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공개매수 막으려던 고려아연 ‘고육지책’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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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손을 재차 들어주면서 고려아연의 경영권 방어 가능성이 커졌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은 고려아연 경영권을 노리는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이하 MBK)의 의결권을 높여주기도 하지만, 최 회장 입장에서는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방어 수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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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손을 재차 들어주면서 고려아연의 경영권 방어 가능성이 커졌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은 고려아연 경영권을 노리는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이하 MBK)의 의결권을 높여주기도 하지만, 최 회장 입장에서는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방어 수단이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재판장 김상훈)는 21일 영풍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박기덕·정태웅 대표이사를 상대로 낸 자기주식 취득 금지 2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영풍·MBK는 고려아연이 주당 89만원에 자사주를 사는 것은 배임이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날 영풍·MBK가 낸 2차 가처분이 기각되면서 고려아연이 이달 23일까지 진행하는 자사주 공개매수는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고려아연과 고려아연의 우호세력인 베인캐피탈은 주당 89만원에 고려아연 주식 414만657주(전체 지분의 20%)를 매입할 예정이다. 전체 지분의 20%를 매수하면 고려아연이 17.5%, 베인캐피탈이 2.5%를 갖게 된다.
자사주 매입은 현재 상법·자본시장법상 기업이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꼽힌다.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과 달리 포이즌필(적대적 M&A 시도가 있을 때 인수 시도자를 제외하고 기존 주주에게만 저가로 신주인수권을 주는 것), 차등의결권 주식 등 경영권 방어 수단을 인정하지 않는다.
영풍·MBK가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추진하기 전 고려아연의 유통 주식 물량은 전체 지분의 20% 내외로 추정됐다. 영풍·MBK는 고려아연 지분을 주당 83만원에 최대 14.61%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혔는데, 고려아연은 유통 물량이 영풍·MBK에 넘어가지 못하도록 더 비싼 가격에 자사주로 취득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고려아연이 주당 89만원이라는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자 영풍·MBK는 의결권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자사주 매입은 양날의 검과 같다. 자사주를 많이 매입하면 상대방이 확보할 수 있는 유통 물량이 줄지만, 그만큼 상대방의 의결권 지분은 높아지게 된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마무리되면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선임을 두고 치열한 표 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정관에 이사 수 제한을 두고 있지 않아 양측은 무더기 이사 선임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사의 선임은 보통결의 사안이라 발행주식 총수 4분의 1이상 주주 참석 및 출석 주주 과반 찬성이면 통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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