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시험 앞두고 시험 망치는 꿈을 꾸는 이유는?

내년 이맘때, 올루와토신(17)은 리즈 칼리지에서 A레벨 시험을 치르게 된다. 올루와토신은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똑같은 악몽이 반복될 것을 알고 있다.

시험장에서 수학 시험지를 받으면 통계와 역학의 시험 범위를 착각했다는 것은 물론 시험지가 모르는 문제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그러면 땀을 흘리고 두통을 느끼며 잠에서 깬다. 대신 그 모든 상황이 꿈이었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시험을 보는 꿈이 얼마나 흔한지 측정할 방법은 없다. 모든 사람이 그런 꿈을 기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왜 이런 꿈을 꾸는 걸까? 이런 꿈을 멈출 방법은 없을까?

옥스퍼드대학의 콜린 에스피 수면의학 교수는 잠을 자는 동안에도 우리 뇌가 깨어 있다고 말한다. 뇌는 우리가 학습한 것을 단단히 다지고, 기억을 쌓고, 감정을 처리하느라 바쁘게 움직인다.

한편 그 ‘산출물’로서 우리가 꿈이라고 부르는 것을 만들어낸다.

에스피 교수는 “우리는 뇌가 다양한 것을 처리한다는 사실에 대한 인사이트가 거의 없는 편”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시험에 대한 꿈을 꾸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도 학습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 “안심”하도록 도와줄 수도 있다.

에스피 교수는 “밤에 그런 꿈을 꾸는 것은 아마도 당신의 뇌가 ‘지금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고 있고,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지금 관련된 처리를 위해 노력 중’임을 전하려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낮에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뇌는 우리가 배우려고 노력한 내용에 대해서만 처리하고 강화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삶에는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는데, 왜 꿈에는 시험이 특히 자주 등장하는 걸까?

에스피 교수는 “위협을 느끼는 꿈은 원래 흔하다”며, 무언가가 위협적이라고 해서 꼭 나쁘다는 뜻은 아니라고 말한다. 다만, 어려운 과제가 닥쳤음을 의미할 수 있으며 ‘시험’이야말로 어려운 과제의 대표적 예시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시험을 싫어하죠?”

“낮에 계속 생각하던 시험이 밤에도 떠오른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에스피 교수는 시험을 치르는 꿈도 매우 흔하다고 말한다. “거의” 모든 사람은 설령 기억을 못 하더라도 꿈을 꾼다.

그는 “[시험 보는 꿈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보니 꿈을 꿔도 전혀 모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떤 사람들은 꿈을 가끔씩만 기억하겠지만 매일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겠지요.”

감정이 촉발하는 꿈

주할(19)은 지각하는 꿈을 자주 꾼다.

그는 “알람이 울리기 전에 두세 번이나 일어나서 시간을 확인하곤 한다”고 말한다. “제 생각에는... 한 시간은 더 자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어요.”

에스피 교수는 “아주 간단한”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사람은 잠을 자면서도 시간을 알 수 있다”며,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시계조차 인류에게 그리 오래된 문물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에스피 교수는 악몽이 감정에 의해 촉발된다고 설명한다. 잠자는 동안 우리의 감정이 처리되고 있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시험에 관한 꿈을 비롯해 어떤 꿈은 몇 년씩 지속될 수도 있다.

에스피 교수에 따르면 악몽은 때때로 비슷한 감정들이나 답답한 느낌에 의해 촉발될 수 있지만 무작위로 발생할 수도 있다.

그는 "우리 뇌가 사물을 분류한다”며 “사람들은 다른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도 ‘그래, 학교에서 시험을 볼 때도 비슷한 상황이었지’라며 과거를 떠올린다”고 설명했다.

“졸업한 이후에 시험 보는 꿈을 꾼다는 것은 문자 그대로의 ‘시험’과 관련이 없을 수도 있지만, 어떤 식으로든 시험받는다는 상황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긴장 풀기

그렇다면 시험에 관한 아찔한 꿈을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을까?

에스피 교수는 실제로 시험을 치를 경우 “내게 계획이 있고 그 계획을 실천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안심”시킬 수 있도록 적절한 학습 시간표를 세우고 규칙적인 휴식 취하도록 권장한다.

그리고 밤샘 벼락치기는 피하는 것이 좋다.

그는 “머릿속에서 수학 공식을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면 한밤중에 그 공식을 떠올리며 깨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스스로에게 휴식 시간을 주세요.”

악몽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을 “너그럽게” 바라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에스피 교수는 꿈과 정신 건강의 관계를 전문적으로 연구한다. 그는 “시간이 밤이든 낮이든, ‘만약에 ○○하면 어쩌지?’에서 불안이 시작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시험에 지각하거나 답을 전혀 모르는 상황을 꿈에서 마주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는 “이 상황에 대한 우리의 반응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스스로에게 만약을 가정해 질문을 한다면, 아마도 ‘뭐, 망하는 거지’라고 생각하겠지만, 다른 사람에게라면 절대 그렇게 말하지 않겠지요.”

로즈(19)는 시험에 관한 꿈을 안 꾸지만 (혹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여전히 시험으로 인해 수면을 방해받는다. 로즈는 종종 새벽 2시까지 잠을 못 이룬다.

지금까지 찾은 유일한 해결책은, 가장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인 ‘릭 앤 모티’를 시청하는 것이다.

방송을 시청하면 “긴장을 풀고 더 쉽게 잠들 수 있다”고 한다.

에스피 교수는 억지로 자는 방법은 없고 자연스레 잠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새벽 4시까지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면, 관점을 바꿔보라고 권한다. 시험 전에 잠이 부족할까 걱정하기보다는 3시간은 더 잘 수 있다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래도 잠이 안 온다면 휴대전화나 시계로 시간을 재지 말고 10분 정도 시간을 들여 오로지 잠을 청해보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잠이 안 온다면?

“다시 졸릴 때까지 잠시만 일어나 계세요. 그런 다음 다시 잠자리에 누워 잠들 때까지 기다리면서 자다가 깨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안심시키세요.”

“다만, 너무 열심히 노력하는 악순환에 빠지지는 마세요.”

에스피 교수는 한밤중이라면 여전히 졸릴 가능성이 높고 잠이 올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밤중의 상황에 과민하게 반응하지 말라”면서 “당신의 잠을 믿으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