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고려아연, 공개매수 성공할까

최지훈 2024. 9. 1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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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분쟁]
공개매수 가격 뛰어넘은 고려아연 주가
최소 참여지분 6.98% 불참시 무산 예정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영풍 측 '백기사'로 나선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공개매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공개매수 선언 이후 고려아연 주가가 급등하면서 공개매수가 MBK의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래픽=비즈워치.

고려아연 주가, 이미 공개매수 가격 뛰어넘었다

19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고려아연 주식은 이날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6.16% 오른 70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미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주당 공개매수 가격인 66만원을 넘어선 것이다. 공개 매수 목표 물량은 고려아연 지분 약 7%에서 14.6%(144만 5036주∼302만 4881주)까지였는데, 단기간내에 주가가 급등하면서 물량을 채우기도 쉽지 않아진 것이다.

영풍정밀 주가도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MBK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한 영풍정밀 지분을 최대 43.43%까지 주당 2만원에 사들이기로 하면서다.

이번 공개매수 성공 여부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승패가 결론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구조를 보면 양측이 팽팽하다. 장형진 영풍 고문 일가가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은 33%대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가 보유한 지분 15%대 앞서고 있다. 하지만 고려아연 측이 지난 2022년부터 신주 발행, 자사주 교환 등으로 현대차·한화·LG 등 전략적 파트너에 주식(18%대)을 넘겼는데, 시장에서는 이 지분을 최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광일 MBK 부회장은 최소 공개매수 지분을 7%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려아연 지분의 최소 7%를 추가 확보할 경우 1대 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변수는 주가다. 현재처럼 공개매수가보다 주가가 높은 상황이 지속되면 MBK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주주들은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고 시장에서 더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도하려 할 확률이 높아져서다. MBK가 목표한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반 주주 최소 참여 지분인 6.98%가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MBK의 공개 매수는 무산될 예정이다. 

/그래픽=비즈워치.

"본업 무관 투자" vs. "악의적 의혹"

날선 공방전도 이어졌다. MBK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고려아연에 직격탄을 날렸다. △고려아연의 본업과 무관한 투자로 인한 손실 △최윤범 회장의 수익성 검증 미비 △재무 건전성 악화 등이다.

MBK는 특히 '원아시아파트너스', '이그니오홀딩스' 등을 수익성 악화의 주범으로 꼽았다. 해당 사업들에서 손실이 나자 수익성이 나빠지고 재무 건전성이 악화됐다는 주장이다.  

MBK에 따르면 이 투자는 본업과 무관한 투자로 고려아연에 손실을 입힌 대표적 펀드다. 이그니오(Igneo)는 완전 자본잠식인 기업으로 고려아연이 이그니오 기업 매출의 200배에 해당되는 금액을 투자했다. '원아시아파트너스'가 투자한 SM엔터테인먼트는 사법 리스트로 현재 형사 재판이 진행 중이다. 

MBK 관계자는 "부채 지난 2019년 41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4110억원으로 35배 가량 증가했는데, 최윤범 회장 체제로 전환한 2022년에는 부채 규모가 전년 대비 135% 늘었다"며 "악화한 재무 건전성으로 인해 순현금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올해 말에는 순부채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사진=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 측은 MBK가 제기한 일부 의혹이 악의적이라고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고려아연은 원아시아파트너스에 대해 "정상적인 경영 판단에 따른 투자였으며, 일부 손실이 발생했지만 이는 본업의 경영 효율성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또 "SM엔터테인먼트는 주식 매수와 관련한 시세조종 의혹도 근거가 없다"며 "재판까지 진행 중인 사안이며, 당사에 대해서는 기소나 재판이 진행 중인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그니오홀딩스 투자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그니오는 고려아연이 추진하는 '100% 리사이클링 동박'을 생산하는 자원순환 밸류체인의 핵심으로, 지난해 3만톤(t) 수준이던 동(구리) 생산량을 2028년 15만톤(t)까지 확대하기 위해 당사가 진행한 필수 투자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MBK는 아무런 구체적인 근거자료 없이 문제가 있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악의적이고 허황된 의혹 제기에 불과하고, 당사의 사업구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고 비판했다.

최지훈 (jhchoi@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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