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주성의 키움증권, 구조화금융 힘싣기 '부동산PF' 다크호스로

/사진=키움증권

리테일에 강점을 지닌 키움증권이 부동산금융시장의 샛별로 떠오르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기대 투자은행(IB)을 강화한 다른 증권사들이 리스크 관리를 하는 사이 키움증권은 신규 딜을 확보하며 외형을 키워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신용공여금액은 6월 기준 4조127억원으로 나타났다. 신용공여액은 지난해말 3조2195억원보다 7932억원(24.6%) 증가했다.

IB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의 신용공여액이 늘어난 배경으로 신규 부동산 PF를 꼽고 있다. 키움증권은 송도 국제화복합단지, 신길 5단지 지역주택조합 PF 등에 참여하면서 부동산금융시장에서 모처럼 눈에 띄는 행보를 펼치고 있다.

업계는 엄주성 대표 부임 이후 키움증권이 PF 시장에서 적극적 행보를 펼쳤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엄 대표는 지난해말 황현순 전 대표의 뒤를 이어 키움증권 사장으로 배치됐다.

그는 1968년생으로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했다. KDI국제정책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1993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2007년 키움증권으로 적을 옮겼다. 이후 투자운용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지냈다.

업계에서는 자기자본투자(PI) 부문을 담당하며 경험을 쌓아온 엄 대표가 부임 후 내부에 쌓인 현금을 적극 투자할 것을 주문하면서 PF 부문에서도 적극적 투자가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키움증권의 현금(예치금 포함) 자산 규모는 개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말 5조9231억원에서 올해 6월 기준 4조7739억원으로 1조원 이상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은 작년까지만 해도 부동산금융에 보수적으로 대응했던 곳"이라며 "경영진이 바뀌고 회사에 돈을 쌓아두지 말고 투자하라는 기류가 감지되면서 변화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

키움증권의 부동산 PF는 구조화금융본부가 담당해왔다. 엄 대표 부임 이후 구조화금융본부를 구조화금융부문으로 승격하고 구조화금융본부장이었던 김영국 전무의 직책도 부문장으로 조정했다.

김 부문장은 1967년생으로 한양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 한국산업증권에 입사해 1998년 신한증권으로 적을 옮겼고 2000년 HMC투자증권을 거쳐 2009년 키움증권에 합류했다. 키움증권에서는 주로 IB사업 관련 업무를 주력으로 맡아왔다.

김 부문장은 구조화금융 1·2·3본부를 이끌며 PF 신규 딜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구조화금융1본부장은 정동준 상무가 맡고 있다. 1972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2009년 키움증권에 합류했다. 정 상무는 1998년 굿모닝신한증권, 2000년 삼일회계법인, 2001년 HMC투자증권 등을 거쳤다.

구조화금융2본부장은 김기만 상무가 담당하고 있다. 1974년생으로 중앙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2000년 신성건설로 입사해 2009년 신한에 잠시 둥지를 튼 뒤 한국투자증권으로 적을 옮겼다. 2010년 키움증권에 합류해 PF 업무를 담당해왔다.

구조화금융3본부장은 장승식 상무가 맡고 있다. 1968년생으로 중앙대학교 중국어학과를 졸업한 뒤 1994년 대한생명보험에 근무하다 2008년 10월 키움증권에 합류했다. 부동산PF, 부동산 투자, 구조화금융 업무를 수행해 왔다.

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이 구조화금융 업무를 오랜 기간 수행해온 인력들의 업무 경험과 신임 사장의 전폭적 지원이 더해져 시너지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 키움증권 기업금융 수수료 추이를 살펴보면 PF 사업의 기여도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키움증권 2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567억원의 기업금융 수수료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 기준 기업금융 수수료 251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액수다. 특히 PF 관련 수수료 수익은 올해 2분기 47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에도 구조화, PF 사업에서 351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송도와 신길 등 PF 사업에 참여하며 올해 외형이 늘어난 게 사실이다"며 "경쟁 증권사들의 경우 한도가 어느 정도 소진됐고 전반적으로 PF를 관리하는 분위기다보니 비교적 신규 딜을 확보하기 수월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키움증권 2분기 정기보고서

김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