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카 유지 “2차 걸친 식사 대접 이례적... ‘일제 강점기는 합법’ 입장은 유지”

CBS 라디오서 한·일 정상회담 결과 평가 “양 정상 기자회견 내용으로 봐도 다른 부분 많이 눈에 띄어. 공동 성명 맞출 수 없었을 것"

1박2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왼쪽에서 두번째)과 부인 김건희 여사(맨 왼쪽)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에서 세번째) 부부와 16일 수도 도쿄 긴자의 한 스키야키·샤부샤부 전문점에서 만찬을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일본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일본·독도 전문가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가 이번 한·일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일본은 ‘일제 강점기는 합법이었다’는 입장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호사카 교수는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일본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라고 했는데, 자민당의 입장은 ‘일제 강점기는 합법이었다’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호사카 교수는 먼저 이번 회담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대해 “정부 간 관계로 보면 일본 쪽에서 상당히 대접을 해줬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에 국빈 방문은 아니었지만 그에 준하는 대접을 해줬다”며 “2차에 걸쳐 석식 만찬을 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초청했을 때 햄버거로 점심을 때웠다. 굉장히 비싼 햄버거를 특별 주문해서 상대방의 기호에 맞췄었다”며 “그런데 (이번처럼) 2차에 걸쳐서 식사 대접을 한 것은 사실 저도 처음 들어봤다”고 부연했다.

계속해서 “2차에 먹은 오므라이스 집은 며칠간 영업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극진한 대접인 것은 맞다는 설명을 했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오후 일본 도쿄 긴자의 오므라이스 노포에서 친교의 시간을 함께하며 생맥주로 건배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다만 호사카 교수는 이번 회담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 차이가 많이 눈에 띄었다고 평했다.

호사카 교수는 “일본의 원칙적인 입장은 ‘식민지배는 불법이 아니다’, ‘강제동원은 없었다’, ‘1965년 청구권 협정으로 모든 배상 문제는 해소됐다’, ‘2018년 한국 대법원 판결은 국제법 위반이다’ 이게 지금 일본의 공식 입장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공식 입장이자 사실 굳어져 있는 (인식)”이라고 답했다.

그는 “그래도 한국에서 많이 요청했기 때문에 ‘1998년 한·일 공동선언’ 이 말을 넣었을 것”이라며 “(김대중-오부치 선언이라고 표현은 하지 않고) 1998년이라는 연도를 정확하게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죄라든가 반성이라는 것은 저도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며 “사실 절대 나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고 했다.

호사카 교수는 “공동 성명을 내지 않았다. 기자회견 내용으로 봐도 서로 다른 부분이 굉장히 많이 눈에 띄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공동 성명을) 맞출 수 없었다”고 봤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인식”이라고 했다.

그는 ‘물컵의 반을 우리가 대승적으로 먼저 채웠으니 일본이 성의 있게 반을 채울 것이다’라는 우리 정부의 앞선 설명에 대해서는 “그건 일본 쪽에서 결정한 만큼만 (한다는 것)”이라며 “한국이 원하니까 해준다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물론 한국에서 원하고 있는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일본은 이거밖에 못 한다’, 혹은 ‘이거는 할 수 있다’ 그거 해주는 것뿐”이라고 부연했다.

또 “일본 극우는 제3자 변제안에 대해서도 ‘결국은 배상을 인정하는 것 아니냐’(고 반대하고 있다)”며 “극우파들이 일본 자민당 내에서도 4분의 1에서 3분의 1은 아직 자리를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극우파들이) 오므라이스 먹을 시간이 있다면 독도 문제라든가 서울에 있는 소녀상 제거 문제 등을 이야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실 이번에 오므라이스 먹으러 가면서 독도 이야기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보도도 나오고 있다”면서 “실무진이 다 빠지고 (양국 정상) 두 사람으로만 한 거다. 이건 아주 내밀하게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확인하는, ‘소녀상 문제 어떻게 할 거냐, 2015년에 이면 합의한 거 아니냐, 그때 내가 참여했다’ 그런 식으로 이야기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