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가성비 따질 경쟁자가 없다..인테리어 확 좋아진 토레스 EVX
KG모빌리티 부활의 선봉장인 SUV 토레스가 전기차 EVX를 추가해 최근 불거진 경영 위기를 극복할 구원투수로 나섰다.
토레스 EVX는 이달 중순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한다. 전기차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는 요즘 실구매가 3천만원대 중후반의 가성비와 놀라운 상품성을 갖춘 토레스 EVX는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만큼 매력적이다.
지난 10일 인천 영종도 일대에서 120km를 시승하면서 장단점을 분석해봤다. 우선 디자인이다. 기존 토레스가 인기를 끈 상당한 이유로 디자인을 꼽는다. 토레스는 과거 쌍용차가 성공했던 모델의 디자인 정신을 계승한다.
무쏘, 구형 코란도에서 영감을 얻어 반영했다. 전반적으로 와일드한 정통 SUV 요소가 대표적이지만 사소한 디테일까지 신경을 썼다. 최근 트렌드를 특유의 이미지로 잘 녹여냈다.
EVX 역시 기존 디자인의 장점을 그대로 살리면서 전기차 특유의 포인트만 줬다. 전면은 보닛 아랫단 LED 도트 형태의 주간주행등(DRL)이 인상적이다. 아울러 공기역학을 최대로 고려한 범퍼와 완전히 막힌 형태의 그릴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기존 눈이 오면 헤드라이트에 쌓였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헤드라이트 위치를 아래로 내리면서 수직형으로 변화를 줬다. 측면은 휠 모양만 전기차답게 변경했다. 시승차에 달린 18인치 휠이 적당해 보인다. 20인치 휠은 옵션으로 고를 수 있다. 충전구는 A필러 아래에 달려 있다.
후면은 토레스 디자인의 콘셉트인 건곤감리 4괘를 활용한 테일램프를 적용해 인상적이다. 우측 아래에는 처음으로 ‘쌍용’ 대신 새로운 회사 이름인 ‘KGM’을 새겼다. 스페어타이어를 연상케 하는 헥사곤 타입의 리어 가니쉬 등 워낙 후면 디자인 요소가 좋아 크게 변화를 주지 않았다.
“역시 토레스는 디자인이 최고야”라고 느끼면서 실내에 탑승했다. 예상보다 넉넉한 공간에 다시 한번 매료됐다. 토레스는 준중형 SUV인데도 중형급 공간을 뽐낸다. 혹시나 배터리 탑재로 인해 공간에서 손해본 부분이 없는지 찬찬히 살펴봤다.
1, 2열을 가리지 않고 헤드룸과 무릎공간에 주먹 2개 이상 들어갈 정도로 넉넉하다. 토레스의 심장인 배터리는 73.4kWh 용량의 리튬인산철(LFP)이다. 중국 BYD로부터 납품받는다. 환경부로부터 복합 433km의 주행거리를 인증받았다.
전기차 배터리는 일반적으로 ‘셀-모듈-팩’ 공정으로 제작한다. 토레스 EVX의 BYD 블레이드 배터리는 셀투팩(Cell To Pack) 공법을 적용해 장착 면적을 줄이면서도 단위 면적당 에너지 밀도는 20%까지 증대했다. 이는 주행거리 향상으로 이어진다.
아웃도어에 필요한 실외 V2L도 기본 적용했다. 최대 3.5kW의 소비 전력을 배터리 용량의 20% 수준까지 사용할 수 있다. 배터리 장착으로 인한 공간 손실은 전혀 찾을 수 없다. 토레스 EVX전고는 1735mm로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 15mm 높아졌다. 배터리 장착으로 인한 변화다.
운전석에 앉았더니 깜짝 놀랄 만큼 인테리어가 좋아졌다. 가격을 감안하고 만져보면 촉감이 고급스럽다. 첫 눈에 현대기아 신차에서 종종 보았던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2.3인치 인포테인먼트를 연결한 파노라마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수평으로 펼쳐진다.
슬림&와이드 인체 공학적 설계로 운전자의 편의성과 시원한 공간감을 극대화한다. 무선충전 기능이 탑재된 플로팅 타입의 센터콘솔은 EVX만의 특징이다. 기존 내연기관의 기계식 변속기를 SBW 토글식 전자식 변속기로 바꾸면서 아래 쪽에 넉넉한 적재공간이 더해졌다.
실내 전면과 센터콘솔, 도어에 적용된 엠비언트 라이트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낸다. 운전자 주행 보조 장비도 엄청나게 좋아졌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중앙 유지 기능은 예상 외로 훌륭했다. 정차 및 재출발을 지원하고 가, 감속 세팅까지도 사용자가 설정할 수 있다. 차선 중앙 유지 기능은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려 만족감이 높다.
