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총 겨누곤 "방아쇠 안 당겼다" 주장한 60대 살인미수죄 중형

강태현 2024. 10. 1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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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전 문제로 감정의 골이 깊어진 초등학교 동창생을 향해 총구를 겨눈 60대가 살인미수죄로 중형을 선고받았다.

피고인은 "총기로 위협하기만 했을 뿐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며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손의 움직임이 담긴 CCTV 영상과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 등을 토대로 유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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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문제로 시작된 갈등…법원 "죄질 나쁘고 전과 다수" 6년형 선고
현행범 체포(PG) [이태호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춘천=연합뉴스) 강태현 기자 = 금전 문제로 감정의 골이 깊어진 초등학교 동창생을 향해 총구를 겨눈 60대가 살인미수죄로 중형을 선고받았다.

피고인은 "총기로 위협하기만 했을 뿐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며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손의 움직임이 담긴 CCTV 영상과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 등을 토대로 유죄로 판단했다.

춘천지법 형사2부(김성래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특수협박, 총포화약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67)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30일 친구 B(66)씨의 춘천 집에 총알이 장전된 무허가 소총과 과도, 전자충격기, 총알을 들고 찾아가 마당에 있던 B씨를 총으로 쏴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장에 따르면 총이 작동하기 위한 주요 부품 중 하나인 노리쇠가 후퇴하는 바람에 장전돼 있던 총알이 빠져나와 실제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다.

A씨는 당시 B씨의 비명을 듣고 집 밖으로 나온 아들 C(40)씨를 향해서도 소총을 겨누고, 전기충격기를 몸에 대려고 하는 등 위협했다.

조사 결과 A씨는 B씨와 초등학교 동창 사이로 금전 문제로 감정이 좋지 않던 중 A씨에 대한 B씨의 고소와 112 신고가 잇따르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져 범행에 이르게 됐다.

춘천지법 [촬영 박영서]

그는 재판과정에서 소총으로 B씨를 위협하기는 했지만, 탄약이 장전된 소총으로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소총에 탄약이 장전돼 있었더라도 스스로 노리쇠를 후퇴해 장전된 총알을 빼냈기 때문에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부연했다.

만약 살인의 고의가 인정되더라도 행위를 자의로 중지했기 때문에 살인미수 범행에 대한 중지미수가 인정돼야 한다고 했다.

A씨 측 주장을 살핀 재판부는 당시 상황이 촬영된 CCTV 영상에 담긴 정황 등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B씨 주장이 일관되는 데다 그 주장과 CCTV 속 상황이 일치하는 점, 영상 속 A씨 손의 위치나 움직임 등에 비춰봤을 때 살인의 고의로 B씨에게 소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긴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A씨가 실제 소총을 발사해본 경험이 없는 점을 고려할 때 조작에 미숙했기 때문에 총알이 장전되지 않고 개방된 약실을 통해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여 스스로 총알을 빼냈다는 주장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을 함부로 침해하는 살인 범죄는 비록 미수에 그쳤다고 하더라도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며 "죄질이 극히 좋지 않고, 피고인은 다수의 전과가 있으며 그중 6건은 징역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일한 피해자를 상대로 반복적으로 범행해 개전의 정이 없고, 비난 가능성도 매우 높다"며 "그런데도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피해 회복을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범행 동기와 피고인 성행 등을 살펴볼 때 또다시 살인 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이 있다고 보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함께 내렸다.

tae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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