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지분 취득 영향…스타트업 투자, 딥테크·가상자산 편중

/자료 제공=더브이씨(THE VC)

국내 스타트업 투자 시장 규모가 3개월 연속 1조원대를 유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자본의 흐름이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등 딥테크 분야와 검증된 창업팀에 집중되는 선별적 투자 경향이 뚜렷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2일 더브이씨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간 국내 비상장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대상 투자 건수는 총 88건, 투자 금액은 3조3549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투자 시장 침체 본격화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월간 투자 규모 1조원 수준을 기록했다.

초기 투자 시장에서는 특정 기업에 자금이 몰리는 선택과 집중 현상이 관측됐다. 올해 5월까지 100억원 이상 규모의 초기 단계(시드~시리즈A) 투자 건수는 3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해당 라운드 투자 금액은 82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9% 늘어났다.

초기 단계 대형 투자는 AI와 로보틱스 분야의 딥테크 기업이 주도하는 양상이다. 시드 투자 단계에서 전체 투자 건수의 43%가 해당 분야에 집중됐다. 아스테로모프와 컨피그인텔리전스는 시드 라운드임에도 각각 400억원대 투자를 유치했다. 두 기업 모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과 카이스트(KAIST) 등 주요 연구기관 출신 연구진이 창업한 AI 스타트업이다.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 투자자들이 창업팀의 연구 역량과 실행력을 주요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분야별로는 블록체인과 디지털자산 섹터의 투자 확대가 두드러졌다. 디지털 자산 제도화와 금가분리 규제 완화 기대감에 따라 금융권의 인프라 선점 경쟁이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하나금융지주 등이 참여한 두나무 구주인수와 한국투자증권의 코인원 지분 인수(1600억원)가 대표적 사례다.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확보를 통해 차세대 디지털 금융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금융권의 전략적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올해 전체 초기 투자 금액 중 75%는 대형 거래를 통해 집행됐다. 이는 지난해 45% 대비 30%p 상승했다. 일례로 지난달 두나무의 대형 구주인수 금액인 2조2160억원을 제외한 투자액은 9950억원으로 나타났다.

더브이씨 관계자는 "투자 시장이 회복세에 진입했으나 자금이 모든 기업에 고르게 공급되는 구조는 아니다"며 "AI와 로보틱스를 포함한 딥테크 분야 및 검증된 인력 중심의 선별적 투자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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