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탈하면 현금 준다고?"…가전 127대 빼돌린 불법대출 일당 적발
저신용자를 상대로 고가 가전제품을 렌탈하게 한 뒤 이를 장물업자에게 넘겨 현금화한 이른바 '내구제 대출' 사기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18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광역범죄수사대는 지난 1월부터 내구제 대출사기 범죄를 집중 단속해 대출 브로커와 장물업자, 렌탈 명의자 등 모두 82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4명을 구속했다.

내구제 대출은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사람에게 휴대전화나 가전제품 등을 본인 명의로 개통·렌탈하게 한 뒤 물품을 넘겨받아 처분하고 일부 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의 불법 사금융이다.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에게는 대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렌탈료와 채무 부담이 명의자에게 남는 구조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피의자는 대출 브로커 15명, 장물업자 4명, 렌탈 명의자 63명 등이다. 이들은 저신용자 명의로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 고가 가전제품을 렌탈한 뒤 장물업자에게 넘겨 수익을 나눠 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장물창고에 보관 중이던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 127대, 시가 5억5000만원 상당을 압수했다. 또 범죄수익금 1억500만원 상당에 대해서는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를 했다.
이번 사건은 경기 침체와 신용 악화로 급전이 필요한 취약계층을 겨냥한 불법 사금융 범죄라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신용 관계없이 즉시 현금지급', '렌탈 즉시 현금지급' 등의 광고는 대출 광고처럼 보이지만 렌탈 계약과 물품 처분이 결합될 경우 불법 사금융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울산경찰청은 주요 렌탈업체 21곳과 최신 검거 사례와 범죄 징후, 개선 방안을 공유하며 추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예방 활동도 병행했다. 렌탈 제품이 장물로 유통되는 경로를 차단하고 의심 거래를 조기에 걸러내기 위한 민관 협력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단속 성과는 경찰청 특별성과 포상 대상으로도 선정됐다. 경찰청은 지난 8일 열린 특별성과 포상금 심의위원회에서 울산경찰청의 불법 사금융 대응 성과를 인정해 포상금 15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문현 기자(=울산)(capm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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