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사람은 잠깐만 만나도 기분이 좋아지지만 어떤 사람은 몇 마디 나누지 않았는데도 진이 빠진다. 처음에는 성격이 맞지 않아서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사람의 말과 행동에서 반복되는 문제가 보이기도 한다.
공자는 『논어』에서 사람을 사귈 때 어떤 태도를 경계해야 하는지 여러 차례 이야기했다. 특히 겉으로는 그럴듯해 보여도 가까이 지낼수록 관계를 피곤하게 만드는 사람들의 특징을 짚었다. 공자의 가르침을 오늘날의 인간관계에 적용하면 다음 세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3위. 듣기 좋은 말만 하면서 진심은 숨기는 사람
공자는 『논어』에서 교언영색(巧言令色), 즉 말을 교묘하게 꾸미고 표정을 보기 좋게 만드는 사람에게는 인이 드물다고 말했다. 이는 말을 부드럽게 하거나 친절한 사람이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상대에게 잘 보이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칭찬을 하고 상황에 따라 태도를 바꾸는 모습을 경계한 것이다.
실제로 앞에서는 누구보다 친절하게 대하면서 뒤에서는 험담을 하거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말을 바꾸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과 가까이 지내면 어느 말이 진심인지 알기 어려워 관계가 불안해진다. 사람을 판단할 때는 듣기 좋은 말을 얼마나 많이 하는지보다 말과 행동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2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남 탓만 하는 사람
공자는 『논어』에서 군자는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고 소인은 남에게서 원인을 찾는다고 말했다.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는 사람과 문제가 생길 때마다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는 사람의 차이를 강조한 것이다. 주변에도 일이 잘못되면 언제나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 탓부터 하는 사람들이 있다.
처음에는 억울한 사정이 있다고 생각해 이야기를 들어주지만 비슷한 불평이 반복되면 듣는 사람도 지치게 된다. 특히 자신에게 불리한 이야기는 받아들이지 않고 작은 지적에도 화를 내는 사람과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상대에게 잘못을 인정하라고 요구하기 전에 자신도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1위. 사람을 가까이하는 이유가 오직 자신의 이익 때문인 사람
공자는 『논어』에서 군자는 의로움을 알고 소인은 이익을 안다고 말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돈을 벌거나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는 행동 자체가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라 무엇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느냐는 점이다. 인간관계에서도 이런 차이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에게는 지나치게 친절하지만 더 이상 얻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면 연락을 끊는 사람들이 있다. 상대의 형편이 어려워지면 모른 척하면서 자신이 필요할 때만 친한 척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관계에서는 아무리 오래 알고 지냈더라도 진정한 신뢰가 쌓이기 어렵다.
특히 이익만을 기준으로 사람을 대하는 사람은 상대의 호의까지 계산의 대상으로 만들기 쉽다. 누군가 자신에게 밥을 사주면 다음에 무엇을 부탁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친구가 좋은 소식을 전하면 축하하기보다 자신에게 돌아올 이익부터 따지는 것이다. 물론 인간관계에는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측면이 있으며 현실적인 이해관계를 고려하는 일도 필요하다. 하지만 상대를 하나의 인격체가 아니라 이용할 대상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면 관계는 쉽게 소모적이 된다. 공자가 강조한 의로움은 손해만 보며 살라는 뜻이 아니라 이익 앞에서도 지켜야 할 도리와 기준이 있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서로의 쓸모보다 사람 자체를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공자의 가르침에서 주목할 부분은 사람을 무조건 멀리하라는 것이 아니라 어떤 태도가 관계를 무너뜨리는지 알아보라는 데 있다.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사람보다 행동이 한결같은 사람을, 남을 탓하는 사람보다 자신을 돌아보는 사람을 가까이하는 것이 좋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사람은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라 필요할 때만 나를 좋아하는 사람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단정하기보다 반복되는 행동을 통해 관계를 판단해야 한다. 동시에 자신도 누군가를 이익 때문에 대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좋은 사람을 곁에 두는 지혜는 결국 자신부터 믿을 만한 사람이 되려는 노력과 함께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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