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의 PS 무산, 허경민 “내년엔 꼭 달라질 테니까...”

김원익 2022. 11. 20. 14: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야구를 잘해야 ‘현장에 많이 찾아와 주실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는 꼭 달라질 테니까, 야구장을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

8년만의 PS 무산. 두산 베어스 왕조의 주역이었던 허경민(32)은 ‘내년 꼭 달라지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그 변화에 팬들이 성원으로 응답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내비쳤다.

두산은 20일 잠실야구장에서 ‘곰들의 모임’과 함께 야구예능 ‘최강야구’의 ‘최강몬스터즈’ 팀과이벤트 경기를 치른다.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치러지는 곰들의 모임 행사는 일찌감치 매진됐고, 오후 열리는 최강몬스터즈와 두산의 경기도 전석 매진됐다.

8년만에 가을야구를 밟지 못한 두산의 허경민이 내년 꼭 달라지겠다고 약속하며 팬들의 많은 성원을 기대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의 인기가 한 몫을 했지만, 이승엽 신임 감독의 부임 이후 완전한 변화를 예고한 두산 야구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 허경민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마무리 캠프 멤버들 중심의 선발 라인업인 동시에, 이벤트 경기인 것을 고려하면 팀내 주축 선수이자 확실한 주전 멤버인 허경민이 나온다는 게 다소 의아한 상황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은 허경민 스스로 자원한 결과였다.

경기 전 만난 허경민은 “다큐로 말하면 대선배님들하고 경기를 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고, 예능으로 말하면 그래도 (웃으며) 내가 고춧가루를 한번 뿌려보고 싶어서”라며 웃은 이후 “무엇보다 오늘 많은 관중 여러분들이 오신다고 하니까, 그래도 내가 나가서 팬 여러분께서 좋아한다면 그것도 큰 의미라고 생각해서 출전하게 됐다”며 마지막엔 솔직한 내심을 전했다.

실제 이날 경기는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2만 2천석 전석이 일찌감치 매진됐다. 두산 선수단 입장에선 모처럼 만에 대한 뜨거운 팬들의 성원이기도 했다.

올 시즌 두산은 창단 이후 최초로 9위라는 부진한 성적을 냈고, 홈 관중 숫자도 59만 2,598명으로 KBO리그 전체 5위에 그쳤다. 사실 예전만 하더라도 상상 할 수 없었던 홈 관중 숫자다.

두산은 2009년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프로 스포츠 역사상 처음으로 10년 연속 홈관중 1백만명 돌파라는 위업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두산은 2019시즌 홈관중 숫자 98만 3,474명으로 아슬아슬하게 100만 명에 미치지 못해 대기록이 중단됐다. 이후 2020시즌과 2021시즌 코로나19 영향으로 100만 명을 돌파하지 못했고 올해도 코로나19 이전 관중 숫자를 회복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허경민의 입장에선 더 낯설었던 올해인 동시에, 한편으로는 감사한 20일 ‘곰들의 모임’에서의 뜨거운 팬들의 성원이었다. 허경민은 “‘우리가 야구를 잘해야 정말 이렇게 현장에 많이 찾아와 주실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어 “내년에는 꼭 달라질 테니까 또 많이 야구장을 찾아주셨으면 좋겠다”며 2023시즌 경기력 쇄신을 다짐하며 팬들의 성원을 기대했다.

‘최강 몬스터즈’와의 이벤트 매치이지만, 동시에 마무리캠프를 통해 담금질을 한 두산 젊은 선수들의 패기와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허경민은 ‘최강 몬스터즈’의 선발투수로 나선 예전 팀 동료 유희관을 향해 “‘커쇼 놀이를 하고 있더라. 두산의 후배들이 ‘이렇게 성장했다’라는 걸 보여줬으면 좋겠고 아마 오늘 잘 할 것”이라며 뼈 있는 일침과 동시에 바람을 전하며 “문제는 나인데, 오늘은 조연이 아니라 주연이 되도록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허경민에겐 아쉬움이 컸던 2022시즌. 그래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마무리캠프에도 참여하며 뜨거운 가을을 보내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7년 연속 PS와 동시에 KS를 치렀던 허경민 입장에선 낯선 가을이다. 허경민은 “항상 이맘때까지 (야구를) 했어야 됐는데 1경기지만 어떻게 됐건 경기는 하는 것 같다”면서 ‘웃픈’ 소감을 전한 이후 “너무 오랜만이어서 한 달 동안 집에서 쉬면서 관중 여러분들의 그게(에너지)가 떨어졌는데 오늘 또 이렇게 많은 분들 앞에서 하게 되니까 아드레날린이 솟는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새롭게 이승엽 신임 감독과 호흡하게 된 소감은 어떨까. 허경민은 “좋다. 농담도 잘해 주시고 우리와 같이 현장에서 같이 훈련하는 그런 기분을 받는다”면서 “나도 두 턴(훈련 일정) 밖에 하지 않았지만, 너무 좋다. 아직까진 그래도 대스타를 보고 있는 것 같아서 더 좋다”는 마음속의 팬심(?)을 고백하기도 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합류한 마무리캠프의 진실을 간접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거듭 배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게 됐다”는 말만을 반복하며 묘한 미소를 지었던 허경민은 “2017년 마지막으로 마무리 캠프를 했던 것 같은데 그때 기분이 좀 들었다. 내년 시즌에 대한 그런 각오라고 할까? 정말 내년 시즌 잘 하고 싶기에 훈련에 참여하게 됐다”며 올해 마무리캠프에 합류한 배경을 밝혔다.

젊은 신예 선수들과 함께 하며 느낀 게 많다. 허경민은 “젊은 선수들과 몸을 부대끼면서 내가 많이 바뀌었구나, 이렇게 밤에 잠이 잘 오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지”라며 너스레를 떤 이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거듭 마무리캠프에서 여러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허경민과의 인터뷰에 앞서 이승엽 두산 감독은 “마무리 캠프를 통해 정말 몸을 아끼지 않고 열심히 해 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말리고 싶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며 선수단의 노력에 대한 캠프 총평을 전하기도 했다.

이런 이야기를 전해 들은 허경민은 “(그냥) 열심히 한 게 아니라 정말 좋아진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그래서 ‘두산 베어스의 앞으로의 미래는 정말 밝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 역시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희망과 동시에 긍정적인 긴장감도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허경민은 “‘경쟁’이란 단어를 좋아하진 않지만 우리가 같은 팀 일원으로서 두산 베어스가 강해질 수 있도록 함께 힘을 합쳤으면 하는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선수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더 강해진 선수단이 되길 바랐다.

[잠실(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