EVX에는 차량 주변 상황을 전후측방 4개의 레이더를 통해 스스로 360도 주변환경을 인식하고 능동적으로 차량을 제어해 사고를 예방하는 4코너 BSD(Blind Spot Detection) 시스템을 적용했다. 일반도로에서 속도 제한 표지판을 시각적으로 인식하여 속도를 넘지 않도록 보조하는 지능형 차량 속도 제어 기능, 고속도로에서 방향지시등 작동으로 차선을 변경할 수 있는 자동 차선 변경 기능까지 총 24개의 ADAS 기능을 탑재했다.
토레스 주행 보조 장비는 현대기아 차량과 비교해도 손색 없다. 운전석에 앉으면 낮은 대시보드와 보닛 때문에 탁 트인 시야가 인상적이다. 시동 버튼을 누르고 주행을 시작했다. 전기차답게 어떠한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다. 207마력을 내는 전륜 모터는 사뿐히 구동한다. 전체적인 정숙성은 흠잡을 곳이 없다. 시속 120km를 넘기면 풍절음이 조금 거세게 들려올 뿐이다.
센터페시아에는 어떤 물리 버튼도 찾을 수 없다. 테슬라와 비슷하게 오로지 비상등 버튼 하나만 달랑 달려 있다. 모든 기능은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와 스티어링 휠에 달린 버튼으로 조작할 뿐이다.
디스플레이는 해상도가 좋을뿐더러 반응도 무척 빠르다. 터치와 동시에 조작음이 확실하게 들어온다. 전체적으로 내장된 앱 UI가 깔끔하고 알아보기 편하다. 공조나 핸들 열선, 열선시트 등을 사용할 때 디스플레이를 두 번 터치해야 하는 게 번거로울 수도 있지만 습관이 되면 금새 익숙해진다.
기존 문제점이었던 소프트웨어도 제대로 개선해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유선으로 지원한다. 컴포트, 스포츠, 에코, 윈터 등 4가지 주행모드를 바꿀 때마다 계기판 컬러와 일부 디자인이 함께 변화한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가속력이 확실히 좋아진다.
고속주행에서 시속 120km가 넘어가면 조금 힘이 달리는 느낌도 오지만 140km/h 이상 치고 나가는 데 문제가 없다. 스티어링 휠 좌우측에는 패들쉬프트가 달려 있다. 회생제동 강도를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왼쪽 패들쉬프트를 길게 누르면 도로여건, 전방차량, 과속카메라 등에 따라 회생제동 단계를 알아서 조절하는 스마트 회생제동을 사용할 수 있다.
시승하는 날 갑자기 초겨울 추위가 왔다. 외기 온도가 7~10도를 오르내린다. 열선핸들과 시트를 작동하고 주행을 진행했다. 추위 때문인지 전비는 4.7~4.8km가 나온다. 복합 인증 전비인 5km에 못 미치지만 추위를 감안하면 납득할만한 수치다.
승차감은 전체적으로 탄탄하고 편안하다. 물렁거리는 맛은 별로 없다. 내연기관 모델 대비 350kg 이상 무거워져 고속 주행감은 일품이다. 저속에서는 다소 노면 요철을 거칠게 받아내는 경우도 몇 번 있었다.
토레스EVX는 오랜만에 90점 이상을 줄 만한 전기 패밀리 SUV다. 아울러 3천만원대 후반의 실구매가의 가성비, 전기차 특유의 디자인과 인테리어도 제대로 살려냈다. 뛰어난 정숙성과 첨단 인테리어, 넉넉한 공간에 편안한 주행질감까지 이 가격대에 경쟁 모델이 보이지 않는 독보적인 전기차로 꼽을 수 있다.
한 줄 평
장점 : 역시나 디자인에 인테리어도 너무 좋아졌다..EV 특유의 정숙성도 수준급
단점 : 스티어링휠 버튼의 재질과 조작성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영종도=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
토레스 EVX
배터리 용량
73.4kWh
구동방식
전륜구동
전장
4715mm
전폭
1890mm
전고
1735mm
축거
2680mm
공차 중량
1940kg
최고출력
207마력
최대토크
34.6kg.m
복합 전비
5km/L(도심 5.5, 고속도로 4.5)
주행거리
433km(도심 473,고속도로 385)
시승차(18인치휠) 가격
5110만원(E7 4960만+선루프 50만
+어라운드뷰모니터 100만원) *보조금 제외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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