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영상을 보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도 놀랄 로켓 발사법’이라며 새총으로 로켓을 쏘아올린다는 영상인데 알고보면 게임엔진으로 만든 가짜 영상이다. 그런데 실제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투자했다는 ‘새총 로켓’이 따로 있는데 미국의 우주개발 스타트업 스핀런치(Spin Launch)의 이 로켓이다.

정확히는 장력을 이용한 새총 로켓이 아니고 원심력을 이용해 마치 해머던지기 속도를 수백 수천배 높여서 하늘 위로 쏘아올리는 로켓이라고 하는 게 좋겠다. 유튜브 댓글로 “새총 쏘듯 로켓을 쏘는 영상을 봤는데 이게 가능한 건지 취재해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앞서 307만회나 공유된 새총 로켓 영상은 가상 영상일뿐 실현 불가능하다. 로켓의 무게를 버티며 무한정 늘어날 수 있는 ‘고무줄’이란 없고 그 힘이 로켓을 우주 궤도에 도달시킬 정도로 강할 수도 없다.

다만 국내 언론에서 새총 로켓이라며 주목받는, 실제로는 해머던지기, 돌팔매, 심지어 전통 민속놀이인 쥐불놀이식의 로켓 발사법으로 소개되는 게 바로 스핀런치다. 공통점은 엄청난 회전력을 사용한다는 점.

스핀런치는 자유의 여신상 크기 원심 분리기 안에서 로켓을 굉장히 빠르게, 분당 450번 회전하고 난 뒤, 회전하던 팔이 손을 놓아 굉장히 빠른 속도로 로켓을 쏘아 올리는 장치다. 연료 따위는 필요없다.

나도 해본 적 없는데 선조들의 정월대보름날 민속놀이 중에 쥐불놀이라는 게 있다. 잡귀를 쫓는 신성한 의미로 이렇게 쥐불을 막 돌리면서 노는... 그러니까 이 로켓도 쥐불놀이를 하다 줄을 놓으면 깡통이 멀리 날아가는 것과 같은 원리다. 노태성 인하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의 설명이다.

노태성 인하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회전을 해서 원심력을 충분히 얻은 다음에 던지는 거잖아요. 어릴 적에 쥐불놀이를 해보면 알듯이 상당히 빨리 돌리지 않으면 멀리 던질 수가 없죠”

빠른 회전을 위해 스핀런치는 50m 높이 원심 분리기를 진공 상태로 만들었고 로켓을 돌리는 팔은 가볍고 강한 탄소 섬유로 제작했다. 그 결과 지난 3월 일곱 번째 발사에서 스핀런치는 최대 초속 536m의 속도로 81.37초를 날아 대류권 끝단인 9.32㎞ 고도까지 도달하는 데 성공. 물론 위성 중에서도 궤도가 낮다는 저궤도 위성의 160㎞ 고도에도 아직 한참 못 미친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스핀런치의 성공 가능성을 어떻게 볼까.

노태성 인하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원심력이 세지면 세질수록 그걸 견디는 구조적인 문제가 생길 거고요. 발사 후에 궤도에 올라가서 작동해야 하는데 원심력을 세게 받으면 내부에 작동할 수 있는 기계들이 그런 힘을 견딜 수가 있을지… 아이디어는 좋은데 그 안에 들어가는 전자장비, 기계장비, 연료, 추진체 등이 엄청나게 큰 힘을 받기 때문에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스핀런치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발사체가 쏘아 올리기 전의 강한 원심력을 버텨내야만 한다는 것. 자유의 여신상 크기 관람차가 1분에 450번 회전하면 버틸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사람은 물론 기계도 버티기 힘들어진다.

물론 스핀런치는 지금까지 실험에서 태양전지, 망원경 렌즈, 배터리 등 전자제품은 물론 아이폰까지 멀쩡했다고 밝혔지만… 앞으로 우주 궤도까지 이들을 쏘아 올리려면 더 강한 힘을 버텨내야 할 거다. 결국 성공해도 인간은 태울 수 없고 작은 인공위성 정도만 활용이 가능할 거라는 게 업계의 시각.

노태성 인하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가능하더라도 그걸 엄청나게 크게 만들지는 못할 거 같고요. 작게 만들기 때문에 인공위성을 궤도에 넣을 목적으로 쓰일 텐데 큰 거는 안 될 거고 작은 것들… 소형 위성은 많이 올려줘야 수익성이 있거든요. 성공한다손 치더라도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지 않을 거 같다…”

앞서도 제럴드 불이라는 캐나다인 대포 전문가가 ‘스페이스 건’이라는 대포로 180㎞ 고도까지 발사체를 쏘아 올렸다고는 하지만… 스페이스건 역시 폭발력을 견딜 위성을 못 만들어 상용화에 실패했다.

노태성 인하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대포로 쏠 때 엄청난 힘을 받아요. 그 안에서 견딜 수 있는 장비들이 거의 없어요.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다만 미래의 기술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것. 콘스탄틴 치올콥스키라는 러시아 과학자가 1903년 로켓방정식을 세웠는데. 하나의 로켓을 쏘아 올리는데 필요한 질량의 90%는 로켓 연료가 차지한다는 불문율이 있다.

만약 스핀런치가 성공한다면 연료 소모 없이 대기권 밖으로 날아가니 120년 가까이 깨지지 않았던 과학계의 불문율도 깨트리는 셈이다. 인공위성이야 더 작고 더 단단해질 테니 머지않은 미래에는 정말 개인 위성 하나씩은 소유한 세상이 펼쳐질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