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거주 환자 33%, 서울서 원정 암수술…세종·충북·제주는 절반 가까이 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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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충북 청주시에 사는 70대 여성은 건강검진에서 폐암 2기 진단을 받았다.
세종(49.9%), 제주(47.3%), 충북(45.5%)은 절반 가까운 지역 암 환자가 서울에서 수술을 받았고 경기(40.8%), 강원(40.3%)도 서울 원정 암 수술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거주지 인근에 대형병원이 많지 않거나 서울과 가까운 지역에서 원정 암 수술을 받는 환자 비율이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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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들 정모 씨(41)는 어머니를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게 했다. 정 씨는 “주변에 물어보니 열에 아홉은 ‘조금이라도 완치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며 서울 대형병원을 권했다”고 말했다.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외 지역에 거주하는 암 수술 환자 24만8713명 중 32.9%(8만1889명)는 서울에서 암 수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49.9%), 제주(47.3%), 충북(45.5%)은 절반 가까운 지역 암 환자가 서울에서 수술을 받았고 경기(40.8%), 강원(40.3%)도 서울 원정 암 수술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거주지 인근에 대형병원이 많지 않거나 서울과 가까운 지역에서 원정 암 수술을 받는 환자 비율이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 소득이 높을수록 원정 암 수술을 더 많이 받는 경향도 나타났다. 소득 5분위(상위 20%) 환자는 36.7%가 서울로 가 원정 암 수술을 받았지만, 소득 1분위(하위 20%) 환자는 같은 비율이 29%에 그쳤다.
서울 원정 암 수술 비율은 2008년 27%에서 지난해 32.9%로 증가 추세였다. 권순길 전 충북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2000년 전후 권역별 진료 제한이 사라지고 KTX가 도입되며 서울 접근성이 높아졌고 수도권 쏠림 현상이 본격화됐다”고 말했다. 또 “서울에서 치료를 받다가 상태가 악화돼 회복이 어려우면 다시 내려와 상태가 추가적으로 악화되는 걸 막는 치료만 받는 환자들이 많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암 수술 대부분은 서울과 지방 간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원정 수술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김성근 여의도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병원들의 ‘암 적정성 평가’ 결과를 봐도 주요 암은 전국 어디서 수술을 받아도 경과에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원정 암 수술을 줄이기 위해 지난달 30일 발표한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에 초진 의사가 환자와 상의해 가장 적합한 상급병원을 예약해 주는 ‘전문의뢰제’ 도입 방안을 포함시켰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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