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갑 닫은 국민 ‘내수 침체’ 경고등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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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국가데이터에서 발표한 '2025년 연간 가계 동향 조사' 결과는 현재 우리 경제에 무거운 경고장을 던진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전년과 비교해 1.7% 증가한 293만9000원을 기록했지만, 물가 상승분을 제외한 실질 지출은 0.4% 감소했다.
식료품(+1.9%)과 주거비(+2.6%) 등 필수 생계비 지출은 늘었지만, 이는 소비가 활발해진 결과가 아닌 물가 상승에 따른 비자발적 지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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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국가데이터에서 발표한 '2025년 연간 가계 동향 조사' 결과는 현재 우리 경제에 무거운 경고장을 던진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전년과 비교해 1.7% 증가한 293만9000원을 기록했지만, 물가 상승분을 제외한 실질 지출은 0.4% 감소했다. 실질 소비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이다. 명목 소득은 늘었으나, 고물가, 고금리 속 국민의 실제 구매력은 오히려 퇴보한 셈이다.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소비의 질적 악화와 양극화 고착화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무려 138%에 달했다. 벌어드린 소득에 38%를 더 써야 생활이 가능한 만성 적자 구조에 빠진 상태다. 반면 상위 200%인 5분위 가구는 소득 증가율이 지출 증가율을 넘어서 월평균 425만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고소득층이 견고한 소득을 바탕으로 자산을 불려가는 동안 저소득층은 생계를 위해 빚을 내고 자산을 처분해야 하는 극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지출 항목별로 봐도 민생 고통은 더 두드러진다. 식료품(+1.9%)과 주거비(+2.6%) 등 필수 생계비 지출은 늘었지만, 이는 소비가 활발해진 결과가 아닌 물가 상승에 따른 비자발적 지출이다. 교육비(-2.8%)와 오락·문화(-1.3%) 삶의 질에 직결된 비용부터 지출을 줄였다. 교육비 실질 지출이 4.9%나 급감한 것은 학령인구 감소 영향만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당장의 생계를 위해 자녀 교육까지 줄이는 '고통의 구조조정'이 시작된 것으로 봐야 한다.
이자비용(+11%)과 세금 등 경상조세(+11.5%)의 가파른 상승세는 가처분소득을 잠식하며 내수 활력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가계가 지갑을 닫으면 기업 매출이 줄고, 고용과 소득의 위축으로 이어지는 불황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수출 지표 회복세에 안주해 민생의 경고음을 외면해선 안 된다. 지표상 성장률 숫자가 가계의 실질적인 삶을 대변하지 못하는 착시현상을 직시해야만 한다. 저소득 취약계층을 향한 정교한 핀셋 지원과 중산층 가처분소득을 늘릴 수 있는 실효적인 세제 정책의 재설계가 시급하다. 내수가 무너진 경제 성장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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