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강압에 움찔안해" 中 "언제든 싸울 수 있다"

강계만 특파원(kkm@mk.co.kr), 손일선 특파원(isson@mk.co.kr),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2023. 6. 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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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국방장관 기조연설 공방
공식회담 없이 날 선 신경전
李국방, 中장관 만나 북핵 우려

지난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미국과 중국이 날 선 장외 설전을 펼쳤다. 미·중 국방장관회담은 결렬됐지만 양국 충돌까지 멈출 수는 없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3일 샹그릴라 대화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핵 위협과 중국 도발로 인도·태평양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미국은 충돌이나 대결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히지만, 강압이나 괴롭힘에 직면해 움찔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공급망 안보 차원에서 대만해협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실수하지 말라"며 "대만해협에서 충돌은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지만 대만해협에서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단호히 반대하고 평화와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중국이 양국 군 사이의 위기 관리를 위한 더 나은 방법을 찾기를 꺼리는 데 대해 깊이 우려스럽다"며 사실상 국방장관회담 무산을 중국 탓으로 돌렸다.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장관)은 이어지는 4일 연설에서 오스틴 장관 발언을 즉각 반박했다. 그는 "중·미가 격렬하게 충돌하거나 대항한다면 그것은 세계가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 될 것"이라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빈껍데기로 만들려는 어떠한 행위도 터무니없고 위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징젠펑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부 부참모장도 오스틴 장관의 대만 발언과 관련해 "중국 인민해방군은 상시적으로 전쟁에 대비하고 있으며 언제든 싸울 수 있다"며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물밑에서는 미국과 중국 간 물밑 대화의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차관보가 4~10일 중국과 뉴질랜드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지난달 중국을 방문해 중국 측 카운터파트를 만나 양국 간 소통 채널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도 3일 싱가포르에서 리 부장과 처음 만났다. 국방부는 이 장관이 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도발이 한반도 및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양 장관은 이번 회담을 통해 코로나19 대유행 등으로 중단됐던 고위급 상호 방문과 전략대화, 각 군 간 인적 교류 등을 포함한 교류협력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워싱턴 강계만·베이징 손일선 특파원 / 싱가포르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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