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학길에서 피어난 꿈, 내성적인 성격 극복하려 반장이 되다
배우 차주영은 서울 용산구에서 태어나 중학생 시절 말레이시아로 유학을 떠났다. 이후 미국 유타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며 글로벌한 커리어를 준비했다. 원래는 금융인을 꿈꿨지만, 학창시절부터 주변에서 연기 제안을 자주 받았고 스스로도 영화에 대한 동경이 강했다.
내성적인 성격을 극복하고자 일부러 반장과 회장을 맡아보며, 사람 앞에서 말하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이 시절의 긴장과 외로움은 차주영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쳤다. 처음 말레이시아에 도착했을 땐 낯선 음식과 물 때문에 복통과 소화불량이 이어졌고, 미국에선 극심한 스트레스로 체중이 급격히 빠지며 면역력이 떨어졌다. 그녀는 “학기 중 감기 한 번 안 걸려본 적이 없을 정도”라고 말하며, 유학 시절 자신이 얼마나 몸을 돌보지 못했는지 뒤늦게 깨달았다고 전했다.

늦깎이 배우의 시작, 가족과 건강 사이의 균형을 고민하다
차주영은 26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연기학원을 다니며 기본기를 다졌고, 그 누구보다 철저히 준비해 데뷔를 기다렸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는 완강했다. 연예계는 불확실하고, 특히 여성 배우의 수명이 짧다는 주변의 조언도 많았다. 그럼에도 차주영은 스스로를 믿고 묵묵히 도전을 이어갔다.
이 시기 가장 힘들었던 것은 체력과 정신의 균형이었다. 밤늦게까지 학원 수업을 듣고, 낮에는 알바를 하며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 생활은 몸을 극도로 지치게 했다. 불면증과 두통이 잦아졌고, 커피와 진통제로 하루를 버티는 날이 많았다. 실제로 그녀는 인터뷰에서 “한창 연기 연습할 때 체력이 바닥나면서 하루는 계단에서 졸다가 넘어져 발목을 다친 적도 있다”며 당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더 글로리》로 인생 반전, 그 이면의 준비된 건강 루틴
차주영은 2023년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학교폭력 가해자이자 스튜어디스 ‘최혜정’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는 단순한 배역이 아닌, 연기 인생의 완벽한 전환점이었다. 기존 이미지와 상반된 캐릭터를 연기하며 그녀의 존재감은 확고해졌고, 대중의 관심도 폭발적으로 높아졌다.
하지만 이 시기에 그녀는 더 철저히 건강 관리를 시작했다. 비행기 승무원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체중 조절은 물론, 자세 교정과 발성 훈련까지 병행했다. 특히 만성 피로를 줄이기 위해 명상과 소금 반신욕을 꾸준히 했고, 위장 기능 강화를 위해 커피 대신 보리차를 마셨다. 그녀는 “연기력도 몸에서 나온다는 걸 깨달은 이후, 더는 무리하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말한다.

슬럼프의 끝, 건강한 루틴으로 극복한 무명의 시간
《더 글로리》 전까지 차주영은 수년간 조연으로만 활동하며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30살까지 성과가 없으면 그만두겠다는 약속을 가족에게 했지만, 그 시기가 되어도 뚜렷한 결과가 없었다. 자신감이 무너지고, 오디션에서 자꾸 떨어지면서 ‘배우가 체질에 맞지 않는 걸까’란 생각도 들었다.
심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하자 몸도 따라 무너졌다. 가벼운 감기조차 한 달씩 이어졌고, 위염과 생리불순까지 겹치며 병원을 찾게 되었다. 진단명은 ‘만성 스트레스성 피로 증후군’. 의사는 “지금 상태로는 어느 직업도 지속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그 뒤로 차주영은 식사 시간을 일정하게 맞추고, 하루 30분은 무조건 햇볕을 쬐며 걷기로 자신과 약속했다. 그녀는 “몸을 돌보니 생각도 선명해졌다. 슬럼프도 그렇게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첫 주연 ‘원경’과 예능 출연, 건강한 에너지로 이어가는 행보
2025년 드라마 《원경》에서 첫 사극 주연을 맡은 차주영은 섬세한 감정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이전과 달리 긴 호흡의 촬영이 많았지만, 오히려 체력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본격적인 촬영 전에 약 2개월 동안 ‘컨디션 훈련’을 해왔기 때문이다. 철저히 수면 패턴을 조정하고, 글루텐 프리 식단과 스트레칭 루틴을 실천했다.
이후 예능 《지구마불 세계여행3》에 출연하면서는 밝고 건강한 이미지로 또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자연 속에서 직접 요리하고 뛰는 장면이 많았지만, 그는 “힘든 게 아니라 재밌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건강한 식사와 운동을 일상처럼 여긴 덕분이다. 그녀는 연기에 대해서도 “지금은 체력이 있으니 어떤 작품이든 도전할 수 있다”며 새로운 목표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