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시청권' 강화법 국회 과방위 통과…방통진흥원 설립 가시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전경./사진 제공=국회방송 캡처

올림픽·월드컵 등 국민적 관심이 큰 체육경기와 주요 행사에 대해 KBS·MBC 등 지상파 방송의 실시간 중계를 의무화해 '보편적 시청권' 보장을 강화하는 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특히 일명 '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 설립을 위한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도 여당 주도로 의결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산하 900여명이 넘는 거대 조직 출범이 가시화됐다.

올림픽 등 지상파 중계 의무화…JTBC 독점 중계 논란 반영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7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방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번 개정안은 최근 JTBC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의 월드컵 중계권을 독점 확보한 뒤 지상파 3사(KBS·MBC·SBS)와 재판매 협상 과정에서 마찰을 빚으면서 입법 논의가 본격화됐다.

특정 사업자가 국가적 행사의 중계권을 독점한 뒤 고가로 재판매하는 구조적 문제와 함께 지상파 직접 수신 가구 및 디지털 취약계층의 시청권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법 개정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를 위해 개정안은 전국 단위 지상파 방송사업자인 KBS 또는 MBC가 방송뿐 아니라 자사 운영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해 행사를 실시간 중계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개정안은 중계권 계약에 대한 관리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계방송권자 등은 계약 체결일부터 30일 이내에 계약 기간과 금액, 중계 범위 등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에 제출해야 한다.

소급입법 논란이 제기됐던 적용 대상과 관련해서는 부칙에서 별도로 정했다.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되, 법 시행 이후 개최되는 국민관심행사부터 적용하도록 했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왼쪽에서 일곱째)이 올해 3월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관련 공개 시민간담회'에 참여해 참석자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김수진 기자

다만 이날 법안 심사 과정에서는 과잉 입법 우려도 나왔다. 야당인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보편적 시청권 확대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행 기준상 일정 수준 이상의 가시청률을 확보한 사업자가 중계하면 보편적 시청권 기준을 충족하는데 개정안이 지상파 방송사에 중계 비용 부담을 사실상 강제할 수 있다고 봤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JTBC의 가시청률이 96.8%로 현행 기준인 90%를 넘는 점을 들어 "JTBC만으로도 보편적 시청권의 기준이 충족된 것 아니냐"며 "개정안은 단지 JTBC가 비싸게 사 온 것을 지상파가 의무적으로 사주도록 규정할 뿐"이라고 주했다.

이에 대해 과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0%가 기준이면 나머지 10%는 버려도 된다는 뜻이냐"며 "단지 접근권만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영향력 있는 지상파가 우리 선수들의 성과를 전 국민이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측면도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지상파 방송사들에 대한 의무 규정이 아니라 중계권을 가진 방송사업권자에 대한 의무 규정"이라며 "돈 비싸게 부르고 배째라는 식으로 하면 안 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JTBC 특혜법인 것처럼 이야기하면 국민들께 혼란을 끼쳐드리는 것이고 논지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개정안은 여당 주도로 의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 처리에 반발하며 퇴장해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900명대 조직 출범 임박…'효율성 제고 vs 비대 조직' 우려 교차

이날 회의에서는 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 설립을 위한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도 여당 주도로 의결됐다. 개정안은 시청자미디어재단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를 통폐합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산하에 한국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을 설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방미통위 출범 이후 방송미디어 진흥과 규제 기능은 일원화됐지만 관련 사업 상당수는 여전히 과기정통부 산하 공공기관과 협회에 나뉘어 수행되고 있어 이를 일원화해 정책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입법이 논의됐다.

다만 해당 법안을 두고는 여야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코바코와 시청자미디어재단은 하나는 광고이고 하나는 시청자로 이질적 기관"이라며 "기계적이고 몸집 불리기식 통합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고 지적했다.

올해 3월 30일 경기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 취임 100일 기념 기자 간담회 전경./사진 제공=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이 기관이 어떤 기능과 역할을 수행할 것인지 기존 기관들 관계는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사회적 논의가 부족해 실제 목적에 기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각 기관의 직원이 받는 처우가 상이하다"며 "기관 통합시 부작용이 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김현 민주당 의원은 "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 설립을 통해 흩어져 있는 방송미디어통신 분야의 역할들을 한꺼번에 할 수 있게 됐다"며 "만시지탄이고 감개무량"이라고 말했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은 법안 의결 이후 "월드컵·올림픽 등 중대한 국민 관심 행사는 하나 이상의 지상파 방송을 통한 실시간 중계로 국민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시청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모두가 공존·공생하는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를 모색하고, 방송법상 보편적 시청권이라는 공적 책무를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 설립과 관련해서는 "공공기관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방송미디어통신 진흥 관련 사업을 내실 있게 추진하기 위한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며 "방송미디어통신 분야 신사업 추진을 위한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용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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