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8,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 내부에는 서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반도체 쏠림 현상과 함께 증시 내 빚투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자칫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경우 반대매매라는 도미노 폭락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2.50%로 8회 연속 동결했지만, 시장은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동결 결정 직후 코스피지수가 8,000선과 7,900선을 차례로 내주며 일시 급락한 것이다.
이는 금통위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금통위원들 사이에서도 즉각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소수 의견이 나오는 등 긴축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7월을 금리 인상의 시작 시점으로 보고 있다.
교보증권과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연 3.00%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중동 전쟁 이슈가 완화되더라도 고유가 기조가 유지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를 봐도 금리 인상기에는 증시가 전고점 대비 20~30% 이상 급락한 경우가 많았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의 빚투 현상에 대해 수요 곡선을 왜곡하는 위험 요소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정상적인 시장은 가격이 내리면 수요가 늘어야 하지만, 빚투가 만연하면 가격 하락 시 반대매매가 쏟아지며 투매를 부르는 거꾸로 된 수요 곡선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반도체주가 조금만 출렁여도 신용융자나 레버리지 ETF 물량이 반대매매로 쏟아져 하락폭을 훨씬 키울 수 있다는 뜻이다.

신 총재는 빚투가 단순히 개인의 문제를 넘어 시장 전체를 위협하는 외부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빚투가 만연한 시장에서는 작은 충격만으로도 거대한 조정이 발생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빚투를 하지 않은 건전한 투자자들까지 큰 손해를 입게 된다는 점이다.
증시의 파티가 끝나갈 때, 가장 먼저 고통받는 것은 결국 레버리지를 극대화한 투자자들이다.

실질 유동성이 둔화하는 금리 인상기는 증권업과 주식 시장에 매우 비우호적인 환경이다.
전문가들은 무리한 대출을 통한 반도체 쏠림 투자는 향후 금리 인상 강도가 세질수록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화려한 지수 상승 뒤에 숨겨진 빚투의 그림자가 언제든 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음을 인지하고, 지금은 수익률 추구보다는 포트폴리오의 안전성을 점검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