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음극재·LMR·전고체’···K배터리, 차세대 기술 선점 속도

송준영 기자 2026. 5.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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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퓨처엠, 실리콘 음극재 양산 기술 확보 성공
中 차세대 배터리 공세 속 기술 경쟁 더욱 치열해질 전망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중국 업체들이 차세대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배터리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계도 미래 기술 경쟁에 본격 뛰어들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와 LMR(리튬망간리치), 리튬메탈·전고체 등 차세대 소재 기술이 대표적이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도심항공교통(UAM), AI 데이터센터 등 신규 수요 확대도 이 같은 흐름에 힘을 싣고 있다는 평가다.

23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이 차세대 배터리 소재로 꼽히는 실리콘 음극재 양산 기술 확보에 성공했다. 기술연구소의 기술 개발과 국내외 주요 고객사들과 제품 테스트 및 품질 검증이 더해진 결과다. 포스코퓨처엠은 향후 시장 수요와 사업 환경 등을 고려해 2028년부터 양산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이 차세대 배터리 핵심 소재로 꼽히는 실리콘 음극재 양산기술을 확보하고 차세대 배터리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포항시에 위치한 포스코퓨처엠 실리콘 음극재 데모플랜트 전경. / 사진=포스코퓨처엠.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계 음극재보다 에너지 저장 능력이 높은 차세대 소재다. 흑연 대비 4배 이상 높은 에너지 저장 능력을 갖춰 배터리 용량 확대와 충전 시간 단축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주행거리 확대와 초급속 충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실리콘 음극재 적용도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실리콘 음극재 혼합 비중을 20% 이상으로 높인 시험에서도 충·방전 1000회 이후 초기 용량의 80% 이상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실리콘 음극재는 흑연계 음극재와 혼합해 배터리에 사용되는데, 기존 배터리에서 실리콘 음극재 비중이 통상 한 자릿수 수준에 머물렀던 점을 고려하면 고용량과 수명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다. 

홍영준 포스코퓨처엠 기술연구소장은 "실리콘 음극재는 배터리 성능을 좌우할 차세대 핵심 소재"라며 "축적된 소재 기술과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사에게 최고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차세대 배터리 개발 움직임은 다른 배터리 업체들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LMR 배터리와 같이 차세대 핵심 기술 분야에서 지식재산권을 확보한 연구 성과자들을 시상하며 기술 개발 독려에 나섰다. 

LMR 배터리는 망간 비중을 높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도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 모터스(GM)와 차세대 전기트럭·대형 SUV용 각형 LMR 배터리 양산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기술 선점 및 배터리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리튬메탈 배터리 경쟁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흑연 음극 대신 리튬 금속을 적용해 에너지 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충·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덴드라이트 문제가 상용화 걸림돌로 꼽혀왔다.

국내 배터리 3사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삼성SDI는 최근 새로운 전해질 조성을 통해 리튬메탈 배터리의 수명과 안전성을 개선하는 기술을 공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과학기술원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리튬메탈 음극 계면 안정화 기술을 발표했으며, SK온은 전고체 구조 기반 리튬메탈 음극 안정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언론 배포 자료 갈무리. / 표=김은실 디자이너.

K배터리의 기술 우위 확보 노력은 학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연구팀은 저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화재 위험을 낮춘 리튬 금속 전지용 고체 전해질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술은 영하 20도 이하에서도 높은 이온 전도도를 유지하며 리튬 금속 전지 성능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기술 경쟁력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 주도권 경쟁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최대 경쟁 상대인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나트륨이온 배터리와 초고속 충전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내며 시장 재편을 주도하고 있다. 기술 하나가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배터리 업계에는 위협 요인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안정적인 양산 체계와 원가 경쟁력 확보가 향후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한 배터리업계 고위 관계자는 "차세대 배터리는 기술력 자체도 중요하지만 실제 양산과 상용화 단계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며 "고객사와의 공동 테스트와 품질 검증, 공급망 구축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하는 만큼 향후 경쟁은 생산·협력 역량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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