를 고객이 보다 쉽고 다양하게 쓸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MCP를 선택하게 됐다"며 "고객은 데이터분석 역량과 관계없이 풀고 싶은 문제를 정확히 정의만 할 수 있다면 리스닝마인드 튜링으로 그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챗GPT외에 등과 같은 다른 AI서비스에서도 MCP를 지원하게 되면 튜링을 사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8월말부터는 리스닝마인드 내 웹 채팅 기반의 AI서비스를 통해 리스닝마인드의 모든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10억 미국 검색 데이터도 활용한다
리스닝마인드에서는 현재 한국과 일본의 검색어 데이터가 제공되고 있다. 리스닝마인드에 따르면 한 달 간 한국에서 검색되는 검색어는 약 2억개, 일본은 약 3억개인 반면 미국은 10억개다. 세계 최대 시장인 만큼 검색어 수도 한국과 일본에 비해 훨씬 많다.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들은 미국 검색어 데이터에 높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박 대표는 올해 9월이 되면 리스닝마인드.ai를 통해서 미국 검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는 일본에서는 이미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미 △액센츄어 재팬 △다이쇼 △사이버에이전트 △덴츠런웨이 △프런티어 △노바셀 △클러치 등의 일본의 중견 기업들이 리스닝마인드를 자사 마케팅 전략 수립에 활용하고 있다.
어센트코리아는 리스닝마인드의 미래를 특정 산업 영역에 특화된 글로벌 '버티컬 AI'로 생각하고 있다. 리스닝마인드가 현재 서비스 중인 한국·일본·미국 소비자들의 의도가 담긴 영역별 검색 데이터를 모두 확보했기에 도전할 수 있는 분야다. 박 대표는 "우리가 보유한 국가별 산업별 범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정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버티컬 AI 서비스를 수년 안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회사의 후배들과 함께 최근 '인텐트 마케팅 혁명'이란 제목의 책도 냈다. 그간 많은 고객들을 만나며 수행한 프로젝트에서 개발한 △검색 데이터에 기반한 인텐트 마케팅 전략 △인텐트 데이터에 기반한 콘텐츠 전략 및 실전 가이드 △검색엔진 최적화 전략 등 디지털마케팅에 대한 깊이있는 노하우를 한 권의 책에 담아냈다.
그는 "마케팅의 방향을 고민하는 많은 마케팅 책임자와 실무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이드 같은 책"이라며 "고객의 의도를 파악하고 각 마케팅 채널에 회사의 콘텐츠를 가장 효과적으로 노출할 수 있는 노하우를 담았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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